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할 때도, UFC가 계속 최두호에 주목했던 까닭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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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두호는 파이터 치고는 강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도리어 이 부분이 화끈한 파이팅 스타일과 접목돼 캐릭터가 됐다. |
| ⓒ UFC 제공 |
UFC 측에서는 신기할 정도로 오랫동안 최두호를 기다려줬다. 그는 2016년에서 2019년까지 3연패에 빠진 후 2023년에 들어서야 재기전을 가졌다. UFC가 어떤 단체인가. 조금 잘 나간다 싶어도 연패를 기록하면 빠르게 쳐내버리기 일쑤다. 어정쩡하게 성적이 좋아도 상품성에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역시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
그 정도로 냉정한 UFC가 최두호를 이만큼 기다려주고 기회를 줬다는 것은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그렇다고 최두호와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다. 결론은 간단하다. 그렇게 할 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최두호 또한 거기에 부응해서 부활에 성공했다.
동양에서 온 슈퍼보이
일단 최두호는 자신만의 캐릭터가 확실하다. 쇼맨십이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저 선수는 좀 눈에 띄는데' 할 만한 요소를 뚜렷하게 갖추고 있다. 격투기의 특성인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UFC 파이터들은 외모에서부터 강함이 묻어나온다. 반면 최두호는 외모만 놓고 보면 격투가인가 싶을 정도다.
거기에 반전매력으로 강력한 펀치력까지 갖추고 있다. 제대로 맞추기만 하면 체급 내 어떤 선수를 상대로도 KO승이 가능하다. 동양에서 온 여리게 생긴 동안 파이터가 매 경기 녹아웃을 기대하게 만든다? 바로 그게 주최 측에서 보는 최두호의 매력인 것이다.
스스로 악동 짓도 서슴치 않는 서양 파이터들과 달리 동양 파이터들은 상대적으로 너무 얌전하다. 이는 선수의 흥행성을 최우선으로 놓고 운영하는 주최 측에게 개성이 적은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거기에 오카미 유신, 김동현 등 성적이 준수했던 상당수 파이터들은 그래플러 일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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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의 최두호는 20대 때보다 몸이 훨씬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 ⓒ UFC 제공 |
물론 최근 들어서는 정찬성과 함께하며 파이팅 스타일에 변화가 생겼다. 이전처럼 극단적인 스나이퍼 유형은 아니다. UFC 입성 초창기에는 화력으로 상대를 찍어 눌렀지만 수비라는 측면에서 문제가 많았다. 반면 현재는 화력을 조금 줄이더라도 수비와 운영에 신경을 써서 승리를 가져가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그렇다면 캐릭터가 변한 것 아닌가 하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아니다. 각 파이터들에게는 씌여진 이미지라는게 있다. 옥타곤 입성 후 후안 푸이그(34·멕시코), 샘 시실리아(38·미국), 티아고 타바레스(39·브라질) 등을 상대로 3연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보여준 저격수 스타일은 최두호라는 캐릭터를 대표하고 있다.
여전히 최두호는 주최 측이나 현지 팬들 사이에서 '동안의 암살자' 같은 이미지다. 아직까지 옥타곤 무대서 판정승은 없지만 설사 판정 승부로 경기가 마무리돼도 '이번에는 저격총이 명중되지 않았군'이지 '지루하다'는 반응은 좀처럼 나오지 않을 것이다. 정찬성이 나중에 파이팅 스타일을 바꿨어도 여전히 미친 듯이 치고받는 진흙탕 좀비로 기억되듯.
정찬성과의 만남은 최두호의 재능을 완전히 끌어올리고 있다. 특유의 카운터잡이 장점에 단점을 보완하면서 안정감에서 더 높아졌다는 평가다. 과거 미르코 크로캅이 나이를 먹으면서 더 느려졌지만 그래플링에서 발전을 가져가면서 되레 옥타곤에서 싸우기는 더 좋아진 것처럼 해당 무대에 잘 적응하고 있다.
이미 지난 일이기는 하지만 연패의 시작이 되었던 컵 스완슨(40·미국)전은 두고두고 아쉽다. 1라운드에서 근소 우위를 가져갔고 2라운드부터는 진흙탕 싸움에 휘말려 어려움을 겪었지만 나름 잘 싸웠다. 보는 이들을 제대로 흥분시켰다. 명예의 전당까지 올라간 것이 이를 입증한다. 최두호의 펀치에 스완슨도 위기가 몇 차례 있었다. 그때 한 방만 더 들어갔어도 최두호의 운명은 바뀌었을 수도 있다.
문제는 제레미 스티븐스(38·미국)과의 경기였다. 전략이 아쉬웠다. 스완슨전 경기를 분석했다면 스티븐슨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던 부분이었다. 최두호는 직전 경기에서 진흙탕 싸움에서 약점을 노출했고 더욱이 스티븐슨은 그런 쪽 싸움에 강한 선수였다. 거기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절실했지만 해당 경기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전혀 되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차라리 준비가 미흡했다면 스티븐슨은 피해야 했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이 경기 이후 최두호는 기세가 확 확 꺾여버렸다. 하지만 올해 빌 알지오(35·미국), 네이트 랜드웨어(36·미국) 등에서는 상대의 거친 대응에도 잘 대처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물론 복귀 후 아직까지는 예전 스티븐스급의 강자와는 붙어보지 않았지만 적어도 연패 시기보다는 진흙탕 싸움에 적응력이 생겼다는 평가다. 주최측도 인정한 상품성의 최두호가 30살을 훌쩍 넘긴 나이에 진짜 전성기를 맞이할지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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