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했으면…” 대구 서문시장에서 TK 속마음 들어봤다 (영상)

최수진 2024. 12. 2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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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저는 대통령 입장 이해해요. 민주당에서 대통령 말을 무조건 반대하잖아요. 이 나라의 수장이 아무것도 못하는데 안 그렇겠습니까? 전 이해합니다."

대구에서 평생을 살아왔다는 상인 B씨(58)는 "대통령이 아무 것도 못할 정도로 더불어민주당 독재가 너무 심했다"며 "방법이 계엄밖에 없었다면 어쩔 수 없는 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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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저는 대통령 입장 이해해요. 민주당에서 대통령 말을 무조건 반대하잖아요. 이 나라의 수장이 아무것도 못하는데 안 그렇겠습니까? 전 이해합니다.”


지난 16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만난 상인 A씨(59)는 고개를 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의 민심은 전국 여론과는 확연히 달랐다. 12·3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안 가결에도 불구하고 대구 시민들은 여전히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 역시 굳건했다.


서문시장에서 만난 시민들 가운데는 “대통령이 오죽했으면 그런 결정을 했겠느냐”고 말한 이들이 많았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의석 수로 대통령을 방해해서 결국 계엄 선포라는 극단적인 조처로 이어졌다는 거다. 대구에서 평생을 살아왔다는 상인 B씨(58)는 “대통령이 아무 것도 못할 정도로 더불어민주당 독재가 너무 심했다”며 “방법이 계엄밖에 없었다면 어쩔 수 없는 거다”라고 말했다.

신발 가게를 운영하는 C씨(70) 역시 “민주당의 사법 문제가 법원에서 계속 기각되는 상황을 보라(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1심 무죄 판결에 대한 언급으로 추측됨)”며 “대통령으로서는 계엄 외엔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엄 선포가 극단적인 조처였다는 지적이 없었던 건 아니다. 시장을 찾은 70대 시민 D씨는 “군대를 동원한 계엄을 해서는 안됐다”면서 “이건 정말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울먹였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80대 F씨도 “최종적으로 계엄을 선포한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견이 다소 엇갈렸던 비상계엄과 달리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대해서는 인터뷰에 응한 대부분의 대구 시민들이 한목소리로 반발했다. 일부 시민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기각될 것을 전망하기도 했다. C씨는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순간을 되돌아보며 “탄핵시키면 안되는데 큰일이 났다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를 장악한 것도 없고 다친 사람도 없으니까 헌재에서 그냥 넘어가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탄핵안 가결을 국민의힘 내부의 책임으로 돌렸다. B씨는 “국민의힘은 자기들이 데리고 와서 뽑은 대통령 하나도 못 지키냐”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실망감에도 불구하고 대구 시민은 여전히 국민의힘에 강한 애정을 보였다. 차기 대선에서 유력주자인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C씨는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A씨도 “이재명 의원은 절대 뽑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에서 나올 새로운 인물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F씨 역시 “대구는 국민의힘”이라고 강조했다.


드물지만 정반대 목소리도 있었다. 서문시장에서 식자재 매장을 운영하는 E씨(68)는 “대구 사람들 정말 정신차려야 한다. 대구는 무조건 당만 보고 찍는데 그러면 안된다”며 “당이 아닌 나라를 보고 찍어야 하는데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0.1%도 없다”고 답답해했다. 이어 “젊은 사람일수록 많이 바뀌겠지만 국민들도 이런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 대통령들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찾아가는 대구 서문시장. 직접 찾아가서 들어본 이곳 민심은 비상계엄과 탄핵이라는 정치적 격변에도 비교적 굳건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도 역시 크게 흔들리는 듯 보이지는 않았다. 그런 가운데서도 미약하게나마 들렸던 일부 시민들의 달라진 목소리처럼 대구 정치에도 언젠가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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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진 기자 orc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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