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만에 대학축구 회장 교체 도전하는 박한동 후보 "밑바닥까지 떨어진 대학축구 일으키겠다, 승강제 참가 구상"

윤효용 기자 2024. 12. 1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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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동 한국대학축구연맹 회장 후보자. 윤효용 기자

[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박한동 한국대학축구연맹 회장 후보자가 22년 동안 이어진 변석화 회장의 장기 집권을 끊고, 대학축구의 부활을 이끌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대학축구연맹은 오는 20일 새로운 회장 선거를 진행한다. 지난 6일까지 후보자 등록 기간을 마쳤고, 9일부터 19일까지 선거 운동을 실시할 예정이다. 추첨 결과 박한동 후보가 기호 1번, 현 대학연맹 회장인 변석화 후보가 기호 2번으로 정해졌다. 


대학축구연맹 회장 선거가 실시되는 건 22년 만에 처음이다. 2002년 변석화 회장 취임 후 회장직에 도전하는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변 회장이 재신임 되는 일이 20년 넘게 이어졌다. 수장이 바뀌지 않다보니 자연스럽게 대학축구는 도태됐고, 선수들의 경쟁력도 떨어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박한동 모에즈코리아 대표가 무너져가는 대학축구를 살려보겠다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강원도 삼척 출신인 박 후보자는 강릉상고(현. 강릉제일고)를 거쳐 명지대에 입학하며 대학선수로 활약했다. 1990년대 중반에는 안정환 등과 함께 청소년 국가대표로 활약한 바 있다. 현재는 축구인 출신 기업가로서 축구계에 대한 여전한 애정과 관심을 이어오고 있다. 


박 후보자는 ▲피폐해진 대학축구 제도의 조속한 정상화 ▲대학축구 선수의 취업률 획기적 제고 ▲대학축구 지도자 지원 프로그램 ▲대학축구를 세계적 수준으로 상시 전력화 ▲대학축구연맹 마케팅 및 홍보 역량 강화 등 구체적이고 신선한 공략들을 제시하며 대학축구를 되살리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또한 대학축구의 침체를 불러온 U22룰 해결과 투명한 운영, 자립을 위해 직접 발로 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하 박한동 후보자와 일문일답.


-출마 계기


다들 어떻게 출마를 했냐고 물어보면서 '용기 냈다'고 하신다. 한 분이 22년 동안 장기 집권을 했는데, 누구 하나 나서지 않았다. 대학축구의 미래를 만들어보려고 출마 당일날 결심을 해서 출마를 하게 됐다. 저는 스무살 때부터 대학축구선수였는데, 그 때와 지금이 하나도 바뀐 게 없다. 청소년 대표팀이나 대학 시합에 나가면 관심이라는 게 있었다. 그 때의 호응과 관심이 100이라고 하면, 지금은 10, 20밖에 안 되는 것 같다.


-현 체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투명성 있게 운영을 못하고, 홍보도 안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회장님이 지도자도 아니신데 매번 운동장에 나오신다. 그건 제가 보기에 부담감도 많이 간다. 선수들과 지도자를 위해서 대학연맹이 존재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예전같이 대학 스타들이 나오지도 않는 것도 문제 같다.


스타를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다. 그래야지 '대학교를 가면 프로까지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대학에 온 선수들은 '우린 끝난 거야, 프로도 못 가'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대학에 와도 굉장한 메리트가 있다는 걸 어필해주는 게 좋지 않을까. 예를 들면 선수들이 대회를 끝낸 뒤 1년 동안 골든 에이지도 만들고, 해외 프로팀과 매칭해서 경기를 하는 것이다. 손흥민 등 여러 선수들도 해외팀과 경기하다가 발탁됐다. 이런 경우가 굉장히 많다. 저도 대학교 때 외국 나가서 경기를 했을 대 굉장한 시너지가 됐다. 고등학생들이 대학을 와도 취업을 잘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게 해주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


-요즘에는 대학에 오면 동기부여가 떨어지는 선수들도 많은데.


대학에 오면 졸업을 안 하고 1, 2년 하다가 프로에 진출하면 되니까 대학에 대한 인식이 크지 않다. 저는 강릉상고를 나와 명지대에 진학했는데, 그때는 대학에 스타들이 있었다. (안)정환이가 제 친구이고, 이정효 감독, 박성배 감독도 동기다. 청소년 대표팀 멤버들이다. 그 친구들은 대학무대에서 주름을 잡고 프로로 가서 다 성공했다. 그런 모티브를 만들어주면 좋지 않을까 싶다. 


-선수들을 잘 키우기 위한 프로그램 계획은?


경쟁이다. 대학에 와서 선수들이 자신의 커리어를 보여주고 취업을 해야 한다. 그래서 저는 대학에 1년 동안의 전임 지도자를 만들고 싶다. 협회처럼 대학 선수들을 한 지도자가 다 보는 것이다. 지금은 덴소컵(대학 한일정기전)을 하면 누군가를 감독에 앉히고 선수들을 뽑아달라고 부탁한다. 그것보다는 전임 지도자를 뽑아서 대학 전체 경기나 리그를 보러 다니면서 체크를 하는 게 좋다고 본다. 여유가 있을 때 선수들을 소집해서 골든 에이지처럼 만들고 싶다. 그러면서 덴소컵도 준비를 하면 된다. 대학 월드컵 같은 대회 출전도 활성화 시켜야 한다. 거기에 들어오려고 선수들이 엄청 노력할 수도 있다. 전임지도자라는 시스템이 대한축구협회에 있으니까 제 생각에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


-경쟁에서 밀려나는 선수들을 위한 계획은?


