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린 블로킹… 전반기 마지막 경기 승리 이끈 우리카드 박진우
"우리 미들블로커들의 퍼포먼스가 환상적이었다." 감독도 엄지를 치켜세운 활약이었다. 우리카드 미들블로커 박진우(34)가 전반기 마지막 경기 승리를 이끌었다.
우리카드는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4-26, 25-22, 25-17, 25-21)로 이겼다. 3연패로 5위까지 내려갔던 우리카드(9승 9패·승점 24)는 4위로 올라서면서 전반기를 마쳤다.
이날 경기에서 우리카드는 경기 내내 한국전력을 압도했다. 미들블로커 박진우(10점)와 이상현(10점)이 나란히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큰 힘을 보탰다. 특히 박진우는 올 시즌 개인 최다 블로킹(5개)을 잡아냈다.
1세트에서만 4개를 잡아낸 박진우는 "(감이 좋다는)생각을 할 시간이 없었다. 공 하나만 보고 따라간다는 생각을 했다"며 "최근 3연패라 선수단이 예민하긴 하다. '이거 지면 안 돼. 떨어져. 올라가야 해'란 이야기를 자주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소 주춤했다. 박진우도 2라운드를 통째로 결장했다. 그는 "만족스러운 성적이 아니다. 아쉬운 경기도 많았다. 저희가 범실이 많아지다보니까 선수들이 위축되는 느낌도 있다"고 했다.
신영철 감독 시절 '범실 없는 배구'를 추구했던 우리카드는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이 부임한 뒤 '공격적인 배구'를 하고 있다. 선수들도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박진우는 "지난 시즌까지 했던 배구와 정반대다. 선수들도 '이게 맞나'란 생각을 했지만, 감독님 지시를 잘 이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최석기가 은퇴하면서 박진우는 이강원과 함께 팀내 최고참이 됐다. 그는 "일단 팀 안에서 중심을 잡으려고 하는데 안 되는 날도 있고, 오늘처럼 잘 될 수도 있다"며 "안 되는 날은 애들한테 도와달라고 한다. 태준이한테도 '괜찮다. 잘 된다. 재밌게만 하자. 열정을 가지고 하자'고 많이 격려한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는 최석기의 은퇴식이 열렸다. 박진우는 "그래서 이기고 싶었다. 석기 형은 정신적 지주였다. 우리가 힘들 때나 잘할 때다 많이 이끌었다"며 "2024년 마지막 날이기도 하고, 유종의 미를 거둔 것 같다"고 했다.
2024년 마지막 날을 보낸 박진우에게 새해 소원을 물었다. 교과서적이지만 훌륭한 대답이 돌아왔다. "우리 팀이 우승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목표도 우승이다. 내가 팀에 도움이 되고, 중심을 잘 잡아서 올라갔으면 한다. 우리 가족도 안 아프고 건강했으면 좋겠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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