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이 더 기대되는 '국유박' 박성한
의미있는 2024년이 끝났다. 하지만 더 나은 2025년을 기대한다. 국가대표로 발돋움한 SSG 랜더스 유격수 박성한(26) 이야기다.
2024시즌은 프로 8년차 박성한에게 의미있는 해였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3할대 타율(0.301)과 두자릿수 홈런(10개)을 동시에 달성했기 때문이다. 2021시즌에도 타율 0.302를 기록했지만, 홈런은 1개에 그쳤다.
안타와 홈런만 늘어난 게 아니다. 출루율(0.380)과 장타율(0.411)도 상승했다. 박성한은 그동안 강한 어깨가 돋보이는 '수비가 좋은 선수'란 인상이 강했다. 하지만 이제는 공을 잘 보고, 멀리 치는 '좋은 타자'로 성장했다.
찬스에서 흔들리지 않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박성한은 프리미어12에서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선 5-6으로 뒤지던 2사 2, 3루에서 2타점 3루타를 때려 역전승의 주역이 됐다. 메이저리그 통산 464홈런을 친 레전드 넬슨 크루즈의 칭찬도 받았다. 도미니카공화국 대표팀 스태프로 참여한 크루즈는 "한국 유격수가 좋았다"며 호평했다. SSG 팬들은 '국유박(국가대표 유격수 박성한)'이란 별명까지 만들었다.
올해 은퇴한 추신수가 차기 주장감으로 박성한과 최지훈을 꼽을 만큼 팀내 입지도 커졌다. 박성한은 "저라는 선수를 팬들이 조금이라도 더 알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만족한다기보다는 기분이 좋았다는 말로 표현하고 싶다. 더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시상식장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골든글러브 유격수 부문에서 수상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KIA 타이거즈 박찬호(154표)에 36표 뒤져 2위에 올랐다. 전체적인 기록상으로는 박성한이 우세했지만 우승에 기여한 박찬호에게 트로피가 돌아갔다.
박성한은 "시상자께서 'KIA'라고 하시는 순간 팬들과 SSG 식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내가 부족했다. 상을 받진 못했지만, 내년 수상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어린 선수 중에서도 좋은 선수가 많으니 항상 도전하고 쉼 없이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프리미어까지 2년 연속 국가대표로 뽑혔다. 202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28년 LA 올림픽에서도 김하성(29)과 함께 대표팀 내야를 이끌어주리라는 기대를 받는다. 하지만 박성한은 몸을 낮췄다. 그는 "이번에 대표팀에 갔지만 다음에 또 뽑힌다는 보장이 없다. 안주하지 않고 준비를 더 잘해서 더 높은 곳을 향해 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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