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독일 주간지에 AI로 칼럼 대필 의혹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독일 주간지에 인공지능(AI)으로 쓴 칼럼을 기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독일 일간 타게스슈피겔은 4일(현지시간) '독일대안당(AfD)만이 독일을 구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보수 성향 신문에 보낼 칼럼을 AI 챗봇 그록(Grok)에 요청했더니 머스크의 기고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문체와 논증·구조가 똑같은 텍스트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그록은 머스크가 설립한 스타트업 xAI의 인공지능 챗봇이다.
타게스슈피겔의 조사에 따르면 그록이 생성한 글은 "독일은 중요한 시점에 있고 미래는 경제적, 문화적으로 붕괴 직전에 놓여 있다"는 도입부가 머스크의 기고문과 동일하다. 또 수십 개 문장이 겹친다.
머스크는 지난달 28일 독일 주간지 벨트암존타크에 실은 기고에서 "AfD가 이 나라 마지막 희망의 불꽃"이라며 ▲ 경제 활성화 ▲ 에너지 독립 ▲ 정치적 현실주의 ▲ 혁신과 미래 등으로 단락을 나눠 AfD를 지지하는 이유를 밝혔다.
독일 브란덴부르크주에 테슬라 공장을 운영하는 머스크는 그동안 엑스(X·옛 트위터)에서 종종 독일 정치를 촌평했으나 장문의 신문 기고는 처음이었다.
아울러 타게스슈피겔은 여러 인공지능 텍스트 탐지 프로그램에서 AI가 생성한 텍스트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정했다고 전했다. 벨트암존타크 편집국에서도 최소 3명의 직원이 신문을 발행하기 전 그록이 기고를 썼을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도 했다.
한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새로운 일이 아니고 냉정함을 유지해야 한다"며 "소셜미디어에는 특이한 말로 관심을 끌려는 사람이 많다. '관종'(troll)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숄츠 총리가 이끌던 신호등 연립정부가 붕괴하자 엑스에 "올라프는 바보"라고 조롱했다. 이후 로베르트 하베크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장관도 "바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반민주적 폭군"이라고 비하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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