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가결 첫 주말 집회 “윤석열 사퇴하라”

김태구 2024. 12. 2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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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최측 추산 50만명 서울 도심 집결
나눔·질서 성숙된 시민 의식  호평
21일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범국민촛불대행진'이 열려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사진=유희태 기자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의결한 후 첫 주말, 광화문과 경북궁 등 서울 도심에서 윤석열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 참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런 혼란 속에서도 고궁을 찾은 외국인과 서울시청 광장에 설치된 스케트장을 찾은 시민들의 일상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들은 집회가 질서 정연하게 진행된 것을 두고 “K팝 축제와 같다”며 성숙된 시민의식에 박수를 보냈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부터 시민단체 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윤석열 즉각 파면·처벌 사회대개혁 범국민 대행진’이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열렸다. 앞서 1시30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윤석열 반노동정책 페기, 사회대개혁실현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참석한 인원도 집회에 합류했다. 참여 인원은 주최 측 추산 약 50만명이다. 오후 5시쯤 시민 발언과 공연 등을 마치고 명동역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집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넘어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익명을 요구한 A씨는 “대통령이 국민을 향해 총을 겨눴다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드시 파면하고 체포해서 합당한 처벌을 받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B씨도 “헌재에서 탄핵안이 기각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집회에 나왔다. 윤 대통령이 지명한 재판관도 있다고 하고 불안감이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특히 각양각색의 응원봉을 든 10대, 20대 젊은층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 목소리가 돋보였다. 이모(남·15·경기 안양)군은 “대통령이 비상계엄 명령을 내린 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10대가 나중에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주역인 만큼 적극적인 정치 관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모(남·19·서울 성북)군도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이나 위험은 없지만 지금 국가가 위험한 상태란 건 알고 있다. 원래 정치에 관심이 없는데 이번 일로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됐다. 10대지만 우리나라 시민으로서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만난 C(여·20대)씨는 “정치적 이념을 떠나 계엄은 다시는 있으면 안된다. 예전엔 정치를 많이 피했는데 요즘은 목소리를 많이 내고 적극 참여하려고 한다”며 “(집회 응원봉이) 나이 상관없이 세대 간 교류가 이뤄질 수 있는 것 같아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21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보수성향 단체들이 국민혁명대회를 열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유희태 기자

이같은 평화 집회는 시민과 외국인에게도 인상적인 모습으로 비춰졌다. 고등학교 동창들과 집회에 참여했다는 유모(26)씨는 “탄핵 찬성이라는 같은 마음이라서 (친구끼리) 의지도 많이 된다”며 “2주 전 국회 앞 주말 집회에 갔었는데 재미있었다. 축제 같은 분위기라 즐기려는 마음도 있다”고 했다.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서울윈터페스타’를 즐기기 위해 미국에서 온 윈(31)씨는 “시위를 보며 무섭진 않았다”며 “조국을 위해 시민들이 행동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춤추고 노래하는) 집회를 보며 흥미진진했다”며 야광 응원봉 집회문화를 K팝콘서트장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가족과 멕시코에서 여행 온 마리아나(36·여)씨는 “한국인들은 다른 국가처럼 (시위하며) 폭력을 일으킬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한국인으로서 국가의 대통령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이날도 간식과 먹을거리, 방한용품 등을 나누는 집회 시민 문화가 이어졌다. 어묵을 나눔하고 있던 D씨는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인용이 될 때까지 어묵 나눔을 할 생각”이라며 “음식점을 하지 않는 일반 시민이지만, 탄핵 찬성하는 모두의 마음에 힘이 되기 위해 탄핵 어묵 나눔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민국지키기운동본부(대국본),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주변에서 윤석열 정부를 지지하며 탄핵 반대를 외치는 맞불집회를 펼쳤다. 오후 2시 기준 운집 인원은 현장 관계자 추산 2만4000명 규모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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