트라이아웃 제도를 만들 수 있다. K3, K4 관계자들이나 지도자들을 불러서 트라이아웃을 열어주는 것이다. 자기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을 만들 수 있다.


-대학축구 침체를 불러온 U22룰에 대한 생각은?


처음에는 U22룰이 23세부터 시작했다. 지도자들은 대학축구연맹에서 목소리를 내주길 바란다. 입장 차이가 있는 것인데, 한 번도 소리를 낸 적이 없다. 연맹에서 대변도 해주고 서로 공감하고, 대책을 같이 고민하면 좋은데, 그런 것들이 아예 단절되어 버렸다. 대학선수들이 죽는 이유 중 가장 첫 번째가 U22룰이다. 대학선수들이 자기는 이제 축구에서 높은 곳에 못 간다는 이미지가 거기서부터 생겨버린다. 결국 소통이 제일 중요한 거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U22룰은 프로축구연맹에서 정해진 룰이다. 그분들과 상의를 해서 풀어야 하는데, 그런 소리를 한 번도 내준 적이 없다. 같이 목소리를 내주고 고민해주는 게 회장으로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축구를 많이 알려야 한다고 했다. 홍보 마케팅은 어떻게 강화할 계획인가.


지금도 홍보를 안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들 공유할 수 있도록 빨리 업데이트가 돼야 한다. 선수들의 정보를 요새 다 핸드폰으로 본다. 인터넷과 SNS로 선수의 플레이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다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서 그 안에서 모든 걸 볼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플랫폼에 광고를 받아서 홍보 마케팅 운영비를 축적할 수도 있다. 프로에서 보고 싶다고 하면 가입을 시키고 홍보비를 받아오는 것도 할 수 있다. K1부터 K4까지 돌면서 요청을 하는 것이다. 그런게 회장의 일이다.


-미디어데이 등 여러 행사도 계획하고 있는데


지금 대학시합을 한다고 하면 지도자들을 불러서 만찬을 한다. 그것보다는 대학교 감독, 주장들이 나와서 미디어 데이를 하는 게 낫다. U리그 개막할 때도 다들 나오는 미디어데이를 만들려 한다. 권역별 미디어 데이에서 출사표를 던지고, 모든 콘텐츠가 거기서 나오게끔 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면 선수들도 연맹이 바뀌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한 번 해보고 싶은 도전정신이 생길 수 있다. 또, 대학도 K5 정도 들어가서 향후 승강제에 참가할 수 있게 하고 싶다. 그래야 값어치가 올라가고, 선수가 잘하면 이적료를 받고 팔린다. 지금 대학 문화는 아예 다른 축구와 단절된 상태다. 각 대학교가 있다보니 조금 힘들 수 있지만 시도를 한 번 해보는 것이다. 대한축구협회가 원하는 게 그런 승강제인데, 대학교도 어느 위치에 들어가서 하면 시너지가 날 수 있다.


-예산 문제에 부딪힐 수 있는데, 해결책은?


예산은 정말 쓸 수 있는 곳에 써야 한다. 엄한데 쓰지 않아야 한다. 연맹에서 각 학교에 매년 축구공과 파카를 보낸다고 지도자들을 통해 들었다. 그런 돈을 더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 전임 지도자를 쓰고, 훈련할 때 지원해주는 게 최고다. 축구공은 이미 학교에서 다 사는 건데, 의미가 없다. 거기에 20년 동안 쓴 돈이 얼마나 많겠나. 기업을 운영하기에 그런 곳에 소비된 금액적인 부분을 유추할 수 있다. 지금까지 20년 동안 문제 없이 왔으니 운영은 잘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도자와 선수에게 썼으면 더 대학축구가 발전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굉장히 컸다. 그래서 출마하게 됐고 한국축구의 미래를 다시 한 번 밝히고 싶다.


-기업 운영과 연맹 운영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 것 같나.


차이를 둬야 한다. 저도 그런 고민을 많이 했다. 또다시 브랜드 대표하는 사람이 출마한다고 인식이 돼 있을까봐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회사와 분리해서 운영할 자신이 섰기에 결심을 한 거다. 지금 대학축구연맹리그 공이 험멜인데, 저는 공개 입찰을 받을 생각이다. 우리 쪽 더 유리한 지원금을 줄 수 있는 곳과 2년 계약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예산을 마련해 운영비에 쓸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저희 것만 한다고 해서 잘 되지 않는다. 길을 열어주고 싶다. 저는 밑에서부터 이 기업을 만들었다. 지도자와 선수들, 모든 분들한테 받아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그걸 이제 돌려드리고 싶다. 제가 한 것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 잘 융합해서 운영을 하고 싶다.


-회장이 된다면 최종 목표가 궁금하다


최종 목표는 밑바닥으로 떨어진 대학축구를 끌어올려서 사람들 인식을 바꾸고 싶다.  목표를 크게 갖고 있다. 열심히 해서 축구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


사진= 풋볼리스트, 박한동 대학축구연맹 후보자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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