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의 겨울, 우선 과제는 '체질 개선'

곽성호 2025. 1. 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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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이적시장 개장 후 자원들 대거 이탈... 영입보다 필요한 것

[곽성호 기자]

 전북현대
ⓒ 한국프로축구연맹
팀에 헌신했던 자원들이 줄지어 떠났다.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전북 현대는 이번 겨울 팀의 체질 개선을 이뤄내야만 한다.

지난해 전북은 힘찬 출항을 외쳤지만, 과정과 결과는 처참했다. 2024시즌을 앞두고 이영재, 티아고, 이재익, 전병관, 권창훈, 장민준, 김태환, 에르난데스, 비니시우스와 같은 리그에서 검증된 자원들을 대거 수혈하며 정상 탈환을 노렸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포항 스틸러스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일전에서 1승 1무를 거두며 8강에 진출했기 때문.

리그 개막 후 거짓말처럼 모든 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개막전서 대전과 1-1 무승부를 기록한 전북은 4경기 무승의 늪에 빠지며 흔들렸다. 결국 페트레스쿠 감독은 자진 사임했고, 박원재 코치가 대행으로 무너진 팀 분위기를 수습했으나 상황은 급변하지 않았다. 광주-서울을 연달아 잡았으나 이후 내리 3연패를 기록했다.

박 대행 체제에서 부진을 타개하지 못했던 전북은 2023시즌 감독 대행으로 인상적인 성과를 이룩한 김두현 감독을 선임했지만, 이 승부수도 통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부임 후 10경기에서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며 무너졌고, 사상 초유의 강등 경쟁에 휩싸이며 추락했다.

정규 라운드서 11위를 기록했고, 서울 이랜드와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2연승을 챙기며 살았으나, 변화를 피하지 못했다. 소방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김 감독은 계약을 해지했고, 코치친 역시 결별해야만 했다. 이후 전북은 선덜랜드-그리스 대표팀을 이끌었던 우루과이 출신인 거스 포옛 감독을 선임하며 2025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용한 이적시장 보내는 전북
 겨울 이적시장서 전북현대를 떠난 김진수
ⓒ 한국프로축구연맹
포옛 감독 선임과 함께 자존심 회복을 노리고 있지만, 유독 이적시장에서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더해 오랜 기간 팀에 헌신했던 베테랑들과 이별을 택하며 선수단 정리에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팀을 떠난 선수는 바로 김진수다. 지난 2017년 전북에 입단한 후 잠시 이적을 택했던 2020~2021년 6월을 제외하면, 그는 녹색 유니폼을 입고 K리그 통산 160경기 9골 18도움으로 전북 '왕조'를 구축한 1등 공신이었다.

하지만 주장으로 선임됐던 지난 시즌부터 이들의 동행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중요한 순간 퇴장과 실수가 반복되며 주전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 결국 계약 해지를 통해 결별했고, 김진수는 연령별 대표팀에서 연을 맺었던 김기동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FC서울로 향했다.

김진수의 서울행에 이어 문선민도 전북과의 동행을 마무리했다. 2019시즌을 앞두고 인천에서 전북으로 입단한 문선민은 K리그 우승 2회, 코리아컵 우승 1회를 견인하며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다. 특히 지난해 강등 위기에서 승강 플레이오프 2경기에 모두 출전해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전북 공격 핵심으로 활약했던 문선민이었으나, 재계약은 끝내 불발됐고 결국 FC서울로 이적을 택했다.

김진수와 문선민이 빠져나간 뒤 스쿼드 자원들의 이탈이 이어졌다. 먼저 시즌 초반 군대 입대가 예정된 전병관, 이수빈을 시작으로 오재혁(제주), 박채준, 박창우, 구자룡, 정우재가 연이어 이탈했다. 또 지난 시즌 전역 후 최후방에서 미친 듯한 선방 능력을 보여준 국가대표 골키퍼 김준홍은 미국행이 유력한 상황.

경쟁 팀들은 영입전에서 적극적으로 자원들을 수혈하고 있다. '숙적' 울산은 박민서, 윤종규, 윤재석, 문정인을 영입하며 세대교체를 단행하고 있다. 대전은 강력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정재희, 임종은, 박규현, 하창래(임대)를 연이어 품었다. 김기동 감독의 FC서울도 김진수-문선민을 시작으로 지난해 정상급 활약을 보인 정승원까지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전북은 이렇다 할 대형 영입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 않다. 물론 국가대표 골키퍼 송범근 영입을 시작으로 베테랑 수비수 김영빈을 품는 데 성공했고, 한국영-권창훈과의 재계약을 체결했으나 완벽하게 보강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이렇게 전북이 소극적인 영입 정책을 선보이고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체질 개선을 이뤄내기 위한 작업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과거 전북의 영입 기조는 상당히 알기 어려웠다. 리그에서 환상적인 활약을 선보인 선수는 무조건 전북으로 향한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스타 플레이어 수집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이 자원들이 녹색 유니폼을 입는 순간, 이들의 기량은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기가 일쑤였다. 특히 지난해 영입했던 에르난데스, 이승우, 티아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또 방대해진 스쿼드는 결정적인 순간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이에 더해 연봉 총액 규모는 204억5157만9천 원으로 리그 2위 수준을 기록했으나, 오히려 성적은 최하위에 전전했다. 이는 확고한 전술과 철학을 지닌 감독의 부재인 탓도 존재했다. 결국 전북은 포옛 감독과 함께 영입부터 축구 색깔까지 다시 팀을 세워야 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뜻. 급하고 무리한 영입보다 팀에 확실하게 녹아들 수 있는 자원을 신중하게 영입하며 체질 개선을 이뤄내야만 한다.

전북은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이면 안 된다. K리그 최다 우승(9회)과 전무후무한 5연패, 코리아컵 최다 우승 2위(5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를 이룩하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명문이었지만, 현재는 K리그서 파이널 A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팀으로 추락했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가짐으로 차근차근 팀의 색깔을 다시 세워야만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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