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컬링 영웅 '안경 선배' 팀... 접전 끝에 석패
[박장식 기자]
▲ '안경선배'가 돌아왔다. 14일 열린 2024-2025 컬링 슈퍼리그 3주차 경기에 출전한 강릉시청 '팀 킴'의 (왼쪽부터) 김은정·김초희 선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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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의정부컬링경기장에서 열린 강릉시청과 춘천시청의 경기. '안경 선배' 김은정 스킵이 "한국 여자 팀들의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고 할 정도로, 5년 전과는 선수들의 위치가 많이 달라졌다. 강릉시청 '팀 킴'은 세계 투어 랭킹 6위를, 춘천시청 '팀 하'는 같은 랭킹 9위를 달릴 정도로 세계적인 팀으로 올라섰다.
이미 지난 그랜드슬램 내셔널 8강에서 만나 강릉시청이 승리를 거뒀기에, '리벤지 매치'로 펼쳐지는 이날 경기도 팽팽한 싸움이 이어졌다.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5대 4로 춘천시청이 승리, 리그 세 경기 만에 첫 승을 극적으로 신고했다.
치열한 두뇌 싸움 끝... 춘천시청, 대역전으로 '리그 첫 승'
'팀 킴'이 펼치는 5년 만의 복귀전인 만큼 특히 주목되었던 이날 경기. 첫 엔드와 두 번째 엔드는 '아이스 탐색'으로 시작되었다. 후공권을 쥐고 경기를 시작한 춘천시청(하승연·김혜린·양태이·김수진·박서진)은 1엔드와 2엔드를 블랭크 엔드로 넘기며 경기를 시작했다.
이어 3엔드에는 강릉시청(김은정·김경애·김초희·김선영·김영미)이 더블 테이크 아웃이 어려운 위치에 스톤을 놓으면서 춘천시청이 1점을 가져갔다.
▲ 14일 의정부컬링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컬링 슈퍼리그 3주차 경기에서 춘천시청의 (왼쪽부터) 양태이·김혜린·김수진 선수가 숨을 고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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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엔드와 8엔드 한 점씩을 나눠가진 양팀은 승부를 보지 못하고 엑스트라 엔드로 넘어갔다. 춘천시청은 마지막까지 하승연이 상대의 백 가드 스톤 앞에 자신의 스톤을 밀어넣으며 스틸 기회를 잡으려 애썼다. 강릉시청도 마지막 스톤에서 버튼 드로우를 시작했지만, 웨이트가 약하며 1번 스톤을 차지하는 데 실패했다.
명승부 끝에 5대 4로 춘천시청이 강릉시청을 꺾으며 첫 승을 신고했다. 투어 이후 복귀한 강릉시청은 15일 저녁 열릴 경기도청과의 경기에서 첫 승리를 노려야 했다.
한편 여자 국가대표 팀인 경기도청 '5G'(스킵 김은지)는 14일 열린 의성군청(스킵 김수현)과의 경기에서 8대 2로 승리, 투어가 끝난 후 귀국해 첫 경기에 나선 의성군청을 대파했다. 경기도청은 세 경기 동안 무패행진을 달리며 1위 자리를 지켰다.
"실력 올라온 만큼 재밌게", "3패 하면 어쩌나 걱정했죠"
다시 시작한 리그 첫 경기. 강릉시청 김은정 스킵은 "예전에 경기를 열심히 하다가, 갑자기 코로나19 때문에 중단되어서 아쉬웠다"며, "그러다 5년 만에 다시 리그를 하게 되어서 많이 설레고 재밌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두 달 가량의 투어를 마치고 돌아온 '팀 킴' 선수들이었다. 김은정 스킵은 이어 "캐나다는 항상 가면 오랫동안 있었어서 힘들거나 하지는 않다"며, "최대한 이번 투어에서 우리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했는데, 작전이나 샷 감각이 많이 올라온 것 같아서 뜻 깊은 기간이었다"라고 돌아봤다.
▲ 14일 의정부컬링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컬링 슈퍼리그 3주차 경기에서 춘천시청 하승연 스킵(왼쪽)과 강릉시청 김은정 스킵(오른쪽)이 각자의 전략을 짜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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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청도 리그가 쉬었던 5년 동안의 성장세가 눈에 띄는 팀. 선수들은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지만 '리틀 팀 킴'이라는 별명이 붙곤 했던 춘천시청은 이제 세계 랭킹 10위 안에 드는 '팀 하'로서 한국 여자 컬링 전성기의 한 축에 서 있다. 당장 강릉시청 '팀 킴'과의 앞선 경기도 그랜드슬램 8강전이었을 정도.
양태이 선수는 "벌써 그 때가 5년 전이냐"라고 반문하면서도, "새롭게 리빌딩도 되는 과정에서 우리가 조금씩 성장하고 있나 하는 의심도 했었는데, 팀 랭킹도, 실력도 조금씩 잘 성장한 것 같아서 기분 좋다."고 말했다. 그러며 양태이 선수는 "사실 '리틀 팀 킴'이라고 기억하기에는 이젠 너무 나이도 들었다"며 재치 있게 말했다.
컬링 슈퍼리그는 17일까지 3주차 경기를 치른다. 여자 컬링 간판 '팀 킴'이 합류한 가운데, 본격적으로 치열해지는 순위 싸움 역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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