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크리스마스”…英서 난방비 삭감 비판 ‘패러디곡’ 등장

이지영 2024. 12. 2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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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얼어붙은 크리스마스’ 뮤직비디오 캡처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와 노동당 정부를 비판하는 패러디 노래가 인기를 끌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영국의 패러디 밴드인 ‘스타머 경과 그래니 하머스’는 이달 1일 ‘얼어붙은 크리스마스’라는 패러디 곡을 선보였다.

영국의 글램 록 밴드인 머드(Mud)가 1974년 발표한 ‘외로운 크리스마스’의 멜로디에 스타머 정부의 겨울 난방비 보조금 삭감 결정을 비판하는 가사를 입혔다.

가사 중 “냉기로 가득 찬 집을 상상해보라. 집에 연료가 없어서 이번 크리스마스는 춥겠지. 키어 스타머가 따뜻하게 지내는 동안 이번 크리스마스는 춥겠지. 주변을 둘러보면, 보이는 건 외국 전쟁들과 추위에 떨고 있는 노령 연금 수급자들”이 핵심이다.

앞서 스타머 정부가 공공 지출을 줄이겠다며 고령층에 지원하는 겨울철 난방비 대부분을 삭감하기로 한 걸 비판하는 취지다.

영국에서 국가 연금 수급자는 소득과 관계없이 해마다 겨울에 연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80세 이상은 300파운드(약 53만원), 66세 이상 80세 미만은 200파운드(약 35만원)다.

스타머 정부가 이 지원비를 일부 저소득층에만 지급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약 900만명 이상이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

유튜브에 올라온 이 패러디 곡의 공식 뮤직비디오는 21일 현재 200만명 이상이 시청했다.

영국의 공식 싱글 다운로드 차트 1위에도 올라 있다.

밴드는 패러디 곡의 수익금은 모두 노인들을 지원하는 자선 단체에 기부한다는 계획이다.

이 곡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영국 공영 방송 BBC는 라디오에서 이 노래를 틀지 않고 있다.

이 노래를 부른 가수 딘 에거는 "BBC가 편향적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스스로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밴드 머드의 원년 멤버인 롭 데이비스는 “정부가 난방비 지원을 삭감한 건 좋은 결정이 아니다”라면서도 “BBC가 그런 곡을 방송하지 않으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은 조심하고 있는 것”이라고 수긍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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