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할 고통...겨울철 급증하는 ‘치질 주의보’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5. 1. 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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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떨어져 항문 주변 근육 수축
3~4도 증상부터 수술도 고려해야
(게티이미지뱅크)
겨울만 되면 치질로 고생하는 이가 늘어난다. 기온이 떨어지면 항문 주변 근육과 모세 혈관이 수축해 혈액 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또 추운 날씨 탓에 활동량이 줄어드는 점도 치질 발생 빈도를 높이는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연말연시 늘어난 술자리도 항문 질환을 유발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등을 살펴보면 치질은 10~12월과 1~3월 환자 수가 급증했다.

치질은 항문 주변에 생기는 질환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엄밀히 따지면 치핵, 치열, 치루 등으로 구분되지만 치핵이 가장 일반적이다. 전체 치질 환자 중 70%가 치핵으로 병원을 찾는다. 치핵은 항문 내 혈관 조직이 모인 근육이 항문 밖으로 돌출되는 질환이다. 유전적 원인 외에도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것, 잘못된 배변 습관, 과로 등이 치핵 발병 원인이다.

치핵은 초기에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이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는데, 탈출 정도에 따라 1도부터 4도로 구분된다. 2도까지는 약물 치료 등 비수술 보존적 치료로 증상 호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3도와 4도는 증상이 심한 상태다. 손으로 밀어넣어야 튀어나온 조직이 들어가는데, 만약 어려움을 겪는다면 수술까지 고려할 만하다.

치핵 등 치질 초기에는 생활 습관 교정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단 나쁜 배변 습관을 고치는 게 첫 번째다.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이나 신문 등을 보며 변기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 길어도 10분 이상 화장실에 머물면 안 된다. 차가운 장소나 딱딱한 의자는 피하고 술이나 매운 요리 등 자극적인 음식 역시 줄이는 게 좋다. 또 아무리 추운 날씨여도 규칙적인 운동을 해주는 게 도움이 된다.

볼 일을 본 뒤엔 흐르는 물로 가볍게 닦는 게 가장 좋다. 상황에 따라 물티슈를 대안으로 쓰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사용을 줄일 것을 권장한다. 물티슈에는 살균제나 방부제 같은 세균 증식 억제제가 포함돼 있는데 피부가 민감한 사람에게 알레르기나 항문소양증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또 과도하게 계속 닦는 것도 점막 출혈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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