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 놓고 찢어진 관저 앞…찬반 집회 대치(종합)

민주노총 '철야 집회'·대국본 '광화문→한남'
일대 교통혼잡…한강진역 20분 무정차 통과
민주노총 조합원 2명 현행범으로 체포돼

새해 첫 주말인 4일 대통령 관저가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놓고 대규모 찬반 집회가 열렸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이 불발되고 하루 만에 벌어진 상황이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전광훈 목사가 주축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는 1시부터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었다. 그러다가 대국본은 오후 4시 30분께 집회 장소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서울 용산구 한남동으로 갑자기 옮겼다. 한남동에서 철야 집회를 하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다. 연단에 선 전 목사는 "민주노총이 대통령 관저에 진입하려고 시도한다. 광화문 집회를 중지한다"며 지지자들에게 한남동으로 이동하라고 외쳤다.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로 인해 찬반 집회 간 거리도 가까워져 긴장이 고조되는 양상을 보였다. 경찰 비공식 추산 3만5천명의 집회 참가자가 삽시간에 광화문을 빠져나가 지하철과 버스 등을 타고 한남동으로 이동하면서, 일대엔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민주노총 등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쪽과 대국본 측 집회 사이 거리는 400m 남짓이었다. 한남동 일대에서는 "즉각 체포하라", "대통령을 지키자" 등 양측의 구호가 뒤섞였다.

민주노총은 전날 밤부터 관저 주변에서 '1박 2일' 철야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이날 정오를 즈음해서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며 관저를 향해 행진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바리케이드를 두고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졌고, 경찰관을 폭행한 2명이 공무집행방해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이후 민주노총은 관저 앞 모든 차로에 자리를 잡았다. 이들이 자리한 도로는 한남동 관저로부터 200m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민주노총 등 진보단체 회원들이 탄핵 찬성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남대로(한남오거리∼북한남삼거리 구간)는 양방향 통제됐고, 한강진역을 통과하는 6호선 열차는 오후 5시 41분까지 20분간 무정차 통과했다.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와 민주노총 조합원은 경찰이 '인간 띠'로 구축한 저지선과 기동대 버스를 사이에 두고 고성을 외치면서 대치했다. 용산경찰서는 민주노총에 도로 점거를 멈추라며 해산 경고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