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국정과 정치 정상화하는 계기 돼야

2024. 12. 15.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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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민주적이고 시대착오적인 계엄 사태를 국민과 국회가 단죄했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는 14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찬성 204표로 가결 정족수(재적 3분의 2·200석)를 넘겨 통과시켰다.

국회 탄핵안 통과로 헌법에 따라 윤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됐고 국군통수권과 외교권 등 대통령 권한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행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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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건한 ‘민주주의 회복력’ 보여줘
여야 극한 대립 끝내고 협치 필요
위기 극복해 재도약 발판 삼아야

반민주적이고 시대착오적인 계엄 사태를 국민과 국회가 단죄했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는 14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찬성 204표로 가결 정족수(재적 3분의 2·200석)를 넘겨 통과시켰다. 계엄 선포 11일 만이자 의결 정족수 미달로 첫 번째 탄핵안 통과가 무산된 지 1주일 만이다. 특히 탄핵안은 야당뿐 아니라 10명 이상의 여당 의원들도 찬성했다. 국회 탄핵안 통과로 헌법에 따라 윤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됐고 국군통수권과 외교권 등 대통령 권한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행하게 됐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 2016년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탄핵소추는 윤 대통령이 자초한 것이다. 그 어떤 명분도 없이 돌연 계엄을 선포하고 군인들을 투입해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키려 했다. 탄핵안에는 “윤 대통령이 정부와 군대, 경찰을 동원해 국회의원 체포를 시도하는 등 내란죄를 저질렀다”고 적시됐다. 실제 총을 든 군인들이 의원들을 끌어내려고 창문을 깨며 국회에 난입하는 장면을 전 세계가 지켜봤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12일 대국민담화에서 “계엄은 나라를 살리려는 비상조치였으며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행위”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의 그런 궤변과 변명이 탄핵안 가결을 더욱 재촉한 셈이다.

탄핵안 가결은 대한민국이 당분간 매우 불확실한 국면으로 진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길게는 6개월이 걸릴지 모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기간에 국정이 표류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특히 대통령 궐위로 한층 불안해진 경제와 허술해진 안보 분야에서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러려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한 내각이 비상한 각오로 국정에 임해야 한다. 자칫 권력 누수기에 흐트러지기 쉬운 공직 기강도 다잡아야 한다.

정치권은 탄핵 의결 뒤 한국 정치가 안정을 되찾았다는 시그널을 대내외에 보여줘야 한다. 특히 협치를 통해 어려움에 처한 국정을 든든히 뒷받침해줘야 한다. 헌재도 합법적 절차를 지키되, 국정 혼란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대한 이른 시일에 탄핵심판 결정을 내려주기 바란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를 계기로 지난 2년 반 동안 민심을 거슬러온 잘못된 국정 운영과 대립만 일삼은 정치를 바로잡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윤 대통령 집권 이후 독선적인 국정 운영이 일상화됐고, 여당은 이를 되돌리기는커녕 무기력하게 수용하기에 급급했다. 이에 야당은 수적 우위만 앞세운 입법 독주와 탄핵 정치로 맞서면서 국정도 정치도 꽉 막혀버렸다. 윤 대통령 탄핵안 통과가 곧 야당의 승리가 아닌 이유다. 오히려 대한민국 정치가 총체적으로 실패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정부와 여야는 이제부터라도 이런 극단적인 대립 정치를 끝내고 상생의 정치로 전환해야 한다. 그게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국민의 명령이자 시대적 사명이다.

우리는 시련이 있을 때마다 끝내 극복하고 어려운 상황을 반전시켜 국가발전의 동력으로 삼은 경험을 갖고 있다. 국회가 지난주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하고 이날 탄핵안을 통과시켜 위기에 처했던 민주주의를 제도적으로 회복하는 역량을 보여줬다. 이제 탄핵 이후의 국정 공백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모든 주체가 합심해 계엄과 탄핵의 아픔을 딛고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때 세계인들이 한국의 저력에 또 한번 박수를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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