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형 떠나보내지만, 이별의 예의 지킨 KIA

이준목 2024. 12. 2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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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타이거즈, 소크라테스와 결별... 팀 공헌 고려해 보류권 포기

[이준목 기자]

 소크라테스(자료사진)
ⓒ KIA 타이거즈
2024년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낸 KIA가 '효자 외인'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결별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KIA는 지난 26일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과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미 KIA는 제임스 네일과 아담 올러, 2명의 외국인 투수와 계약을 마친 상태였다. 남은 외국인 타자 엔트리 한 자리를 두고 고민을 거듭했으나 KIA의 최종 선택은 새 얼굴인 위즈덤이었다. 이로서 소크타레스는 2022시즌부터 3년간 이어온 KIA와의 동행을 마감하게 됐다.

소크라테스도 2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KIA팬들에게 작별인사를 전했다. 그는 "지난 3년간 가족처럼 대해준 동료들과 코치들, 구단에 감사드린다. 열렬히 응원해준 팬들의 사랑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2024시즌 통합우승의 감동은 평생 마음속에 간직하겠다"는 소감을 전하며 자신의 한국식 별명인 '테스형'을 한글로 덧붙였다.

여러 평가에도... 커리어하이 달성한 소크라테스

도미니카 출신의 소크라테스는 미국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을 거쳐 2022년 KIA에 입단해 한국야구와 인연을 맺었다. KBO리그 데뷔 첫 해부터 127경기 타율 .311 17홈런 77타점 12도루 OPS 0.848의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2023년에는 142경기 타율 .285 20홈런 96타점 15도루 OPS 0.807의 성적을 기록했다.

2024시즌에는 정규리그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310(171안타) 26홈런 97타점 OPS 0.875으로 활약했고,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KS)에선 5경기 타율 .300(20타수 6안타) 1홈런 5타점으로 제몫을 다했다.

소크라테스의 KBO리그 3시즌 통산 성적은 타율 .302, 63홈런, 270타점이었다. 타이거즈 역대 외국인 타자 중 최다 경기(445경기), 안타(487경기), 홈런(63), 타점(270), 득점(266) 등 주요 부문에서 모두 1위 기록을 갈아치웠다. 국내 선수들과의 관계도 원만했고, 독특한 이름 때문에 유행가에 빗댄 '테스형'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며 지난 3년 동안 특유의 중독성 있는 응원가와 응원댄스 등으로 KIA 외에도 야구팬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떨쳤다.

KIA는 2024년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지만 한편으로 또다른 고민에 직면했다. 현재 핵심 선수들의 연령대와 세대교체 시기 등을 고려할 때 2025시즌이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할 적기라는 판단을 내렸다. 국내 FA나 트레이드를 통한 외부 전력보강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즉시전력인 외국인 선수 라인업에서 최대한의 효율을 끌어내야 했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12승 5패, 자책점 2.53 1위)은 당연한 재계약 대상이었고, 기대에 못미친 에릭 라우어를 아담 올러로 대체하는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문제는 소크라테스였다. 1차적인 기록은 준수하고 워크에식 면에서도 흠잡을데가 없었지만, 에릭 테임즈나 타이론 우즈처럼 역대 KBO리그를 풍미한 A급 외국인 타자들에게는 미치지 못한 성적이 걸렸다.

또한 좌완투수에게 두드러지게 약하다는 단점, 시즌이 시작되고 한참 지나서야 늦게발동이 늦게 걸리는 슬로우스타터 기질 등도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이로 인해 이미 지난 시즌에도 소크라테스와의 재계약을 다시 고민해야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그럼에도 KIA는 일단 소크라테스만한 외국인 타자를 찾기 쉽지 않다는 이유로 한 시즌 더 동행을 연장한 바 있다. 소크라테스는 올시즌도 중반까지 한때 퇴출설이 거론됐으나 결과적으로는 커리어하이를 달성하며 자기 몫을 다했다.

기아 떠나는 테스형, KBO리그에서 계속 볼까

KIA는 2025시즌을 앞두고 2연패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역시 소크라테스보다 더 강한 외국인 거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소크라테스의 대체자가 된 위즈덤은 미국 출신의 1991년생으로 프로필상 신장 188cm, 체중 99kg의 체격을 지녔으며, 메이저리그에서 7시즌, 마이너리그(이하 트리플A)에서 7시즌 동안 활동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455경기에 출장, 통산 타율 0.209, 274안타 88홈런 207타점 192득점을 기록했으며, 마이너리그에서는 439경기에 나서 타율 0.253과 391안타 89홈런 277타점 248득점을 기록했다.

2024 시즌에는 시카고 컵스에서 75경기에 출장해 타율 .171, 27안타 8홈런 23타점 16득점을 올렸고, 마이너리그에서는 9경기를 뛰며 11안타 3홈런 10타점 9득점 타율 .407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수비에서의 주 포지션은 3루이지만 1루와 외야수까지 소화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알려졌다.

위즈덤의 최대 장점은 역시 걸출한 파워다. 위즈덤은 전성기였던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시카고 컵스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며 3시즌 연속 20홈런(28개-25개-23개) 이상을 때려낼 만큼 장타생산능력은 빅리그에서도 검증받은 타자다.

지난 시즌 삼성-NC에 이어 팀 홈런 3위(163개)를 기록했던 KIA는 위즈덤의 합류로 더욱 강력한 중심타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유일한 약점이던 1루수 문제도 해결하면서 어쩔 수 없이 포지션을 변경해야 했던 이우성을 다시 외야로 돌리는 것도 가능해졌다.

문제는 타격의 정교함이 떨어지고 볼넷 대비 삼진 비율이 좋지 않아 자칫 공갈포가 될 위험도 높다는 것. 빅리그와 KBO리그의 수준차이를 어느 정도 감안해야겠지만, 위즈덤은 커리어 내내 2할대 초반의 타율에 출루율도 3할대를 밑돌며 선구안이 좋지않다는 평가가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내내 따라다닌 꼬리표였다. 미국에 비하면 구속이 그리 빠르지 않고, 정석적인 변화구로 승부하는 유형이 많은 KBO리그 투수들에게 얼마나 적응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편 KIA는 소크라테스와 재계약하지 않으면서도 그간의 팀 공헌도를 감안해 소크라테스의 보류권을 풀어주며 KIA 구단은 소크라테스에 대한 향후 5년 보류권을 포기하는 대승적인 결단을 내렸다. 이로서 소크라레스는 추후 외국인 교체 상황에 따라 KIA가 아닌 다른 구단의 유니폼을 입고서 KBO리그와 다시 인연을 이어갈 여지를 남겼다.

만에 하나 위즈덤이 KIA에서 부진하고 소크라테스가 KBO리그 다른 팀에 입단해 좋은 활약을 펼치기라도 한다면 KIA의 이번 선택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그럼에도 KIA 측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 동안 구단에 헌신해준 선수에 대한 예의"였다며 기꺼이 리스크를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팬들도 소크라테스와의 결별에 아쉬워하면서도, 선수에 대한 존중을 지켜준 구단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있다. '테스형'과 KBO리그의 인연은 다시 이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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