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수재 노상원 전 사령관, 어쩌다가 내란에..."
[이재환 기자]
'12.3 내란 기획자'로 알려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고향이 충남 서천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노씨를 기억하는 서천 주민들은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노 전 사령관 고향이 경북 문경으로 언론에 보도됐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최근 충남 서천의 한 초등학교 졸업앨범에서 노상원(62, 육사 41기, 예비역 육군소장) 전 사령관의 졸업 사진을 확보했다. 노 전 사령관은 소령 시절 노용래에서 노상원으로 개명했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1975년(1974학년도) 서천의 한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졸업 앨범에는 '13세 노용래'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당시 사진은 최근 언론에 보도된 모습과 상당히 닮았다.
▲ 충남 서천의 한 국민학교(초등학교) 졸업앨범에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모습을 찾았다. 그의 개명전 이름은 노용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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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아는 서천 주민들은 "조용한 수재" "공부 잘하던 여관집 아들" 등으로 기억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수재들이 입학하던 대전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육군사관학교도 수석 입학했다.
"서천에서 보기 드문 수재 집안 출신"
4대째 서천에 살고 있다고 밝힌 A씨(67세)는 "내가 노상원의 동네 선배다. 노 전 사령관은 어릴 때 밖에 나와서 활동도 잘 안 하고 조용했다"라며 "물론 육사에 수석 합격할 정도로 수재였다. 그의 다른 형제들도 대기업 부사장, 변호사, 교사다. 서천에서 보기 드문 수재 집안이었다"라고 회고했다. A씨는 노 전 사령관을 '노 후배'라고 불렀다. 그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자.
"노 후배의 아버님은 3~4년 전에 돌아가셨다. 어머님만 서천에 살고 계신다. 후배의 부모님들은 자식들이 잘됐다고 유난 떨거나 허세 부리는 일도 없었다. 점잖은 분들이다.
노 후배 역시도 정보사령관도 하고 잘 나갔다. (성추행 사건으로) 불명예 전역을 하더니 결국 이런 일(계엄)에 연루돼 안타깝다. 정보사에 있을 때도 서천에 오면 슬리퍼를 신고 마을을 돌아 다닐 정도로 수수했다. 노용래라는 이름을 쓰다가 노상원으로 이름을 바꾼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언론에 고향이 경북 문경으로 나와서 의아했다."
이강선 더불어민주당 서천군의원도 노 전 사령관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노용래는 내게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2년 선배다. 서천에서 여관을 했던 집안"이라며 "얼마전 서천 본가도 압수수색을 당한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노용래는 어릴 때 약간 까칠한 편이었다. 결코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라며 "물론 공부는 꽤 잘했다. 노용래가 입학한 대전고등학교는 그 당시 수재들이 들어갔던 학교"라고 부연했다.
▲ 충남 서천의 동백 대교. 이 다리를 건너면 곧바로 전북 군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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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지역의 언론인 B씨는 "서천 사람들은 노상원이라는 이름은 잘 모른다. 하지만 개명전 이름인 노용래는 아는 사람들이 많다"라며 "다만 내란 사태에 연루되면서 말을 아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충남 서천읍에서 기자와 만난 한 상인도 "노용래씨 부모님은 잘 알지만 노 전 사령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그가 서천 출신인 것은 안다"라며 말을 아꼈다.
최근 노 전 사령관이 전북 군산에 있는 점집을 찾주 찾은 것도 화제가 됐다. 그가 계엄을 준비하면서 경기도 안산에서 멀리 군산까지 가서 점을 본 이유도 어쩌면 고향인 서천에서 가까웠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2021년 초부터 2024년 1월까지 전북 군산시 개정면에 있는 '비단 아씨'(이선진씨)의 신당을 자주 드나든 것으로 알려졌다.
▲ '계엄 모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검찰 송치 '12.3 비상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12월 2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서울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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