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올해 수출 뚝 떨어진다는데…컨테이너 물동량 2위 인천신항 가보니
반도체 경쟁 심화·美신정부 출범 등 불확실성
인천신항 아직은 활력…부두 확장 계획도
2일 오후 찾은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하역장(야드)에 빼곡히 쌓여있는 컨테이너 위로 ARMG(Automated Rail Mounted Gantry)라고 부르는 컨테이너 크레인이 쉴새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ARMG는 레일을 따라 좌우로 이동하며 컨테이너를 자동으로 옮겨주는 크레인이다. 컨테이너 크레인은 터미널 바로 옆에 있는 사무동 6층 리모트 컨트롤 센터에서 원격으로 조정한다. 정국위 선광신커테이너터미널 대표는 "4만4000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의 크기)를 선적할 수 있는 야드에 현재 70%가 선적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새해 첫 업무일을 맞아 찾은 인천신항은 컨테이너를 실은 수많은 트럭이 분주하게 오가고 있었다. 야드에는 빈틈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컨테이너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인천항은 부산에 이어 우리나라 컨테이너 물동량 2위 항만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과 아세안 (동남아시아 국가연합) 지역 수출입의 핵심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컨테이너를 실은 선박이 아침 7시에 출발하면 11시간 만인 오후 6시에 북중국 항구에 도착한다고 한다.
전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6838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까지 전 세계 수출 순위도 2023년 8위에서 두단계 상승한 6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대 수출 실적을 축하할 겨를도 없이 올해 어두운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기획재정부는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제시했다. 6개월 전 2.2%보다 0.4%포인트(P) 낮췄다. 수출의 감소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정부는 올해 수출 증가율이 1.5%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2024년 증가율 8.2%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다. 반도체 등 주력 업종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통상 정책의 전환이 한국 수출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인천신항은 수출 정체에 대한 걱정은 찾아볼 수 없었고 활력이 넘쳤다. 정 대표는 "작년 112만 TEU를 처리했는데 올해는 113만 TEU를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이 1년에 최대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은 120만TEU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거의 풀 가동할 것으로 내다보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최대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에 선적할 수 있다.
인천항은 인천신항 외에 북항, 내항, 남항, 배후단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천신항에는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과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이 들어서 있다. 인천항을 관리하는 인천항만공사는 물동량 확대에 따라 컨테이너 부두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2027년 개장을 목표로 6700억원을 들여 인천신항 1-2단계 컨테이너 부두를 건설하고 있다. 인천항은 2024년 기준 컨테이너 물동량 350만TEU를 돌파했다. 2035년까지는 550만 TEU로 물동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인천항만공사가 최근 특히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중고차 수출이다. 인천항만공사의 김영국 기획관리처장은 "2023년 기준 50만대의 중고차를 수출해 6조원의 수출 효과를 기록했다"며 "현재 남항에 중고차 수출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스마트오토밸리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중고차 수출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관심을 요청했다.
이날 새해 첫 현장 행보로 인천신항을 찾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수출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글로벌 고금리, 고환율, 트럼프 신 정부 출범 등 대외 무역 통상 여건의 불확실성이 여전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수출 기업의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무역 금융 360조원을 공급하고 해외 전시회·무역사절단·수출 상담회 등 수출 지원에 역대급인 2조9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이경규 인천항만공사 사장에게는 "1분기는 수출 보릿고개"라며 "정부가 최대한 지원할 수 있도록 부총리에게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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