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관여” 서로에 칼 겨눈 검·경… 尹 수사 목전서 ‘점입가경’

박재현,신재희 2024. 12. 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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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과 경찰이 계엄 지원 의혹과 관련해 서로 상대 기관을 겨냥한 수사에 나서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날 비상계엄 당일 '체포조 동원' 의혹을 재차 부인하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에 강력한 유감을 표했다.

전창훈 국수본 수사기획과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거짓말을 하는지, 방첩사가 거짓말을 하는지 여러 경우의 수가 있을 것"이라며 "경찰은 그런 사실이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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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조 지원 vs 선관위 관여 의심
공수처는 尹에 29일 3차 소환통보
신병 확보 난망… 공조수사도 삐걱
국민일보DB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과 경찰이 계엄 지원 의혹과 관련해 서로 상대 기관을 겨냥한 수사에 나서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수사기관 간 불협화음이 증폭되면서 이번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수사가 꼬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26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3차 소환 일정을 통보했으나 소환 조사가 이뤄질지는 불분명하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3주가량 지났지만 윤 대통령을 목전에 둔 수사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날 비상계엄 당일 ‘체포조 동원’ 의혹을 재차 부인하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에 강력한 유감을 표했다. 당시 방첩사령부에 안내 목적으로 형사 10명의 명단을 제공한 것은 맞지만, 이들이 누군가를 체포한다는 인식도 없었고 체포장비도 갖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특수본은 국수본이 계엄군에 ‘정치인 체포조’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국수본은 검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확보와 관련해 인력을 요청받았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전창훈 국수본 수사기획과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거짓말을 하는지, 방첩사가 거짓말을 하는지 여러 경우의 수가 있을 것”이라며 “경찰은 그런 사실이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또 “현장에 출동했던 한 형사는 검찰 조사에서 ‘무슨 일로 간지도 모르고, 누구를 체포하라 했으면 왜 그러냐고 따졌을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우종수 국수본부장 등 국수본 관계자 4명의 휴대전화를 검찰이 압수한 것에 대해서도 지난 24일 준항고를 제기했다. 준항고란 수사기관의 구금·압수 등 처분에 불복할 때 법원에 취소나 변경을 청구하는 제도다. 국수본은 특수본의 휴대전화 압수 과정에 위법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국수본 관계자는 “지난 11일 진행된 국수본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는 형식은 참고인 조사였지만, 혐의 사실에 대한 추궁을 내용으로 하는 (사실상 피의자) 조사였다”고 지적했다.

반면 특수본은 방첩사·국수본 등 관계자들의 여러 진술을 확보한 만큼 제기된 의혹을 원칙적으로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방첩사 관계자들로부터 “여야 대표 등 주요 요인 체포를 위해 경찰과 국방부 조사본부에 인력을 요청한 것”이라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선관위 장악 계획과 관련해서는 “방첩사가 검찰에 어떤 요청도 한 사실이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수사기관 간 소통도 원활하지 않은 모양새다. 검찰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 핵심 피의자들의 수사자료는 이첩 대상이 아니어서 공수처에 넘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는 공조수사체제를 구성한 경찰과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 경찰은 공수처의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에 함께 입회하겠다고 밝혔지만, 공수처는 법적으로 가능한지 따져 보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 측은 수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공수처는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해 오는 29일 오전 10시까지 경기도 과천 공수처 청사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윤 대통령이 이번에도 불출석할 경우 공수처는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에 돌입할 전망이다. 다만 대통령 경호 문제로 실제 신병 확보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공수처는 이날 이른바 ‘햄버거집 회동’에 참석한 국군 정보사령부 소속 김봉규·고동희 대령을 소환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중심으로 한 계엄 모의 의혹 등을 조사했다.

박재현 신재희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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