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올해 상저하고…상반기에 매수기회 살펴볼만"
10명 중 7명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저하고' 예상
상반기, 탄핵 정국에서 매수 망설여 집값 떨어질 것
하반기부터 전세가 상승·공급부족으로 올라
▶ ① 매매시장(서울·경기도 및 인천·지방)
② 전세시장(서울·경기도 및 인천·지방)
③ 시장 영향 및 정책
"서울 아파트 매수 시점은 하반기를 추천한다. 가격은 하반기부터 오를 전망이다."
올해 아파트 매매시장을 두고 국내 부동산 전문가 10인은 이같이 관측했다. 6일 아시아경제의 ‘2025 아파트 시장 전망’에 따르면 전문가 10명 중 7명은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2명은 ‘상고하고’로 1년 내내 고공행진 할 것이라고 답했다. 나머지 1명만 ‘보합’으로 전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7일 설문조사와 서면인터뷰 형식으로 실시했다.
공급부족, 금리 인하 영향은 하반기부터
‘상저하고’를 예상한 7명은 상반기에 1~2% 떨어지고, 하반기에는 1~5%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에서 아파트 매수를 고려하고 있다면 되도록 가격이 내려가는 상반기에 사는 것을 추천했다. 실제로 연말연초 서울 아파트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2일 발표한 ‘2024년 12월 다섯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해 3월 이후 이어온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세가 41주 만에 멈췄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상반기까지는 탄핵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나라가 혼란에 휩싸이며 아파트 매수에 쉽게 나서지 못할 것”이라며 “그러나 2026년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공급부족이 예정된 상태에서 금리까지 낮아지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매수 심리가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집을 사려면 가격이 오르기 전인 상반기가 기회”라고 했다.
권영선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현재는 대출규제로 매매수요가 억눌려 있는 상황”이라며 “상반기까지는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저렴한 매물이 나오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윤수민 NH농협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올해 내 집 마련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전·월세 시장 불안이 본격화되는 하반기가 집값 상승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힘 못 받던 서울 9억원 이상 아파트, 올해 오를 것"
하반기 집값 상승은 9억원 이하 아파트들로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대출 규제로 찍어 눌렸던 매수자들이 전·월세 시장으로 쏠릴 것”이라며 “(전·월세 가격이 오르면서) 그동안 상승세가 미진했던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시장의 오름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공급절벽 우려로 인해 수요 심리가 자극되면서 상승 폭이 더 커질 것”이라며 “서울 안에서 지역에 따라 2~4%까지 오를 것”이라고 봤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금리 인하와 부양 목적의 재정 확대가 수반된다면 올해 하반기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5% 이상 오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또한 “정치 불안과 대출 규제 같은 과도한 수요규제가 한계점에 이르면 해결되지 않은 공급 위축 효과가 부각되며 하반기에 5%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경기도·인천은 '보합' 예상…지역마다 달라
경기도 및 인천 아파트 매매 가격은 서울보다 상승 동력이 떨어졌다. 올해 중 별다른 오름세는 없을 것이라는 의미의 ‘보합(5명)’과 ‘상저하고(4명)’ 의견으로 나뉘었다. ‘상고하고’ 예상은 1명뿐이었다. 경기도 및 인천은 지역에 따라 양극화가 뚜렷하고, 매수 대기자들이 정책대출 규제 강화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보합을 예상한 김효선 NH농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분당이나 과천 같은 1기 신도시 해당 지역처럼 개발 호재가 있거나 한강 이남과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의 신축 단지는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인덕원이나 부천 같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로 인한 호재 지역도 장기적으로 주목할 만하다.
김 위원은 “반면 그동안 공급이 적체돼 있거나 실수요가 부족한 지역은 장기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예를 들어 평택·안성·여주·이천 같은 경기 남부와 의정부·양주는 공급 물량이 과도해 당분간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인천도 청라나 검단에 대규모 공급 물량이 풀렸다.
‘상저하고’를 전망한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 리서치 랩장은 정책대출 규제 강화를 언급했다. 함 랩장은 “신생아 특례대출은 지속되겠지만 수도권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디딤돌대출 한도 축소 탓에 상반기 매매가격이 -1% 정도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함 랩장은 “전체적인 경기도 입주 물량은 2024년 9만9294가구에서 2025년 5만8683가구로 많이 감소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하반기에는 전셋값이 오르며 입주 물량 부족 지역에서는 매수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미분양 적체된 지방은 하락세…정치 혼란도 악재
지방 아파트 매매 가격은 올해도 살아나지 못하고 ‘상저하저(6명)’ 흐름을 보일 것이란 의견이 절반이 넘었다. ‘보합’은 2명, ‘상저하고’는 1명이 답했다. 매매가격이 내릴 것이라 예측한 전문가들은 하락 폭을 1~5%까지 전망했다. 5만가구 이상 쌓여 있는 미분양 적체와 정치적 상황을 원인으로 꼽았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미분양 해결 방안을 포함한 지방 아파트 시장 활성화 대책이 필요한데 정권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새 지원책이 나오기 힘들다”며 “만약 조기 대선을 치르고 진보정권이 집권하게 된다면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큰데, 이는 지방 아파트 시장에 악재”라고 했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인구가 유지되는 광역시는 매수에 나서볼 만하다는 의견도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입주 물량 감소로 전세가 하락이 둔화하는 광역시는 올해 집값 추가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올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들이 참고해야 할 적정 매수 가격과 관련해 “‘급매물’ 혹은 ‘시세보다 싼 신규 분양’이라는 투 트랙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을 권한다”며 “서울은 고점 대비 10~15%, 수도권과 지방은 20% 이상 싼 매물을 중심으로 선별 매수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어 “지방은 분양가가 너무 높아 미분양이 많다”며 “분양가가 너무 비싼 곳은 피해야 한다. 주변 시세보다 10% 이상 비싼 곳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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