‘오겜2’ 이정재 “회당 출연료 13억? 안 좋은 선례 만들고 싶지 않았다” [쿠키인터뷰]
심언경 2025. 1. 5. 08:01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주연 배우 이정재 인터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시즌1이 세운 기록을 삽시간에 갈아치우고 있다. 공개 첫 주 시청 시간만 무려 4억8760만이다. 여전히 믿을 수 없는 성과의 중심에는 작품 주역인 배우 이정재가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아직 어안이 벙벙하다”라는 소감으로 입을 뗐다.
“시즌1 때도 ‘어떻게 이런 일이 있나’ 했죠. 지금도 익숙지 않아요. 시즌1 때는 홍보를 대대적으로 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시즌2는 각 나라 랜드마크에서 이벤트를 열고, 이렇게 경험 못 한 홍보 스케일이다 보니까요. 시즌3이 마무리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시즌2 성공은 고민할 여지도 없는 사실이지만, 호평만 존재하다고 보긴 힘들다. 시즌2가 전개상 최종장인 시즌3으로 가는 과정에 그칠 수밖에 없기에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이정재는 “시즌2가 끝이었으면 아쉬웠을 텐데 시즌3이 남아 있다”며 “중간 채점 받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이정재는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 다시 게임장으로 향하는 성기훈 역을 맡았다. 지난 시즌 게임에서 우승한 성기훈은 상금 456억을 사망한 참가자들의 목숨값이라고 생각하고 게임을 멈추려고 한다. 시즌1과 시즌2의 성기훈이 판이하게 그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달라진 성기훈에게 적응하지 못하는 시청자도 더러 있었다.
“사실 연기 톤은 시즌1 엔딩 부분에서 많이 달라졌죠. 게임을 마치고 나왔지만 돈을 쓸 수 없는 심적 변화가 있었고, 오랜 시간 노숙자 생활을 하면서 예전의 밝은 모습도 전혀 볼 수 없게 됐어요. 딸을 만나러 가려고 했지만 양심에 의해서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기훈의 모습도 시즌2에 담겨 있었고요. 여기에서 차근차근 빌드업을 해나갔고,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기훈의 감정만 본다면 그렇게 바뀌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성기훈이 답답하다는 반응에는 “게임장이 ‘사람을 죽이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기훈이 사람을 살리는 것을 방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기훈이 여기에서 좌절하고 목적을 이루지 못하게 되면서 리더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모습이 자꾸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즌3에서의 성기훈을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자꾸 실패하고 나락까지 가면서 시즌2 엔딩으로 가는 건데, 이렇게 바닥의 바닥까지 떨어뜨려 놓은 다음이 중요하잖아요. 과연 시즌3에서는 기훈이 어떻게 자기 생각과 행동을 펼쳐 나갈 것인지, 이걸 보는 게 꽤 큰 재미가 될 거예요.”
성기훈이 참가자인 줄 알았지만 배후였던 오일남(오영수)을 겪고 오영일(이병헌)을 몰라본 건 바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시청자분들의 의견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극의 재미, 캐릭터 설정, 또 다른 트위스트를 위해서 그 정도는 주인공이 모르고 넘어가도 되지 않을까요(웃음). 사실 기훈의 성격이 잘 보이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 시즌 촬영에서 강렬한 기억으로 남은 순간 중 하나는 세트장에 처음 들어갈 때였다. 시즌1의 짙은 잔상 때문이었다. “손잡이를 잡고 6~7초 정도 멈칫하게 되더라고요. 시즌1 때 지옥 같은 상황들을 다시 연기해야 한다는 게 꽤 부담이었어요. 처음에는 침대도 456개, 사람도 456명이었는데, 마지막에는 달랑 침대 3개에 저를 포함한 연기자 3명이 다였어요. 세트장 안에 있는 많은 침대가 없어지니까 바닥이 보이더라고요. ‘1년 동안 죽은 사람들의 피 얼룩, 이게 우리가 1년 동안 촬영한 흔적이구나’ 했어요. 그 이미지가 굉장히 강하게 남았는데, ‘1년이 지나면 그 바닥을 또 보겠구나’라는 생각이 저를 좀 힘들게 했어요.”
