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명 중 5명 신원 확인 안됐다…“시신 90구 유가족 인계” 장례 절차 시작

무안 제주항공 참사 사흘째인 31일 오후 3시쯤 전남 무안국제공항. 버스에서 내린 희생자 가족 5~6명이 사고 현장 인근에 설치된 냉동컨테이너 쪽으로 걸어갔다. 현장에서 수습된 시신이 안치된 임시 안치실에 들어가 가족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안치실에서 나온 유가족들은 서로 부둥켜안으며 오열하거나 주저앉았다.
제주항공 참사로 희생된 탑승자 시신 인도 절차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유가족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희생자 중 사고 당시 시신 훼손이 심한 희생자 장례 절차는 상당 기간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31일 “총 사망자 179명 중 174명의 신원 확인을 완료했고, 5명은 유전자 정보(DNA)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사고 현장 인근의 임시영안소에는 173구가 안치돼 있다.

수습당국은 가족 동의를 받아 이날까지 희생자 6명을 광주·서울 등에 있는 장례식장으로 이송했다. 이 중 1명은 여객기에 동승했으나 아직 신원 확인되지 않은 다른 가족 희생자와 합동 장례를 위해 장례 절차가 잠정 중단됐다.
수습당국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희생자 179명 중 장례 절차가 진행 중인 6명을 포함해 총 32명을 인도할 수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당국은 이날까지 시신 90구를 가족에게 인도하겠다고 유가족 측에 밝혔다.
시신 인도가 늦어지는 것은 시신 훼손이 심한 탑승객이 많기 때문이다. 당초 수습당국은 “온전한 사람 형태로 수습한 희생자가 5명에 불과했다”고 했다. 당국은 나머지 사망자 174명의 신체 부위에서 확보한 지문과 DNA를 대조해 신원 확인을 해왔다. 이와 관련, 나원오 전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시신 훼손이 심해 DNA 검사를 수백 번 진행해야 한다”며 “검체를 채취하고 이를 배양하는 등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해 신원 확인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시신 인도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오전 “가족이 원하신다면 희생자 28명은 오늘 바로 모시고 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박 장관은 “시신을 더 온전히 수습하고 싶으면 기다리는 쪽을 선택하셔도 된다”고 했다. 이에 일부 유족들은 곧바로 장례를 치를지, 시신이 온전히 수습되기를 기다릴지를 상의하기도 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의 협의를 통해 검시·검안 등 시신 인계 일정을 앞당기기로 했다. 시신 훼손 상태가 심각한 5명을 제외한 모든 희생자의 1차적인 DNA 감정 결과를 1월 3일까지 받아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유가족이 시신을 인도받아 장례를 치르려면 검시 필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검시 필증은 통상적으로 일련의 수습 절차가 완료됐을 때 수사기관에서 발급한다. 당국은 수습 초기 이러한 과정에 열흘가량 소요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한편, 이번 참사로 승무원을 제외한 여객기 승객 175명 중 광주시민 85명을 포함해 전남(72명), 전북(6명), 경기(4명), 서울(3명), 제주(2명), 경남(1명), 태국인(2명) 등이 목숨을 잃었다.
무안=최경호·황희규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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