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폭발' 대학생 5천명 "윤석열 탄핵 '광란의 춤' 얼마든지 춰주마"
[소중한, 유성호 기자]
▲ 전국 대학생 총궐기 집회가 13일 오후 6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일대에서 진행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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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입을 틀어막고 팔다리를 붙잡아 강제로 퇴장시킨 그 폭력의 씨앗은 10개월 만에 전 국민의 기본권을 위반한 계엄령이란 형태로 이어졌습니다." - 윤서진 카이스트 총학생회장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할 '광란의 춤'이라면 얼마든지 출 수 있습니다." -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
"서울은 확실히 부산보다 춥네요. 그러나 지난 비상계엄 당시 총칼의 차가움을 잊을 수 없습니다." - 이창준 부산대 총학생회장
전국에서 모인 대학생 5000여 명이 12.3 윤석열 내란 사태 후 맞는 두 번째 금요일이자, 국회의 두 번째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둔 13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일대에 모여 "윤석열 퇴진", "불법계엄 규탄", "민주주의 수호", "책임주체 엄벌", "헌정질서 회복" 등을 외쳤다. 이들이 모인 신촌은 1987년 고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에 맞아 숨지는 등 6월항쟁을 상징하는 장소다.
▲ 대학생들이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불법계엄 규탄 및 퇴진 요구를 위한 전국 대학생 총궐기 집회'에 참석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계엄 관계자들의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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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대학생 총궐기 집회가 13일 오후 6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일대에서 진행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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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우리는 대학에서 학문을 탐구하고 정의를 추구하는 미래세대로서 이번 사태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라며 아래와 같은 요구안을 내놓았다.
하나. 반헌법적이고 비민주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
하나.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한 윤석열 대통령과 계엄 관계자들을 엄벌하라.
하나. 모든 정치인은 국민이 위임한 민주적 권력을 헌정 질서 회복과 정국 안정화를 위해 올바르게 사용하라.
부산에서 온 학생 "서울 춥다, 계엄 총칼 더 춥다"
'입틀막' 카이스트 "과학기술 배움터 지킬 것"
▲ 대학생들이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불법계엄 규탄 및 퇴진 요구를 위한 전국 대학생 총궐기 집회'에 참석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계엄 관계자들의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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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대학생 총궐기 집회가 13일 오후 6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일대에서 진행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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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서 상지대 총학생회장이 "오늘 집회가 있다는 소식에 원주에서 달려왔다"고, 이창준 부산대 총학생회장이 "서울은 확실히 부산보다 춥다"고 말하자 박수와 환호가 쏟아지기도 했다.
임 회장은 "대한민국은 과거 독재와 억압의 역사를 거쳤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그 교훈을 철저히 배반한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민주적 미래는 우리가 함께 싸워 지켜야 할 소중한 유산이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민주적 미래를 위해 함께 싸우겠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시험기간임에도 자유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추운 날씨에 거리에 나선 대학생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우리 부산대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하러 여기 서울에까지 왔다"라며 "(윤 대통령이) 국민을 위하는 대통령이 맞는지, 21세기 현존하는 대통령이 맞는지, 나아가 그가 과연 대통령직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있을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어떤 외압에도 굴복하지 않고 자유대한민국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투쟁할 것을 엄중히 천명한다"라고 강조했다.
▲ 전국 대학생 총궐기 집회 “윤석열은 퇴진하라” ⓒ 유성호 |
▲ 전국 대학생 총궐기 집회가 13일 오후 6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일대에서 진행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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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번 폭거는 진보·보수 같은 정치적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헌법과 법치주의라는 우리 사회의 근본적 가치를 해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오늘 이 자리는) 헌법적 가치를 회복하고 자유와 정의를 다시 회복하기 위한 희망의 불씨다. 불씨가 모여 불길이 되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뜨거운 힘이 될 것이다. 침묵하지 말고 끝까지 함께 외치자"라고 외쳤다.
윤상화 서울교육대학교 총학생회장은 "이태원 참사, 채상병 사망사건 등 희생되는 청년들은 있었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다. 이번 비상계엄 선포로 민주주의마저 무너졌다"라며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에서 아이들은 꿈을 꿀 수 없다. 그리고 우리는 아이들에게 꿈을 가지라고 말할 수조차 없다. 우리 예비교사들은 위헌적 비상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이 임기를 다 채우는 걸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오창화 한국외대 총학생회장도 "세계 각국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의심하고 있다. 우리의 외침을 막는 이들은 우리의 입이 아닌 세계로의 길을 막는 것"이라며 "한국외대는 19개 언어로 시국선언을 낭독했다. 우리의 언어는 민주주의의 불꽃이 돼 세계 각국에서 영원히 불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전국 대학생 총궐기 집회가 13일 오후 6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일대에서 진행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로 분장한 학생이 현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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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내 응원봉이 제일 잘 나가" 촛불들의 응원봉 겨루기 ⓒ 소중한 |
신촌에 위치한 연세대의 함형진 총학생회장은 "추운 날 서울 각지, 그리고 지방에서 이곳 신촌까지 오느라 고생하신 우리 스스로를 격려하며 박수를 보내자"라며 "이번 사안은 옳고 그름의 문제다. 이번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를 그만둬 주길 간곡히 호소한다. 우리 학생들은 모든 시민과 함께 평화적 저항을 이어가며 하루빨리 헌법질서가 회복되길 간절히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역시 인근 이화여대의 박서림 총학생회장도 "대학생들은 항상 역사 속에서 변화를 만들어 왔다. 2024년 오늘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참석해 구호를외치고 윤석열의 퇴진을 외치면 언젠가 이 역사의 순간들이 역사책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석현 서강대 총학생회장은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지 안흔 국회의원들은 마지막 양심을 갖고 대의민주주의에 임하라"라며 "이 사태를 절대 묵과하지 않고 정상화까지 한 데 모여 힘을 합쳐 뭉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의민주주의를 파괴한 여당 구고히의원들은 책임져라. 대의민주주의를 수호하라"고 외쳤다.
