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띠' 출산붐에…"콩나물 교실될 판"

[한국경제TV 박근아 기자]

저출산으로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올해 중학교 입학생 수만 갑자기 부쩍 늘어 교육 당국이 학급편성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4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집계된 올해 경기도 내 중학교 입학생 수는 13만4천415명이다. 지난해 12만9천365명보다 5천50명, 3.9% 늘어난 수치이다. 2023년 입학생 12만8천29명과 비교해서도 6천386명, 4.9% 증가했다.

이들이 태어난 2012년은 '흑룡띠의 해'로 그 해 출생 아이들이 운을 좋다는 속설에 출산 붐이 일었다.

갑자기 중학교 입학생이 늘면서 교실과 교사 수가 부족한 신도시에는 학급편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신도시 지역은 이미 과밀학급이 많아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을 훌쩍 넘는 경우가 많다. 올해 입학생이 늘면서 도교육청의 중학교 학급편성 기준인 27∼36명의 최대치 36명을 채우는 '콩나물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화성 동탄지역의 경우 동탄중학군, 동탄2-1중학군, 동탄2-2중학군 등 3개 학군의 학교들에 입학생을 고루 배정하기 위해 교육 당국이 고심 중이다. 이곳 학교들은 이미 현재 한 학급이 34∼36명 수준이다.

올해 중학교 2, 3학년으로 진학하는 학생들도 학급당 학생 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교육청의 초중학교 학급편성 지침에 따라 중학교는 1∼3학년의 학급편성 기준이 동일하게 적용돼야 해서다.

한 학교 내에서 학년에 따라 교육 서비스 질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 교실 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교실 수가 여유롭지 않으면 기존 어느 한 학년의 학생 수가 늘어날 경우 나머지 학생들의 학급당 학생 수를 늘리는 대신 학급을 줄여 교실을 확보하는 것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신도시 지역에서 중학교 2, 3학년으로 진학하는 학생들의 경우 학급당 학생 수가 1∼2명 늘어날 수 있다"며 "교실이 많고 교사 수가 확보돼 있으면 한 학급을 30명 내외로 편성하고 학급당 교사를 배정하면 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어서 최대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교사노조 측은 "학급당 학생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교사들은 수업과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고 학생 입장에서도 제공받는 교육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며 "경기지역의 경우 다른 지역과 달리 유입인구가 많아서 교사 정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