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2' 박성훈, 드디어 '전재준' 아닌 새 이름 찾나
[양형석 기자]
*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 오징어게임2 >은 "이야기가 정체됐다"(뉴욕 타임즈), "시즌 1의 날카로움을 잃었다"(할리우드 리포트) 등의 혹평 속에도 27일 전 세계 92개국에서 1위에 올랐다(플릭스패트롤 기준). 그리고 이튿날인 28일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최초로 93개국 동시 1위로 '올킬'을 달성하는 위용을 과시했다. <오징어게임2>는 이미 공개 전에 골든글로브 최우수 TV드라마상 후보에 지명됐다.
<오징어게임>은 최후의 우승자 1인을 제외한 전원이 사망하는 게임의 규칙상 시즌1의 우승자 성기훈(이정재 분)을 제외한 참가자 전원을 교체해야 했다. 물론 시즌1에 등장했던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시즌2에서 다시 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하지만 시즌2에서도 임시완과 강하늘, 이진욱, 양동근, 강애심, 송영창, 이서환, 박규영, 조유리, 원지안, 노재원 등 다양한 세대의 배우들이 출연해 시즌2를 채웠다.
그리고 < 오징어게임2 >에서는 훤칠한 체격에 다소곳한 단발머리, 수줍은 미소와 성격을 겸비한 120번 참가자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하기 위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오징어 게임에 참가한 특전사 중사 출신의 특이한 경력을 가진 트랜스젠더 조현주였다. 그리고 조현주 역은 아직도 많은 시청자들에게 본명보다 '전재준'이라는 캐릭터로 더욱 익숙한 배우 박성훈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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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훈은 2018년 KBS 주말드라마 <하나 뿐인 내 편>으로 데뷔 10년 만에 신인상을 수상했다. |
ⓒ KBS 화면캡처 |
박성훈은 영화 <전우치>와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육룡이 나르샤>, <질투의 화신> 등 영화와 드라마, 현대극과 사극을 가리지 않고 꾸준한 활동을 이어갔지만 좀처럼 대중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18년에는 많지 않은 제작비로 267만 관객을 동했던 공포영화 <곤지암>에서 성훈 역을 맡았지만 영화의 높은 화제성에 비해 박성훈은 상대적으로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그렇게 데뷔 후 10년 동안 무명 생활을 이어가던 박성훈은 최고시청률 46.75%를 기록했던 KBS주말 드라마 <하나 뿐인 내 편>에서 장고래 역을 맡았다(닐슨코리아 시청률 기준). 국민의 절반 가까이 시청하는 인기 드라마에 출연한 박성훈의 인지도는 자연스럽게 높아졌고 박성훈은 <하나 뿐인 내 편>으로 2018년 KBS 연기대상에서 배우 데뷔 10년 만에 신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하지만 신인상 수상 후에도 박성훈의 행보는 마냥 순탄하지 않았다. 박성훈이 문종을 연기했던 최민식, 한석규 주연의 <천문:하늘에 묻는다>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했고 그해 여름에 출연했던 드라마 <저스티스> 역시 방영 기간 내내 한 자릿 수 시청률에 머물렀다. 심지어 주인공 중 한 명이었던 양녕대군 역을 맡았던 2021년 <조선구마사>는 많은 논란과 비판 속에 단 2회 만에 조기 종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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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훈은 전재준 캐릭터를 워낙 완벽하게 연기한 탓에 현재도 본명보다 전재준이란 캐릭터 이름이 더 유명하다. |
ⓒ 넷플릭스 화면캡처 |
문제는 박성훈의 인상적인 연기 탓에 전재준의 캐릭터가 배우 박성훈을 삼켜 버렸다는 점이다. 박성훈은 <더 글로리>를 끝낸 후 작년 드라마 <남남>과 <유괴의 날>, 올해 <눈물의 여왕>에 차례로 출연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작품마다 각각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박성훈을 보고도 '경찰이 된 전재준', '아직도 나쁜 짓 하는 전재준'으로 불렀다. 그만큼 전재준의 캐릭터가 강렬했다는 뜻이다.
박성훈이 < 오징어게임2 >에 캐스팅 됐을때도 일부 시청자들은 "간신히 목숨 구하고 눈 고친 다음 오징어게임에 출전한 전재준"이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 오징어게임2 >에서 조현주의 활약과 박성훈의 연기는 전재준을 잊게 할 수 있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조현주는 성소수자라는 점 때문에 참가자들 사이에서 무시와 편견을 당하지만 실제 게임 안팎에서의 활약은 사실상 성기훈과 함께 투톱 에이스였다.
조현주는 첫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부터 시즌1의 알리 압둘(아누팜 트리파티 분)처럼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나서며 착한 심성과 희생정신을 보여줬다. 5인 6각 게임에서는 자포자기한 선녀(채국희 분)의 뺨을 때리며 시즌2 최고의 '사이다 장면'을 선사했다. 또한 게임을 함께 하며 친해진 영미(김시은 분)가 짝짓기 게임에서 탈락하고 자신의 눈앞에서 숨을 거두자 영미를 보며 울부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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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 게임2>의 트랜스젠더 조현주는 박성훈의 전작 전재준을 잊게 해줄 만큼 강렬한 캐릭터다. |
ⓒ 넷플릭스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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