시즌2에서 새롭게 선보인 게임 ‘5인 6각 경기’에 얽힌 일화도 전했다. 이정재는 딱지치기, 비석치기, 공기놀이, 팽이치기, 제기차기 중 제기차기를 맡아야 했다. “제기차기를 어렸을 때도 못 했어요. 그때도 많이 차면 10개였는데 2개도 안 되더라고요. 그런데 5개를 차라고 해서 두 달을 연습했어요. 골반이 아팠어요(웃음). 4명이 다 기다려야 하니까 눈치가 좀 보였죠. 다행히 그렇게 많이 차진 않았어요. 이렇게까지 연습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작품에 대한 관심이 상당한 만큼, 자연스레 이정재의 일거수일투족에 이목이 쏠리는 분위기는 더더욱 강해졌다. 이에 여러 이슈가 불거지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 회당 출연료 13억설부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깐부설’, 절친 정우성의 혼외자 논란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먼저 한동훈 전 대표와 만났던 이유에 대해서는 “순수하게 고등학교 동창과 함께한 식사 자리”라고 역설했다. 당시 온라인상 떠돌던 두 사람의 사진은 방문했던 식당에서 김치를 선물로 줘서 감사한 마음에 찍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몰랐는데 식당 직원분 옆에서 한동훈 씨 팬이 그 사진을 찍었고, 그분이 이 사진을 올리면서 공개된 것”이라며 “오해를 풀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이정재의 끈끈한 동료이자 사업 파트너인 배우 정우성은 최근 한 아이의 아빠가 됐다. 결혼은 하지 않았고, 아이의 친모는 모델 문가비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소식에 연예계는 발칵 뒤집혔다. 이정재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우성 씨 뉴스는 몰랐던 얘기였어요. 개인사이기도 하고요. 우성 씨가 심성이 나쁜 사람이 아니고, 언제나 좋은 쪽으로 고민해서 잘해 나갈 거라고 믿어요.”
출연료와 관련해서는 무엇보다 넷플릭스와의 관계가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제가 미국 에이전시에 ‘나는 관계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었어요. 계약으로 인해서 아쉬운 점이 없었으면 좋겠으니, 최대한 무난하게 (계약)해달라고 했어요. 제가 안 좋은 선례를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조금 성공했다고 이러네’라는 소리를 정말 듣기 싫었어요. ‘서로 불편하지 않은 상태에서만 계약해 줬으면 좋겠다’, 이거 딱 하나 얘기했어요.”
이정재는 올해 여름께 인생작 ‘오징어 게임’의 시즌3 그리고 인생캐릭터 성기훈으로 다시 시청자를 찾을 전망이다. 황동혁 감독이 말한 것과 같이 다음 시즌에서 이번 시즌의 아쉬운 점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해 기대를 높였다. “시즌3이 공개되면 많은 분의 의구심이 풀릴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이걸 다 해명해 드리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어요. 말씀드리면 감이 좋으신 분들은 눈치를 채시잖아요. 시즌3도 재미있게 보셔야 하니까요.”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시즌1이 세운 기록을 삽시간에 갈아치우고 있다. 공개 첫 주 시청 시간만 무려 4억8760만이다. 여전히 믿을 수 없는 성과의 중심에는 작품 주역인 배우 이정재가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아직 어안이 벙벙하다”라는 소감으로 입을 뗐다.
“시즌1 때도 ‘어떻게 이런 일이 있나’ 했죠. 지금도 익숙지 않아요. 시즌1 때는 홍보를 대대적으로 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시즌2는 각 나라 랜드마크에서 이벤트를 열고, 이렇게 경험 못 한 홍보 스케일이다 보니까요. 시즌3이 마무리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시즌2 성공은 고민할 여지도 없는 사실이지만, 호평만 존재하다고 보긴 힘들다. 시즌2가 전개상 최종장인 시즌3으로 가는 과정에 그칠 수밖에 없기에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이정재는 “시즌2가 끝이었으면 아쉬웠을 텐데 시즌3이 남아 있다”며 “중간 채점 받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이정재는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 다시 게임장으로 향하는 성기훈 역을 맡았다. 지난 시즌 게임에서 우승한 성기훈은 상금 456억을 사망한 참가자들의 목숨값이라고 생각하고 게임을 멈추려고 한다. 시즌1과 시즌2의 성기훈이 판이하게 그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달라진 성기훈에게 적응하지 못하는 시청자도 더러 있었다.
“사실 연기 톤은 시즌1 엔딩 부분에서 많이 달라졌죠. 게임을 마치고 나왔지만 돈을 쓸 수 없는 심적 변화가 있었고, 오랜 시간 노숙자 생활을 하면서 예전의 밝은 모습도 전혀 볼 수 없게 됐어요. 딸을 만나러 가려고 했지만 양심에 의해서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기훈의 모습도 시즌2에 담겨 있었고요. 여기에서 차근차근 빌드업을 해나갔고,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기훈의 감정만 본다면 그렇게 바뀌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성기훈이 답답하다는 반응에는 “게임장이 ‘사람을 죽이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기훈이 사람을 살리는 것을 방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기훈이 여기에서 좌절하고 목적을 이루지 못하게 되면서 리더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모습이 자꾸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즌3에서의 성기훈을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자꾸 실패하고 나락까지 가면서 시즌2 엔딩으로 가는 건데, 이렇게 바닥의 바닥까지 떨어뜨려 놓은 다음이 중요하잖아요. 과연 시즌3에서는 기훈이 어떻게 자기 생각과 행동을 펼쳐 나갈 것인지, 이걸 보는 게 꽤 큰 재미가 될 거예요.”
