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내년 4월 18일 전에 尹 탄핵심판 결론 내기 위해 속도전" [법조계에 물어보니 595]

김남하 2024. 12. 27.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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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첫 준비기일 27일 오후 2시 진행…재판 속도 놓고 헌재 선택 주목
법조계 "국회 몫 헌법재판관 3명 임명 지연된 상태서 내년 4월 두 명 퇴임…심리 어려워져"
"헌재, 매우 신속하게 재판 진행할 듯…尹 측에는 신속한 대리인 선임 및 의견서 제출 압박할 것"
"尹, 과거 박근혜 전략처럼 무더기 증인 신청 가능성…법적 권리 강조하며 재판 끌고 갈 것"
윤석열 대통령.ⓒ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27일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운데 재판 속도를 두고 국회 측은 신속히 할 것을, 윤 대통령 측은 더욱 신중을 기해줄 것을 주문하면서 헌재의 선택이 주목된다.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내년 4월 18일 두 명의 헌법재판관 임기가 끝나기 전에 심판을 마무리하기 위해 매우 신속하게 심리를 진행해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헌재가 국회에는 조속히 헌법재판관 임명 절차를 진행해 줄 것을 촉구하고 윤 대통령 측에는 신속한 대리인 선임과 의견서 제출 등을 압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27일 오후 2시 소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첫 변론준비 기일을 연다. 헌재가 다루는 세 번째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이다. 헌재는 이날 재판관 전원이 참석하는 재판관 회의를 열고 앞으로의 재판 진행 방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 측이 서류를 제출하지 않고 대리인 선임이 지연되는 데 따른 향후 재판 진행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회 탄핵소추단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가급적 빨리 마무리 짓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우고 준비 중이다. 탄핵소추단 간사단은 탄핵심판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국회가 수집한 계엄 관련 본회의·상임위 회의록과 영상 자료 등 관련 자료도 선제적으로 제출했다. 헌재가 윤 대통령 측에 제출을 요구한 계엄사령관의 포고령도 탄핵소추단이 나서서 제출했다. 탄핵심판의 조속한 결론을 통해 국정 혼란을 최소화하자는 것이지만, 일각에서는 탄핵소추가 받아들여질 경우 실시될 차기 대선 시간표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윤 대통령 측은 절차가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석동현 변호사는 지난 23일 "왜 이렇게 서두르냐"며 "그런 일을 다루는 재판은 성급하고 졸속으로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헌법재판관 3명이 공석인 헌재를 "6인의 불완전한 합의체"라고 평하며 "본격적인 심리를 6인 체제로 할 수 있느냐를 포함한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논쟁적 요소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신속'과 '신중'이라는 상반된 주문을 받아 든 헌재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다만 "27일 예정된 변론준비기일에 변동사항은 없다"면서 예정된 심리는 속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이동찬 변호사(더프렌즈 법률사무소)는 "국회 몫 헌법재판관 3명 임명이 지연된 상태로 내년 4월 18일 두 명의 헌법재판관 임기가 추가로 끝나면 4인 체제가 돼 심리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기에 헌재 입장에선 굉장히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해나갈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면서 국회에는 빠른 헌법재판관 임명 절차 진행을, 윤 대통령 측에는 조속한 대리인 선임과 의견서 제출 등을 압박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윤 대통령 측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박 전 대통령 측이 사용했던 무더기 증인 신청 등 여러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대통령은 법률가 출신인 만큼 법적인 절차와 권리를 강조하면서 국정에 부담을 주는 한이 있더라도 재판을 길고 꼼꼼하게 가져가려고 할 것이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재는 국정 안정을 위해서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심리를 진행해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윤 대통령 측에선 내란죄의 성립 여부를 다투면서 시간을 길게 끌어가려고 할 것인 반면, 헌재에선 최대한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변론준비기일은 한 두 차례 더 열고 그 이후에 본격적으로 정식 변론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와 윤 대통령 측 양쪽의 주장을 충분히 들으면서도 심리 속도는 일주일에 2회 이상으로 신속하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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