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캠프 활동' 건진법사 체포…"공천 받게 돕겠다" 억대 받은 혐의

이영근 2024. 12. 1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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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현 대통령)가 선거대책본부의 네트워크본부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성배씨(노란색 원)가 관계자들에게 윤 대통령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은 17일 오전 이른바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 전성배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전씨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전씨는 지난 2018년 6월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경북 영천시장 후보자에게서 “공천을 받도록 도와주겠다”며 억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코인 사기 혐의 수사 과정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살펴보던 중 혐의점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배우 배용준씨의 투자 참여 사실을 앞세워 이른바 ‘욘사마 코인’으로 불렸던 스캠 코인(사기 목적 가상화폐)을 수사하던 과정에서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검찰은 지난 2020년 2~3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된 퀸비코인이 2021년 7월 상장폐지되는 과정에 시세조종, 횡령 등 혐의가 있었던 걸로 보고 개발업체·암호화폐 재단 운영자 A씨(45)와 대표 B씨(40) 등을 사기, 업무 방해 등 혐의로 지난 7월 구속 기소했다. A씨는 검찰에서 자신이 “건진법사에 건너간 공천 청탁 자금을 후보자와 함께 마련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날 전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도 함께 진행했다. 검찰은 전씨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전씨는 검찰 조사에서 “공천에 실패한 뒤 받았던 돈을 돌려줬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지난 2022년 1월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였던 윤 대통령의 팔과 어깨를 두드리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알려진 인물이다. 당시 전씨가 대선 캠프의 ‘네트워크본부’에서 고문 직함으로 활동하고, 김건희 여사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의 고문 명함도 받았다는 정황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졌다.

전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고, 일정‧인사 등 이권에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무속 비선’ 논란이 일었다. 김의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씨가 지난 2018년 9월 9일 충주시 중앙탑에서 열린 ‘2018 수륙대재’ 행사를 주관했다며 “소의 가죽을 벗겨 전시한 무속에 가까운 행사에 윤석열·김건희란 이름이 적힌 등이 달려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전씨가 주관한 행사가 아니고 윤석열 (당시) 후보 부부도 등값을 내거나 그 어떤 형태로든 행사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전씨에 대해서 “스님으로 알고 있고 ‘법사’라고 들었다”며 “(캠프에서) 직책을 전혀 맡고 있지 않다”고 했다. 코바나컨텐츠 활동 이력에 대해서도 김 여사 측은 “명함을 준 건 맞지만, 실제 활동하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윤 대통령 대선 캠프는 네트워크본부 해산을 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전씨의 가족이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과시하고 다녀 대통령실에서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3월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전씨의 가족을 찾아가 구두 경고했다”고 밝혔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측은 “공직기강비서관실은 공직자 비위 행위를 감찰하는 곳이기 때문에 건진법사 같은 민간인 조사를 할 수 없다”며 “특별감찰관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영근·손성배 기자 lee.youngk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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