성기훈이 참가자인 줄 알았지만 배후였던 오일남(오영수)을 겪고 오영일(이병헌)을 몰라본 건 바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시청자분들의 의견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극의 재미, 캐릭터 설정, 또 다른 트위스트를 위해서 그 정도는 주인공이 모르고 넘어가도 되지 않을까요(웃음). 사실 기훈의 성격이 잘 보이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 시즌 촬영에서 강렬한 기억으로 남은 순간 중 하나는 세트장에 처음 들어갈 때였다. 시즌1의 짙은 잔상 때문이었다. “손잡이를 잡고 6~7초 정도 멈칫하게 되더라고요. 시즌1 때 지옥 같은 상황들을 다시 연기해야 한다는 게 꽤 부담이었어요. 처음에는 침대도 456개, 사람도 456명이었는데, 마지막에는 달랑 침대 3개에 저를 포함한 연기자 3명이 다였어요. 세트장 안에 있는 많은 침대가 없어지니까 바닥이 보이더라고요. ‘1년 동안 죽은 사람들의 피 얼룩, 이게 우리가 1년 동안 촬영한 흔적이구나’ 했어요. 그 이미지가 굉장히 강하게 남았는데, ‘1년이 지나면 그 바닥을 또 보겠구나’라는 생각이 저를 좀 힘들게 했어요.”
시즌2에서 새롭게 선보인 게임 ‘5인 6각 경기’에 얽힌 일화도 전했다. 이정재는 딱지치기, 비석치기, 공기놀이, 팽이치기, 제기차기 중 제기차기를 맡아야 했다. “제기차기를 어렸을 때도 못 했어요. 그때도 많이 차면 10개였는데 2개도 안 되더라고요. 그런데 5개를 차라고 해서 두 달을 연습했어요. 골반이 아팠어요(웃음). 4명이 다 기다려야 하니까 눈치가 좀 보였죠. 다행히 그렇게 많이 차진 않았어요. 이렇게까지 연습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작품에 대한 관심이 상당한 만큼, 자연스레 이정재의 일거수일투족에 이목이 쏠리는 분위기는 더더욱 강해졌다. 이에 여러 이슈가 불거지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 회당 출연료 13억설부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깐부설’, 절친 정우성의 혼외자 논란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먼저 한동훈 전 대표와 만났던 이유에 대해서는 “순수하게 고등학교 동창과 함께한 식사 자리”라고 역설했다. 당시 온라인상 떠돌던 두 사람의 사진은 방문했던 식당에서 김치를 선물로 줘서 감사한 마음에 찍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몰랐는데 식당 직원분 옆에서 한동훈 씨 팬이 그 사진을 찍었고, 그분이 이 사진을 올리면서 공개된 것”이라며 “오해를 풀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이정재의 끈끈한 동료이자 사업 파트너인 배우 정우성은 최근 한 아이의 아빠가 됐다. 결혼은 하지 않았고, 아이의 친모는 모델 문가비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소식에 연예계는 발칵 뒤집혔다. 이정재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우성 씨 뉴스는 몰랐던 얘기였어요. 개인사이기도 하고요. 우성 씨가 심성이 나쁜 사람이 아니고, 언제나 좋은 쪽으로 고민해서 잘해 나갈 거라고 믿어요.”
출연료와 관련해서는 무엇보다 넷플릭스와의 관계가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제가 미국 에이전시에 ‘나는 관계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었어요. 계약으로 인해서 아쉬운 점이 없었으면 좋겠으니, 최대한 무난하게 (계약)해달라고 했어요. 제가 안 좋은 선례를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조금 성공했다고 이러네’라는 소리를 정말 듣기 싫었어요. ‘서로 불편하지 않은 상태에서만 계약해 줬으면 좋겠다’, 이거 딱 하나 얘기했어요.”
이정재는 올해 여름께 인생작 ‘오징어 게임’의 시즌3 그리고 인생캐릭터 성기훈으로 다시 시청자를 찾을 전망이다. 황동혁 감독이 말한 것과 같이 다음 시즌에서 이번 시즌의 아쉬운 점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해 기대를 높였다. “시즌3이 공개되면 많은 분의 의구심이 풀릴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이걸 다 해명해 드리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어요. 말씀드리면 감이 좋으신 분들은 눈치를 채시잖아요. 시즌3도 재미있게 보셔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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