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 슈퍼리그의 목소리, 신미성 해설이 꼽는 재미 포인트

박장식 2024. 12. 2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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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미성 MBC 컬링 해설위원·대한컬링연맹 상임심판

[박장식 기자]

 신미성 MBC스포츠플러스 컬링 해설위원이 의정부컬링경기장에서 포즈를 지어보이고 있다.
ⓒ 박장식
5년 만에 돌아온 컬링 리그, 2024-2025 컬링 슈퍼리그가 중반을 넘어가며 순항하고 있다. 남자부는 순위 윤곽이 어느 정도 잡혔고, 여자부에서도 강릉시청 '팀 킴', 경기도청 '5G' 뿐만 아니라 서울시청, 춘천시청 등 많은 팀이 연일 명승부를 펼치고 있다.

컬링 경기를 '직관'하는 팬들에게는 익숙한 목소리도 들린다. 컬링 전략과 선수들의 스톤 경로를 흥미 있게 소개하고, 호쾌한 웃음소리까지 곁들이며 컬링 팬들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신미성 MBC스포츠플러스 컬링 해설위원이다.

'한국 컬링 1세대' 선수이자, 올해부터 대한컬링연맹 상임심판이 된 신미성 위원은 선수들이 펼치는 경기 대부분을 확인한다. 5년 전 '코리아 컬링 리그' 때도, 2018 평창·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도 해설위원으로 나섰다. 지난달 만난 신미성 위원은 "컬링이 대중화될 수 있는 리그가 다시 이어져 너무 반갑다"고 말했다.

"5년 만에 성장한 선수들 반가워"
 재치있는 라인업 소개는 컬링 리그의 자랑이기도 하다. 지난 25일 크리스마스 경기를 맞아 특별한 머리띠를 하고 라인업 소개에 나선 (왼쪽부터) 강릉시청 '팀 킴'의 김영미 선수, 김은정 선수.
ⓒ 박장식
컬링 리그가 재개되고, 본인이 해설위원을 맡는다는 소식을 접한 뒤 가장 먼저 신미성 위원이 했던 일은 무엇이었을까. 신미성 위원은 "2019-2020 코리아컬링리그를 돌려 보았다"며, "5년 전에는 고등학생이거나, '팀의 막내'였던 친구들이 지금은 어엿한 성인 선수로, 국가대표 선수로 성장해 있으니 너무 반갑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 친구는 이렇게 플레이했었지', '아, 맞아! 이 팀은 원래 이렇게 멤버가 꾸려졌지!'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그리고 사실, 5년 전에는 '내가 이렇게 말을 잘했었나?' 싶을 정도더라고요. 컬링 용어는 잘 안 떠오르지, 5년 전에는 어떻게 모든 경기를 해설했나 싶기도 했어요. 그래도 열심히 힘내서 중계를 하고 있습니다."

신미성 위원에게 긴장되는 점이 있다면 5년 전에 비해 컬링을 깊게 아는 팬이 늘었다는 것. "과거에 비해 컬링 팬이 많이 늘어났고, 심지어는 나보다도 아는 것이 많은 분들도 계시다"고 말하는 신 위원은 "말을 섣불리 하거나 실수가 있으면 파장이 크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라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번 리그에서는 선수들이 직접 일일 해설로 나서는 '특별 해설'도 운영한다. 지난 23일에는 강원도청 박종덕 스킵이, 24일에는 강릉시청 '팀 킴'의 김선영 선수가 특별 해설로 나섰다. 신 위원은 "경기가 없는 선수들에게 '특별 해설' 요청을 했다"며 "리그에 더욱 재미를 주기 위한 방법"이라며 귀띔했다.

그렇다고 리그가 재미만 갖춘 것이 아니다. 선수들이 치르는 명승부는 5년 사이 한국 컬링이 크게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기도 하다. 당장 이번 리그는 시간이 촉박할 정도로 선수들의 수싸움이 길게 이어지고, 연장전 끝 극적인 되치기 역전승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신미성 위원은 "선수들이 5년 전 리그보다 훨씬 신중하게 경기에 임하고 있다"며, "우승팀에 2천만 원의 상금이 걸려 있기도 하지만, 내년 있을 동계 올림픽 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 앞서 '미리 보는 선발전'의 의미도 크다"라고 설명했다.

