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 칼럼] '내란범 윤석열', 아직 건재하다

이충재 2024. 12. 2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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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관저에서 여전히 유튜브 보고 격노하는 윤석열...수하들은 구속됐는데 세금으로 '호의호식'

[이충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본인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 한남동 관저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이 한남동 관저에서 진지전(陣地戰)에 들어갔다. 경호처 직원 수백 명으로 방벽을 두른채 관저를 거점으로 장기전 태세를 갖췄다. "윤석열은 하늘이 내린 대통령이라 3개월 내 상황이 바뀐다"는 역술인 천공의 말을 철석같이 믿는 모양이다. 시간이 지나면 국민들 분노도 사그라들고, 이재명도 선거법 상급심에서 유죄를 받을 테니 그때까지만 버티면 전세가 역전된다는 계산일 터다.

진지전은 여론전과 동전의 앞뒷면이다. 윤석열은 특유의 거짓말과 궤변을 무기 삼고 있다. 그 연료는 극우 유튜버들이 제공한다. 지금도 보수 강성 유튜브 채널에는 '부정선거는 있다' '윤석열은 천재다' 등의 음모론이 연일 올라온다. 윤석열은 관저에서 이런 유튜브를 보고, 그들과 연락하면서 반전의 기회를 꾀하고 있을 것이다. 윤석열이 어느날 갑자기 강성 유튜브 채널에 모습을 드러낸다해도 그리 놀랍지 않을 게다.

윤석열에겐 애초 내란이 잘못됐다는 인식 자체가 없다. 자신이 최고권력자인데 권력 찬탈이 말이 되느냐는 억지 논리를 줄곧 펴왔다. 그러니 수사라는 건 가당치 않고, 탄핵심판은 자신이 잘 설명하면 된다는 것이다. 피의자를 윽박질러 잡아넣기로 유명했던 윤석열은 수사라는 게 어떤지 너무나 잘 안다. 아무리 장광설을 늘어놔봤자 어차피 내란 혐의를 추궁당할 게 뻔하니 아예 출두하지 않겠다는 거다.

내란은 물론 사후 대응에서도 윤석열은 대통령 행세를 멈추지 않는다. 한남동 관저에서 하루종일 전화를 붙들고 여기저기 지시하고 격노한다는 소문이 들린다. 검찰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대면조사도 거부해온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기자회견을 자청해서 윤석열을 비호한 이유가 뭐겠는가. 당이 궤멸 상태에 이르렀는데도 국민의힘이 내란을 옹호하고, 변호인도 아닌 친구가 연일 언론을 상대하는 것도 다르지 않다. 권력중독자인 윤석열은 한줌이라도 대통령 권한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다.

윤석열, 하루라도 더 관저에 머무르게 놔두선 안 돼

지금까지의 수사에서 드러났듯이 윤석열은 내란의 전과정을 진두지휘했다. 병력 출동 현황부터 체포 명단, 국회 의결 무산 지시까지 세세하게 챙겼다. 일찌감치 관련 지휘관들에게 계엄을 언급하며 준비를 시킨 정황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얼마나 치밀했으면 올 여름휴가 때 국회의원 체포 임무를 하달받은 특전사 707특임단원들과 골프를 쳤겠는가. 모든 것을 자기가 주도하지 않으면 안 되는 독선과 독주, 오만이 여기서도 확인된다.

'계엄 보살'로 불리는 전직 정보사령관의 경악할만한 모의에 윤석열이 관련됐을 거라는 의심이 드는 것도 그래서다. '북 공격유도' '수거대상' '사살' 같은 수첩속 단어들이 수괴인 윤석열 모르게 진행될 수 있는 성격이라고 보기 어렵다. 윤석열이 계엄 포고령에서 공언한 '척결' '처단'과 '사살'은 맥락이 다르지 않다. 근거없는 음모론과 주술적 맹신에 빠진 윤석열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했을 법하다.

윤석열의 황당하고 기괴한 결정으로 수하들은 줄줄이 구속된 상태다. 더 많은 군과 경찰 간부들의 사법처리가 불가피해 보인다. 한데, 내란을 기획하고 주도하고 지시한 우두머리는 멀쩡히 남아있다. 잡혀들어간 지휘관들은 의례적이나마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울먹이는데 윤석열은 잘못이 없다고 강변한다. 군 통수권자라며 거들먹거릴 때는 언제고 지금은 책임지지 않겠다며 버티는 꼴이 비루하고 구차하다.

윤석열이 내란을 일으킨지가 20일이 넘었다. 내란 쿠데타를 일으킨 현행범을 이토록 오래 놔둔 사례는 동서고금을 통틀어 거의 없을 것이다. 따지고보면 내란 수괴 윤석열이 한남동 관저에서 호의호식하는 비용은 모두 국민이 낸 세금이다. 아직도 공포에 질려 불면의 밤을 보내는 다수의 국민이 윤석열의 신변을 안전하게 보호해주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주는 꼴이다. 하루라도 더 그를 관저에 놔둬서는 안 되는 이유가 또하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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