▲ 전국 대학생 총궐기 집회가 13일 오후 6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일대에서 진행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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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3일 밤, 대한민국의 어두운 현대사 속에 남아있던 "비상계엄"이라는 단어가 갑작스레 다시 세상에 드러나 헌정 질서를 뒤흔들었습니다. 비상계엄은 헌법에서 명시하고 있는바,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와 같은 극도로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허용될 수 있는 조치입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이 명시하고 있는 비상계엄의 어떠한 요건도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선포했습니다.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겠다고 선서한 대통령이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사유화하고,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군대를 동원하여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불안감을 조성한 것입니다.
이어진 대통령의 성명에는 진정한 사과도, 어떠한 책임의 통감도 없었습니다. 민주주의를 빼앗길 뻔한 학생과 시민들의 마음속에 피어오른 분노의 불씨는 더욱 커졌으며, 무너진 헌정 질서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 12월 7일 여당 의원 105명이 탄핵에 대한 찬반 의사를 밝히지 않고 본회의장을 이탈함으로써 표결이 무산되었습니다. 그렇기에 2024년 지금의 우리는 1987년 대한민국 곳곳에서 시민 모두가 목소리를 높이며 외쳤던, 민주주의의 소리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자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을 바라보며 신중함을 기하던 대학생과 청년들마저 이제는 대통령에 대한 모든 신뢰와 기대를 거둬들였습니다. 불안정한 정국 속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두려움과 불안감에 빠져 있습니다. 대통령이 선포한 불법 계엄은 우리의 평화로운 일상을 앗아갔고, 이에 분노한 민심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무섭게 소용돌이치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 날씨에도 우리의 친구들, 부모님들, 이웃들, 어르신들이 다시 한번 거리로 나가는 이유는 독재와 폭력이 아닌 자유와 민주주의로 국정이 운영되는 나라를 꿈꾸기 때문입니다.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그 누구도 뺏을 수 없다는 것을 확인시키기 위해서입니다.
나라를 분열시키고자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과 계엄 관련자들을 조속히 퇴진시키고 그에 대한 책임을 명백하게 물어야 합니다. 대통령의 불법 계엄 선포 이후 대한민국은 혼란 속에 빠졌습니다. 조국의 독립과 민주화를 위해, 생존과 번영을 위해 헌신한 우리의 선열과 선배들의 노력이 짓밟혔습니다. 적대감과 분노만이 만연해진 한국 사회 속에서 현실과 괴리되어 버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우리의 선배들이 그리하였듯이 다시 한번 목소리를 내고자 합니다. 우리는 대학에서 학문을 탐구하고 정의를 추구하는 미래세대로서 이번 사태를 절대 좌시하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과 계엄 관련자들의 책임을 계속해서 요구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전국의 모든 대학생 시민 여러분, 우리는 다시 거리로 나왔습니다. 이번 사태는 특정 세대와 이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민주주의는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성취한 것입니다.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다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에 우리는 학생으로서, 또 한 명의 시민으로서 모든 시민과 뜻을 함께해 평화적 저항을 이어갈 것을 결의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하나. 반헌법적이고 비민주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
하나.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한 윤석열 대통령과 계엄 관계자들을 엄벌하라.
하나. 모든 정치인은 국민이 위임한 민주적 권력을 헌정 질서 회복과 정국 안정화를 위해 올바르게 사용하라.
2024년 12월 13일
경인교육대학교 총학생회,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총학생회,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계원예술대학교 총학생회,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광주과학기술원 (GIST) 학부 총학생회, 광주교육대학교 총학생회,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총학생회,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 총학생회, 대구경북과학기술원 (DGIST) 학부 총학생회 전학대회, 덕성여자대학교 총학생회,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동덕여자대학교 총학생회, 부산대학교 총학생회, 배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 상명대학교 서울캠퍼스 중앙운영위원회, 상지대학교 총학생회, 서강대학교 총학생회, 서울교육대학교 총학생회,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서울시립대학교 총학생회, 서울여자간호대학교 총학생회, 서울여자대학교 비상대책위원회, 성균관대학교 총학생회, 성신여자대학교 총학생회, 숙명여자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총학생회,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총학생회, 울산과학기술원 (UNIST) 학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이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 전남대학교 총학생회, 전주교육대학교 총학생회, 제주대 교육대학 총학생회, 진주교육대학교 총학생회, 청주교육대학교 비상대책위원회, 춘천교육대학교 총학생회, 포항공과대학교 (POSTECH) 총학생회, 한국과학기술원 (KAIST) 학부 총학생회, 한국교원대학교 초등교육과 학생회, 한국에너지공과대학 (KENTECH) 학부 총학생회,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 전국 대학생 총궐기 집회가 13일 오후 6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일대에서 진행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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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들이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불법계엄 규탄 및 퇴진 요구를 위한 전국 대학생 총궐기 집회'에 참석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계엄 관계자들의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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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대학생 총궐기 집회 참석한 김동연 “청년들 목소리 내줘서 고마워”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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