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이후 국민의힘이 잃어버린 다섯 가지
[강성준 기자]
▲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 공수처기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관저로 공수처 직원들이 들어가고 았다. |
ⓒ 이정민 |
비상계엄 이후 떨어졌던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최근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윤석열씨와 국민의힘이 단기적으로 절망적인 상황까지 간 것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계엄령 후 한 달 동안 국민의힘은 잃은 것이 없을까. 당장 윤석열씨에 대한 체포를 한 번 막았고, 지지율 역시 지난 박근혜 탄핵 정국에 비해 선전하고 있다는 긍정적 지표가 눈에 띄지만, 그 너머에 국민의힘이 잃어버린 다섯 가지가 있다. 그리고 이는 곧 국민의힘, 더 넓게는 한국 보수정치 전체의 미래를 잃어버린 결과로 이어질 여지도 존재한다.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집회와 이에 따른 일반 대중의 지지
계엄령 이후 시민사회에선 두 개의 요인이 주목 받았다. 한편에서는 응원봉을 들고 나온 젊은 여성층이었고, 다른 한편에서는 윤석열씨와 내란 핵심 인사들이 즐겨 보았다는 극우 유튜브였다. 전자는 탄핵찬성 측 시민사회의 상징이 되었고, 후자는 탄핵반대 측 시민사회의 상징이 되었다.
시민사회는 정치세력에게 매우 중요한 공간이다.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집회는 정당으로서 일반 시민에 대한 대대적 홍보와 지지율 견인 모두를 도모할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탄핵반대를 외치는 극우 유튜버 중심 집회는 일반 여론과 거리가 먼 양태를 보였다. 또 이는 곧 일반 대중과 국민의힘 사이의 거리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
서울-수도권의 정치적 지지
옳고 그름을 떠나서 한국에서 서울-수도권은 절대적 지위를 차지한다. 그 중에서도 인구 요인을 살펴본다면 서울-수도권은 한국 전체 인구에서 절반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선출되는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의 숫자도 다른 지역을 훨씬 상회한다. 이는 곧 정치적 권력으로 이어지는데, 윤석열씨와 국민의힘에 대한 서울-수도권의 지지율은 계엄령 이후 추락하였고 이는 국민의힘의 정치적 권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16년 20대 총선 이후 민주당이 국회에서 강세를 보이는 핵심 요인은 서울-수도권에서의 대승이기도 했다.
▲ 국민의힘 김재섭, 김용태, 김상욱, 우재준 의원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 탄핵소추안에 대한 투표를 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
ⓒ 남소연 |
그러나 계엄령 이후 정국에서 전술한 김재섭 의원과 김용태 의원은 국민의힘 다선 의원들과 차이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역사적 정통성
국민의힘이 항상 위기에 봉착했던 이유는 자신들의 역사 때문이었다. 민주당의 경우 김대중 전 대통령부터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을 정치적 상징으로 상정하고 민주당의 업적과 성찰을 제시해 왔다. 반면 국민의힘의 경우 3당 합당으로 인해 김영상 전 대통령을 정치적 상징으로 올리지도 못했으며, 이명박 대통령은 퇴임 후 법적 문제로 인해, 또 박근혜씨의 경우 탄핵으로 인해 전면에 내세우지 못했다.
최근 김영삼 전 대통령을 국민의힘의 정통성으로 상정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반민주적, 반헌법적 양태를 보인 윤석열씨의 계엄령과 이후 국민의힘의 행보로 인해 이 역시도 좌초될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향후 국민의힘과 후신 정당은 매 선거 때마다 계엄령과 내란에 대해 질문과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향후 어떤 후신 정당으로 이어지든 계엄령을 일으키고, 이를 옹호한 정당이라는 부정적 정통성을 짊어져야만 하는 것이다.
▲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다. |
ⓒ 오마이뉴스 |
이 지점에서 윤석열씨와 국민의힘의 최대 과오가 포착된다. 정치는 좌와 우, 보수와 진보 모두가 필요하다는 건 확실한 사실이다. 윤석열씨와 국민의힘은 대한민국 전체를 위한 이 사실마저 무너뜨렸다. 이 때문에 윤석열씨와 국민의힘이 잃어버린 마지막 요인은 대한민국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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