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행 탄핵소추시 직무정지 수용…초유의 사태에 관가 대혼란
의결정족수 논란 있지만 추가 혼란 방지
정치 불확실성에 행정부 마비, 관가 혼란
최상목 "민생 감당 못해…재고해달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27일 국회에서 과반(151석) 찬성으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직무가 정지되고,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행 역할을 시작한다. 단 2주 만에 대통령 권한이 윤석열 대통령에서 한 대행으로, 또 최 부총리로 바뀌는 것이다. 정치권발 혼란에 사실상 행정부가 마비 국면에 접어들면서 관가에서도 '경제는 어떻게 하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총리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직무정지를 받아들이고 공관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당초 국회에서 권한대행인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 의결정족수를 두고 국무위원 기준인 '재적의원 과반수(151명)'와 대통령 기준인 '재적의원 3분의 2(200명)'를 놓고 논란이 있었으나 한 대행은 일단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는 전자를 받아들일 전망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국회의장은 의사를 진행할 권한이 있는 것이지 의결정족수가 151명이 맞다, 200명이 맞다를 판단할 권한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탄핵안이 가결된 상황에서 정부가 이를 옳다, 그르다를 따지면 나라 밖에서 볼 때 '한국의 수장이 누구냐'는 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일단 (151명 이상 가결시) 직무정지는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날 오후 한 대행 탄핵소추 의결정족수를 151명 이상으로 판단해 탄핵안 가결을 선언할 경우 한 대행은 국회에서 탄핵소추 의결서를 통보받는 즉시 직무가 정지된다. 이미 두 개 직무를 겸직하는 최 부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 역할까지 해야 한다. 내년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준비하면서 대행 업무보고를 받고 외교, 안보 이슈까지 챙겨야 한다. 모든 역할을 제대로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위원 간담회 직후 입장 발표를 통해 "국가적 비상상황 속에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우리 경제와 민생은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라는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를 감당할 수 없다"며 "여야 정치권에 간곡히 호소한다. 한 대행에 대한 탄핵소추를 재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특히 최 부총리는 "(한 대행) 탄핵소추가 의결된다면 계속되는 탄핵 위협으로 행정부 역량은 위축되고 종국적으로 국무위원들의 존재 이유는 없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최 부총리가 대행 역할을 넘겨받는다고 해서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긴 힘들다. 민주당은 최 부총리가 한 대행과 마찬가지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거나 김건희 특검법, 내란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또다시 탄핵소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권한대행을 의결정족수 151명 이상으로 탄핵소추한다는 전례가 생기는 만큼 앞으로 야당 주도의 권한대행 '줄 탄핵'도 불가능하지 않다.
정치 이슈에 공직 사회가 사실상 대통령 권한을 두고 '폭탄 돌리기'를 하는 국면이 펼쳐질 수도 있는 셈이다. 관가는 용산(대통령실)에 이어 광화문(정부서울청사), 세종(정부세종청사)으로까지 공이 넘어가면서 대혼란을 맞고 있다. 정부서울청사에서 일하는 한 공직자는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환율 등 경제가 흔들리는 것은 큰 문제"라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또 다른 분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통령 경제수석실 가동이 멈춘 가운데 경제부총리까지 흔들리면 '경제컨트롤타워' 역시 제역할을 하기 어렵다. 특히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여·야·정 대립도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 당초 여·야·정은 전날 정국 수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국정안정 협의체 첫 회의를 열기로 했으나 첫발도 떼지 못하고 좌초했다. 탄핵 국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여야 한쪽의 전향적 입장 변화가 없는 한 협치는 힘든 분위기다.
대외 신인도도 문제다. 한 대행은 그동안 권한대행 자격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통화하고 주한일본상공회의소, 주한미국상공회의소와 간담회를 가지며 "국정에 문제가 없다"고 말해왔는데 모두 허사가 됐다. 총리실 내부에서는 "국제사회가 시장 경제를 지키겠다고 하는 현 대행 체제에 신뢰를 줬는데, 체제 믿음이 다시 흔들리면 대외 신인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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