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대령 "나보고 수괴라더니 누가 수괴인가, 위법 명령 거부해야"

유지영 2024. 12. 1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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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넷기자상 사회공헌상 수상... "계엄 지휘관 엄정 처벌, 장병들에겐 '자책 말라' 전하고 싶어"

[유지영, 유성호 기자]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에 발생한 해병대 고 채상병 사망사고를 수사하다가 항명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년 한국인터넷기자상 시상식에서 이준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회장으로부터 사회공헌상을 수상하고 있다.
ⓒ 유성호
"내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당시) 이 모든 게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로부터 시작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망상이라고 했다. 1년이 지난 지금 누가 망상을 하고 있는지 국민들이 알게 됐다. 나보고 '집단 항명의 수괴'라며 군검찰에 입건했는데, 누가 '내란의 수괴'가 됐는가. 진실을 감출 수 없다."

해병대 고 채상병 사망 사건을 수사하다 되레 항명죄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정훈 대령(당시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12·3 윤석열 내란 사태를 두고 "우리 사회에 '과연 위법한 명령에 복종해야 하나'라는 물음을 던졌다고 생각한다. 위법한 명령은 거부하는 게 맞다"라고 밝혔다.

박 대령은 18일 오후 3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4 한국인터넷기자상 시상식'에서 사회공헌상을 수상하며 "나는 법과 절차대로 수사했고 절차대로 경찰에 사건을 이첩한 것밖에 없다"라며 "뜻깊은 상을 받게 되니 기쁘기도 하고 영광스럽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령은 "아무리 권력이 힘이 세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 밝혀진다. 그 시간 동안 '매일매일 버텨내는 것이 승리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두 평 남짓 사무실로 정시에 출근했다"며 "개인적으로는, 채해병 사건으로 윤석열 정권의 음습한 부분이 드러나는 계기가 됐고 '과연 위법한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지'라는 질문을 우리 사회에 던졌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법한 명령에 거부하는 것은 항명이 아니다. 지금 비상계엄 사건과 관련해 수많은 고위 장성들과 책임자들이 내란의 공범으로 처벌이 예견되는데, 채해병 사건과 항명 사건은 정의롭게 무죄로 마무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 사회에 '위법한 명령은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기준점을 설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도 했다.

또한 박 대령은 "비상계엄과 관련해 지휘관들은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라면서도 "어떤 임무가 있는지도 모르고 국회로 출동했던 많은 현역 장병들까지 처벌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이들 내면에서는 위법한 명령에 저항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군인은 명예로 먹고사는 조직인데 자랑스러운 특수군에 들어가 힘든 훈련을 마치고 군복무 하는 어린 친구들이 반란군으로 낙인 찍히고 명예가 손상돼 힘들어하고 있다고 한다"라면서 "그들에게 '너희들의 잘못이 아니다. 책임 결정해야 하는 지휘관이 너희를 잘못 이끌어서 그런 것이니 힘들어하지 말고 자책하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해병대예비역연대 소속 10여 명 회원도 박 대령을 축하하기 위해 시상식에 참석했다. 해병대를 상징하는 빨간색 목도리를 매고 온 이들은 박 대령이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르자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시상 측 "박정훈, 지금 이 순간에도 외압에 맞서 싸워"

▲ 박정훈 대령 "나보고 수괴라더니 누가 수괴인가, 위법 명령 거부해야" ⓒ 유성호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에 발생한 해병대 고 채상병 사망사고를 수사하다가 항명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년 한국인터넷기자상 시상식에서 사회공헌상을 수상하고 있다.
ⓒ 유성호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에 발생한 해병대 고 채상병 사망사고를 수사하다가 항명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년 한국인터넷기자상 시상식에서 사회공헌상을 수상하며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 유성호
한국인터넷기자협회는 매년 "언론 자유와 정론보도, 사회 발전에 기여한 기자와 사회 각계 인사를 대상"으로 한국인터넷기자상을 준다. 그중 사회공헌상은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각 분야 및 사회 발전에 기여한 개인 또는 단체"에게 시상한다.

시상 직전 박 대령과 포옹한 이준희 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은 "박 대령은 억울하게 순직한 채상병의 명예를 온전히 되찾고 외압에 맞서 헌법과 법률에 의거한 충직한 수사를 했다"라며 "내란죄에 해당하는 위법하고 불법한 비상계엄 사태는 역설적으로 그간 권력과 군 당국이 왜 박 대령과 해병대 수사단을 죽이려 했는지 그 음모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박 대령은 무죄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령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불의한 외압에 맞서 싸우고 있다"라며 "공적 책임과 양심의 가치가 우스운 것으로 전락하고 사적 욕망이 시대의 조류가 된 세상에서 귀하는 오롯이 진실과 정의를 위해 온몸을 던지며 불의에 항거하며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본상을 수상한 이진동 <뉴스버스> 기자도 본인의 수상 소감을 마친 뒤 "윤석열 내란 사건을 보면서 박 대령에게 왜 항명죄를 씌웠는지 답을 찾았다. 바로 쿠데타를 꿈꾸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항명죄를 적용해 다른 군인들이 쿠데타를 했을 때 항명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항명죄를 적용하는 것으로 답을 찾았다"라고 말했다. 이 기자가 "박정훈은 무죄다"라고 외치자 객석에서도 "무죄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앞서 박 대령은 '2024년 올해의 호루라기상' 희망씨앗특별상(12월 6일), 제1회 김병상 사회정의평화상(12월 16일)을 수상하기도 했다.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에 발생한 해병대 고 채상병 사망사고를 수사하다가 항명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년 한국인터넷기자상 시상식에서 사회공헌상을 수상하며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 유성호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에 발생한 해병대 고 채상병 사망사고를 수사하다가 항명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년 한국인터넷기자상 시상식에서 사회공헌상을 수상하고 있다.
ⓒ 유성호
 이진동 뉴스버스 기자(오른쪽)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년 한국인터넷기자상 시상식에서 한국인터넷기자상 본상을 수상하고 있다.
ⓒ 유성호
 임세은 민생경제연구소 소장(가운데)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년 한국인터넷기자상 시상식에서 NGO상을 수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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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오른쪽)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년 한국인터넷기자상 시상식에서 NGO상을 수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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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오른쪽)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년 한국인터넷기자상 시상식에서 이준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회장으로부터 우수의정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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