"누가 우승할지 예측 어려워"
 지난 23일 컬링 슈퍼리그의 특별 해설로 등판했던 강원도청 박종덕 스킵. 박종덕 선수는 중계 직후 아내 안진희 서울시청 코치와 다정다감한 모습을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 박장식
신미성 위원에게 리그 개막 전 우승팀을 예측해 달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신 위원은 "남자부도, 여자부도 어떤 팀이 우승할지 예측을 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내놨다. 실제로 이번 리그는 순위표 자리가 매 경기가 끝날 때마다 바뀌는 등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5년 전 리그보다 '어떤 팀이 우승할지'는 커녕, '오늘 누가 이길지'도 전혀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예측할 수 없는 경기가 펼쳐지고 있어요. 과거보다 선수층이 훨씬 두꺼워졌고, 선수들이 작전이나 투구 감각에서도 더욱 정교해졌어요. 선수들이 세계적인 무대에 더욱 많이 나서니, 자연스럽게 그런 성장을 이룬 것 같아요."

특히 과거에 비해 선수들이 캐나다와 유럽 등에서 열리는 투어 대회, 그랜드슬램에 출전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실력이 더욱 좋아졌다고 말했다.

"한국에도 좋은 컬링장이 많아졌기 때문에, 누군가는 연습을 한국에서만 해도 충분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신 위원은 "하지만 올림픽에서 강국들과 맞붙기 위해 투어와 세계 대회에 출전해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여자 컬링은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 세계 투어 랭킹 2위·5위·9위를 한국 팀이 나눠 갖고 있고, 국내 모든 실업 팀이 세계 투어 랭킹 50위권 내에 들 정도다. 신미성 위원은 "그런 세계적인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서로 경쟁하고, 실력을 높이기 위해 리그만 한 대회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장 한국 컬링의 초창기부터 세계 무대에서 쓴맛을 보곤 했던 신미성 위원이기에 더욱 후배 선수들의 선전이 반갑다. 신 위원은 "과거에 유럽 국가와 경기를 하면 한 엔드에 7점을 주는 일도 많았는데, 이제는 후배들이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이기곤 하는 모습을 보면 기특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미성 위원은 "사실 우리나라 실업팀들이 국가대표 선발전이라는 민감한 대회가 있어서 국내 대회를 통해 자신의 전략이 노출되는 것에 민감할 수도 있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슈퍼 리그를 치르면서 서로가 경쟁하고, 실력을 향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바쁜 일정' 버티는 주니어 대표팀 대단해"

신미성 위원에게 마음이 가는 팀이 있다면 어떤 팀이 있을까. 신미성 위원은 여자부에서는 주니어·대학 대표팀, 전북도청(스킵 강보배)을 꼽았다. 남자부에서는 이번 리그의 유일한 대학팀인 가톨릭관동대학교(스킵 김학준)를 주목했다.

"전북도청은 주니어 국가대표로 대회도 나갔다 왔고, 리그가 끝나면 동계 유니버시아드까지 나가잖아요. 정말 무서운 성장세로 올라오고 있는 팀이에요. 또 어린 선수들로 구성된 서울시청, 의성군청도 서로가 물고 물리고 있다 보니 이번 리그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궁금해요.

가톨릭관동대 선수들도 고등학교 때부터 '이야, 고등학생 친구들인데 진짜 잘 한다'는 생각으로 지켜봤어요. 그런 친구들이 일반부로 올라와서도 헤매나 싶다가도 서울시청을 상대로 승리했잖아요. 끝까지 열심히 잘해 주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 기대가 커요."

아울러 신미성 위원은 앞으로도 대학팀의 창단과 국내·외 대회 참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실업팀 지원과 창단도 좋긴 하지만, 대학 컬링 팀이 많이 창단이 되고 지원이 잘 되어야 컬링 꿈나무들에게 '성인이 되어서도 컬링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지 않을까 싶다는 것이다.

끝으로 리그에 바라는 점을 물었다. 신미성 위원은 '끝맺음'이라고 말했다. "5년 전 리그가 코로나19 이슈로 인해 유야무야로 마무리된 아쉬움이 컸다"는 신 위원은 "이번에는 꼭 결승전까지 어떠한 이슈 없이 잘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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