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폰번호 바꾸고, 부모 묘 파묘하고…홍준표 대선 시동?
홍준표 대구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25일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홍 시장은 1월 중순 무렵 2권의 저서를 출간할 계획이다. 그간 자신의 페이스북 등 SNS에 적었던 장ㆍ단문의 메시지 등을 엮은 책이라고 한다. SNS를 자주 활용해 온 홍 시장은 과거 “페이스북 글은 내 인생의 기록이자 생각을 정리해 후대에 남기는 개인 실록”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2권의 저서 발간과 별개로 자신의 정치 전략과 비전을 담은 책도 집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엔 10여년 간 사용해 온 휴대전화번호를 바꿨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선 “지난 10월 부모님 묘소를 파묘(破墓)하고 위패는 대구 근교의 절에 모셨다”며 “힘든 정리를 깔끔하게 해놨다”고 전했다.
홍 시장의 일련의 행동을 두고 정치권에선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자 그가 본격적인 대선 출마 채비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홍 시장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nomad(유목민) 인생이다. 태어나서 23번째 이사한 게 대구”라며 “돌고 돌아 제자리로 왔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사가야 한다는 생각에 연말이 뒤숭숭하다”고 적었다. 이어 “어차피 대구시장은 4년만 하고 졸업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그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조급해진다”고 덧붙였다.
탄핵 정국으로 여권의 대선 지형이 뒤흔들리자 홍 시장의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한국갤럽이 20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홍 시장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5% 동률로, 보수 후보 중 공동 1위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를 두고 지난 대선 경선 과정을 반면교사 삼은 홍 시장의 전략이 윤 대통령 탄핵 정국을 맞아 일정 부분 효과를 발휘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021년 대선 경선에서 민심에서 이기고 당심에서 밀려 경선 2위에 그친 그는, 이후 당 지지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해왔다.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 때 찬성 뜻을 밝힌 한 전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등 경쟁 후보들과 달리 유일하게 반대 뜻을 내비쳤다.
다만 홍 시장이 당심 결집에 집중하는 것에는 민심과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비판도 뒤따르고 있다. 당내 견제도 늘었다. 당장 한 전 대표 측은 “탄핵 찬성파를 징계하라고 하더니 이제는 탄핵 인용을 기정사실로 하면서 벌써 마음이 들떠있다”(박정훈 의원), “탄핵에 반대한다던 홍 시장은 누구보다 즐거워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우재준 의원)고 홍 시장을 때렸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노인 영양제 의미 없다” 노년내과 교수 욕먹을 소신 | 중앙일보
- 아들 둘 입양한 게이 커플, 악랄한 성착취범이었다…징역 100년 | 중앙일보
- “택이 아빠, 김환기를 사이소” 은마아파트 대신 점화 샀다면? | 중앙일보
- 선우은숙 "녹취 듣고 혼절"…'강제추행' 유영재 징역 5년 구형 | 중앙일보
- '연인 폭행' 황철순 "구치소서 23㎏ 빠져…맨몸 운동도 못해" | 중앙일보
- 초등 여교사, 남제자 성폭행 혐의로 구속…학교 측이 신고 | 중앙일보
- 급식대가들 폐암 부르는 공포…정부 '주방의 살인자' 찾는다 | 중앙일보
- 유산만 3000억 남겼다…친구 부인과 불륜, 바람둥이 스타 작곡가 | 중앙일보
- "X나 먹어라" 러시아 군함에 '중지 척'…우크라 웃픈 우표 | 중앙일보
- "그는 대박 아니면 쪽박"…손정의 140조 AI 베팅, 성공의 조건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