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던져 돌파하는 이건희 회장의 럭비정신, 최강럭비에 담았죠”
![장시원PD는 인기 예능 JTBC ‘최강야구’에 이은 새로운 ‘최강’ 시리즈, 넷플릭스 ‘최강럭비: 죽거나 승리하거나’를 지난 10일 공개했다. 승리를 위해 온몸을 던지며 필사의 전진을 이어가는 선수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사진 넷플릭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18/joongang/20241218000204808cjgy.jpg)
“한국에서 럭비 예능을 한다고요?”
JTBC 산하 레이블 스튜디오 C1 대표 장시원PD(44·사진)가 새 스포츠 예능 소재로 럭비를 선택했을 때, 주변에선 물음표가 쏟아졌다. ‘도시어부’, ‘강철부대’, ‘최강야구’ 등 새로운 영역의 예능을 개척한 장PD라 해도, ‘럭비 불모지’ 한국에서 럭비 예능을 하는 건 무리수라는 우려였다.
럭비는 야구처럼 프로 리그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낚시처럼 대중에게 익숙한 취미도 아니다. 하지만 장PD는 마음에 꽂힌 건 무조건 해내야 직성이 풀리는 부산 사나이다. 놀라운 추진력으로 넷플릭스와 손잡고 스포츠 서바이벌 예능 ‘최강럭비: 죽거나 승리하거나’(이하 ‘최강럭비’)를 만들었다.
넷플릭스 ‘최강럭비’는 지난 10일 1~4화를 공개했다. 14화(내년 1월 7일)까지 매주 화요일 새 에피소드를 만날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 현대글로비스, 포스코이앤씨, OK 읏맨 럭비단, 국군체육부대, 고려대, 연세대 등 총 7팀이 서바이벌 경기를 치른다. 우승팀에겐 상금 3억원과 금 트로피를 수여한다. 윤도현이 음악감독으로 나섰고, 중계는 ‘최강야구’의 정용검 캐스터와 국내 유일의 국제 심판인 서인수 해설위원이 맡았다.

5일 서울 용산의 한 극장에서 만난 장PD는 “럭비를 주인공으로 진한 감동을 줄 준비가 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의 마음에 럭비가 들어온 건 작년 초. ‘최강야구’ 시즌1을 마무리한 후 홀로 떠난 일본 삿포로 여행에서 “설원에서 남자들이 목숨 걸고 싸우는 전쟁 같은 장면을 찍으면 멋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그런 스포츠로 럭비가 떠올랐다. 귀국하자마자 국내 럭비를 직관하며 확신을 가진 그는 “우승상금도 없는데, 온몸을 던져 경기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뭉클함도 느꼈다”고 했다.
“앞서 성공한 예능 주제인 낚시, 군대, 야구도 처음엔 주변에서 만류했다. 이런저런 상황을 다 따지면 아무것도 못 한다”면서 “나만의 길로 전진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면 사람들은 ‘되는구나’라고 인정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꽂히면 돌진하는 장PD의 연출 스타일은 럭비와 닮았다. 럭비는 정규시간 80분 동안 멈추지 않는다. ‘최강럭비’에서도 머리에 피가 나고, 뼈가 부러질 정도의 충격을 받으면서도 선수들은 팀을 위해 달린다.
원초적인 스포츠에 담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은 1997년 펴낸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몸을 던져서라도 난관을 돌파하는 럭비 정신으로 현재의 정신적 패배주의를 극복하는 일”이라고 적었다.
이건희 회장의 럭비정신을 담아내기 위해 장PD는 예능이지만 다큐멘터리처럼 ‘최강럭비’를 연출했다. “나이가 들면서 정면승부를 피하는 순간들이 많아지지만, 결국은 전진해야만 발전할 수 있다. 가만히 있다간 뒤로 밀리는 게 인생”이라며 “럭비도 살기 위해 전진하는 스포츠다. 럭비 선수들의 열정에 울컥한 순간이 많았다”고 말했다.
촬영은 올해 4월 열린 ‘코리아 슈퍼럭비리그’에 앞서 한 달 가량 진행됐다. 장PD는 촬영 전 9개월 간 럭비 중계 연구에 매달렸다. “총 30명의 선수가 뛰는 모습을 다각도로 담아내야 경기 몰입도가 올라간다”면서 카메라 40대를 투입하고 거치 카메라 100대를 더해 총 140대를 동원했다.
80대의 카메라로 찍는 ‘최강야구’보다 제작비가 더 들었다고 한다. 또 선수 200여명에게 부착할 개별 초소형 마이크를 제작했다. 그는 “뼈와 살이 부딪히는 충격적인 소리를 시청자들도 느끼길 바랐다”고 밝혔다. 편집엔 8개월 간 공을 들였다. 장PD는 “연출작을 한편 당 20번 넘게 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혼신을 다해 ‘최강럭비’를 연출한 건 럭비의 부흥을 위해서가 아니다. 그는 “럭비 부흥은 대한럭비협회가 할 일이고, 나는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만들어 보여주는 사람이다. 시즌2에선 한층 업그레이드된 서바이벌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야구, 럭비에 이어 ‘최강’으로 이어지는 스포츠 3부작 계획도 밝혔다. 장PD는 “마음에 꽂힌 무언가 나타난다면 ‘최강럭비’처럼 돌진할 것”이라고 했다.
“스포츠 예능만 하고 있지만, 의외로 감수성이 풍부하다. 다큐멘터리처럼 인간을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는 연애 예능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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