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평과 혹평 속 ‘오징어게임’ 시즌2 돌풍…하루 만에 92개국 1위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엇갈린 평에도 전 세계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달리고 있다.
28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순위 집계 회사 플릭스패트롤 누리집을 보면, 지난 26일 공개된 ‘오징어게임’ 시즌2는 27일 92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넷플릭스가 정식으로 서비스되는 나라 93곳 가운데, 뉴질랜드 1곳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정상에 올랐다.
플릭스패트롤은 국가별로 기록한 순위를 점수로 환산해 총합을 집계한 총점도 매기고 있는데 현재 ‘오징어게임’ 시즌2는 929점을 받았다. 2위 ‘라 팔마’가 얻은 775점보다 높다.
‘오징어게임’ 시즌1은 지금까지 약 22억 시청 시간으로 넷플릭스 콘텐츠 중 가장 많다. 이로 인해 공개 전부터 시즌2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만큼, 시청자들이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세계의 권위 있는 매체들 사이에선 작품성에 대한 평가는 갈리고 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26일(현지시각) “‘오징어 게임’이 빨간 불을 켰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새로운 반전이 가미된 피 튀기는 광경이 반복되지만, 똑같은 역학 구도 안에서 기쁨보다 고통이 훨씬 더 많다”며 “스토리는 계속되지만 7시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 동안 확장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할리우드의 여러 가지 나쁜 습관 가운데 하나는 수익을 두배로 늘리기 위해서 스토리를 반으로 쪼개는 것”이라며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고 수익성 높은 시리즈 중 하나가 되었다는 사실은 (오히려) 넷플릭스를 곤경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반면 미 영화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는 “전작의 주제를 확장한 가치 있는 후속작”이라고 호평했다. 버라이어티는 “자본주의의 착취, 도덕성의 침식, 계급 불평등 등 지금 한국을 괴롭히는 것들을 새로운 각도에서 찾아냈다”며 “가장 흥미로운 측면 중 하나는 참가자를 뛰어넘어 핑크가드의 여정을 따라간다는 것이다. 권력의 미묘함에 굴복했을 때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타인에게 고통과 폭력을 가할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고 짚었다.
국내에서는 호평이 좀 더 우세하다.
강병진 영화평론가는 “게임 참가자가 아닌 진행요원의 시점에서도 새로운 이야기가 추가됐고 투표의 묘미를 더한 점도 흥미로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전사 출신 트랜스젠더 인물) 현주와 같이 소수자를 끌어안는 사람들도 있고, 이들이 서로 연대하고 위로하는 장면이 유독 길고 많았다”며 “다른 참가자들로부터 가장 배척당하던 사람이 반란의 최전선에 선다는 설정이 보기에 짜릿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참가자들끼리 감정을 교류하는 장면이 필요하지만 과도했고, 총격 장면은 의도적으로 러닝타임을 길게 가져간 것 같았다”고 단점도 짚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즌2에서는 성기훈이 시스템을 깨고 대항하려고 하지만 시스템 안에 들어와 있기도 하다는 점을 프론트맨의 캐릭터와 상징적인 묘사들을 통해 그려낸다”며 “자본주의의 불평등과 양극화를 알고 있으면서도 이미 그 안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깨뜨리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비석 치기 같은 전통놀이나 ‘둥글게 둥글게’ 게임도 디자인적으로 잘 연출했고, 즐거우면서도 어딘가 음산한 놀이 음악도 잘 활용했다”고 호평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내년 1월 열리는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티브이(TV)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드라마 공개 전 미리 출품, 심사위원들이 리뷰를 마쳐 지명이 가능했다. 시즌3 공개는 내년 상반기로 예정됐다.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게임’ 시즌3는 10~20년 후에 발생하는 사건으로 시즌2보다 더 어둡고 잔인하고 슬프다. 하지만 동시에 꽤 기발하고 유머러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경석 기자 1000pr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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