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 7월 인민군복 200벌 주문... 김병주 "계엄 관련성 확인 중"

박성우 2024. 12. 1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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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전자조달시스템 결과 확인... "해당 공고 유찰, 수의계약 후 계엄 3주 전 납품"

[박성우 기자]

 방위사업청의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 공개된 입찰공고 누리집에는 지난 7월 24일 '제9965부대'를 발주기관으로 하는 '훈련영화피복 제조' 공고가 공개되었다. 공고는 '긴급공고'로 정해졌으며 입찰서 제출기간 마감일은 약 일주일 후인 7월 30일까지였다. 제9965부대는 정보사령부로 알려져 있다.
ⓒ 국방전자조달시스템
정보사령부가 지난 7월, 북한군 군복 제조를 긴급공고로 발주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방부 대변인 출신인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정보사령부가 국내 업체에 인민군 군복을 주문했고, 3주 전 납품 받았다"라고 의혹을 제기한 것과 연관성이 있는지 주목된다.

지난 7월 24일 방위사업청의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 공개된 입찰공고 누리집에는 '제9965부대'를 발주기관으로 하는 '훈련영화피복 제조' 공고가 공개되었다. 공고는 '긴급공고'로 정해졌으며 입찰서 제출기간 마감일은 약 일주일 후인 7월 30일까지였다. 제9965부대는 정보사령부로 알려져 있다.

입찰공고문, 사양서 등을 살펴보면 정보사령부는 인민군 군관(국군으로 치면 간부) 얼룩무늬전투복 상·하의 30벌과 전투모 30개, 인민군 하전사(국군으로 치면 병) 얼룩무늬전투복 상·하의 176벌과 전투모 176개를 입찰공고했다.

함께 첨부된 '계약특수조건'에는 납품지점으로 경기도 안양과 강원도 속초가 명시되어 있는데 두 지역은 모두 정보사령부가 위치한 지역이다. 200벌이 넘는 인민군 전투복과 전투모의 예산금액은 3151만 8000원이다.

다만 해당 입찰공고는 현재 유찰된 상태다. 4성장군 출신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18일 방송인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해당 입찰공고는 유찰돼 이후 수의계약으로 해서 비상계엄 3주 전에 (정보사에) 납품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별무늬 20mm 단추로 소매여밈", "지그재그 자수" 등 상세한 내용까지 주문
 훈련영상 제작용인 '훈련영화피복'이라는 명목 아래 주문하는 인민군 전투복치고는 매우 상세히 요구사항들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 국방전자조달시스템
첨부된 '사양서'를 살펴보면 정보사령부는 인민군 군관과 하전사의 전투복의 견본품 사진을 '참고자료'로 올린 뒤 "견본품과 유사하게 구현"하라고 주문했다. 사양서에는 '세부요구사항'이라며 원단소재, 얼룩무늬 패턴, 주머니와 소매부리의 위치와 개수 등도 자세히 서술돼 있다.

전투복 상의의 경우는 "별무늬 20mm 단추로 소매여밈(좌·우측) 적용", 전투복 하의의 경우에는 "밑단 좌·우측으로 19cm가량 여밈부분이 열릴 수 있도록 제작" 등 실제 인민군이 사용하는 전투복과 최대한 똑같이 제작하려고 한 주문이 눈에 띄었다.

인민군 군관과 하전사의 전투모 또한 견본품 사진과 함께 "모자는 제원단 2중으로 제작 할 것", "모자안쪽 둘레는 레자원단으로 마감 처리 할 것", "군관모자는 앞챙에 지그재그 자수가 들어가야 함" 등 상세한 사양을 요구하고 있었다.

훈련영상 제작용인 '훈련영화피복'이라는 명목 아래 주문하는 인민군 전투복치고는 매우 상세히 요구사항들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김병주 의원은 앞서 언급한 방송에서 "정보사에 영화를 찍으려고 한 계획이 있었나 확인하는 중인데 비밀요원인 정보사 요원이 영화에 어떻게 출연하나"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승찬 "블랙요원용이라면 상당 기간 준비한 흔적"
김병주 "과거엔 긴급 아닌 일반으로 공고... HID 계엄 투입과 관련성 확인 중"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12.3 윤석열 내란 사태 당시 북파공작원 부대(HID)가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재명, 한동훈 대표를 겨냥한 체포조로 투입됐다는 제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유성호
12.3 윤석열 내란 사태 당시, 유사시 북한으로 침투하는 북파공작원들이 소속된 HID(특수임무대) 일부 요원들이 소집돼 경기도 판교에 대기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관련 기사 : '12.3 계엄 때 판교에 대기'... HID, 어떤 부대인가).

정보사령부의 인민군 군복 납품 의혹을 처음 제기한 부승찬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도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에게 "HID가 임무 수행할 때 뭐 입고 들어가나"라고 물었다. 문 전 사령관이 "임무마다 다르다"고 답하자 부 의원은 "제가 공략대장 했었다. 실제 HID로 갔다 왔고 DMZ 돌파 훈련도 했었다. 인민군 복장 입지 않나"라고 했다.

이어 부 의원은 "민주당에서 HID 역할이 '체포'라고 하는데 그건 아니다. 저는 조금 다르게 (이번 내란사태에 투입된 HID의 역할이) '소요' 이쪽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 의원은 17일에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나라장터(국가종합전자조달 사이트)에 (정보사가 인민군복에 대해) 긴급 소요 요구를 했다"고 말한 바 있다.

부 의원은 "소요 때문에 맞춘 건지 (훈련 때문에) 정기적으로 맞춘 건지 (모르겠다)"며 "(12.3 윤석열 내란사태 때 주요 정치인 등 체포를 맡은) 블랙요원들 용으로 제작이 된 거라면 사전에 상당 기간 준비를 했다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김병주 의원 또한 "북한 군복을 왜 긴급으로 필요하나"라며 "예전에도 이런 사례가 있나 봤더니 2015년, 2016년도는 구입한 적이 있었는데 '훈련복'으로 구입을 했고 (긴급이 아닌) 일반으로 구입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그런 경우는 예산 사업이니 일반 군부대에서 구입하듯이 하는 건데이 7월 24일의 공고는 긴급으로 공고를 했더라"면서 "이게 어떤 목적인지, 비상계엄 당시 HID 요원들이 일부 대기했다는 것과 연결이 되는지 지금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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