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잔류' 이정효, 2025년이 진짜 시험대인 이유
[곽성호 기자]
▲ 2025시즌에도 광주FC를 이끄는 이정효 감독 |
ⓒ 광주FC |
지난 24일 광주FC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정효 감독과 2025시즌 연봉 협상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광주는 이정효 감독 거취 관련 루머로 인한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로 잡고 다가오는 2025시즌과 남은 ACLE 경기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2025시즌에도 광주와의 동행이 확정됨에 따라 이정효 감독은 4년 연속으로 팀을 이끌게 됐다"라고 했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 최대 화두는 감독들의 이동이었다. 사상 첫 K리그2로 강등된 인천 유나이티드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간신히 생존한 전북 현대가 새로운 사령탑을 찾았기 때문. 인천은 강등 확정 후 '비상 혁신 위원회'를 꾸려 사령탑 선임 작업에 나섰고, 강원 FC와 재계약 협상이 불발된 윤정환 감독을 선임하며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전북도 사령탑을 찾았다. 지난 16일, 김두현 감독과 결별한 전북은 국내외 지도자 후보군을 추려 이도현 단장 지휘 아래 새로운 수장을 구했다. 여기에 광주 이정효 감독이 포함됐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고, 전북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전북은 프리미어리그 출신인 거스 포옛 감독을 24일 공식 선임했고, 자연스럽게 이 감독은 광주에 잔류했다.
핵심 선수 이탈과 재정 건전화 위기, 시험대 오른 광주
이 감독과 동행을 이어가며 위기를 넘겼지만, 광주는 다가오는 2025년 절대로 쉽지 않은 시즌이 될 전망이다. 핵심 선수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 먼저 군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최전방 스트라이커 이건희와 다용도 미드필더 박태준이 김천 상무로 입대한다. 이어 측면 수비 핵심으로 활약한 두현석은 공익 요원으로 2025시즌 팀에서 이탈할 예정.
이어 조지아 멀티 공격수 베카 역시 일본 J리그2 몬테디오 야마가타로 이적을 확정했다. 다양한 자원들이 빠져나간 상황 속 광주는 최전방과 중앙 수비를 자연스럽게 오갈 수 있는 허율과 핵심 미드필더 이희균은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로의 이적설이 불거지고 있다. 또 자유 계약 신분인 김경재, 최경록, 여봉훈, 이으뜸과의 재계약 소식은 아직이다.
이처럼 핵심 지원들이 대거 이탈한 상황 속 광주는 재정 건전화 위기도 겪고 있다. 이미 지난 2월, 프로축구연맹에서 실시한 연맹 재무 위원회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광주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 영입이 금지돼 전력 보강에 애를 먹었던 경험이 있다. 특히 엄지성(스완지시티)의 이적 공백을 메우지 못하며 리그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파이널 B로 추락하며 아쉬움이 짙게 남았었다.
이번 겨울에도 이 위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달 21일에는 광주시의회가 광주FC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참가 지원금 10억6700만 원을 전액 삭감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광주는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연맹이 설정하는 비용 상한선에 맞춰 선수를 구성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현재 확보된 광주시 보조금 약 100억 원 안에서 내년 계획을 세워야만 한다.
이렇게 광주는 이정효 감독을 붙잡는 데 성공했지만, 당장 내년부터 광주는 파이널 A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디팬딩 챔피언 울산은 클럽 월드컵 출전으로 인해서 폭풍 투자를 감행하고 있으며 김기동 감독의 FC서울 역시 9년 만에 리그 우승을 위해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강등권으로 추락했던 전북 역시 포옛 감독을 선임하며 자존심 회복을 외치고 있다.
이에 더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대회를 병행해야 하기에 광주는 더욱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동부권 조에서 4승 1무 1패 승점 13점으로 2위에 자리하고 있는 광주는 사실상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승점 확보가 중요한 리그 초반 일전과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스테이지를 동시에 치러야 한다. 즉, 시즌 시작부터 쉽지 않은 일전들이 눈앞에 있다는 것.
광주 잔류를 택한 이 감독은 자연스럽게 2025시즌, 진짜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팀 장악과 전술적인 부분은 이미 확실하게 증명하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핵심 선수 이탈과 재정 문제로 압박받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위기를 타개할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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