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진 동네 카페로 시작해 월매출 6000만원 [대한민국 장사 고수 열전]
서울 구의동에서 원즈커피를 운영하는 김정현 대표(30)의 자기소개다. 그는 2020년 10월,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 시작되기 전 1700만원의 자본으로 카페를 창업했다. 입지는 먹자골목 끝에 위치한 골목 안쪽의 D급지. 보증금 500만원, 월세 48만원에 불과했다. 하루 매출이 2만원 나오는 날도 있었고, 첫 달 매출은 200만원에 그쳤다.
“ ‘이러다 죽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본질은 자신이 있었습니다. 제 커피에 대한 확신도 갖고 있었고, 브랜딩도 잘돼 있었어요. 로스터리 카페 근무 6년 경력에 창업 준비도 1년 이상 했고요. 그런데 제 능력이나 경험과 별개로, 입지가 너무 안 좋았어요. 커피는 누구보다 잘 알았는데 장사는 몰랐던 것 같아요. 그냥 사람이 없더라고요. 세어보니 하루 유동인구가 200명 정도밖에 안 되는 곳이었죠. ‘딱 한 번만 들어오면 무조건 재방문시킨다’라는 일념으로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최선을 다했습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손님에게 돌려줄 정도로 재투자를 계속했죠. 그러자 월매출이 3000만원으로 수직 상승했고 2년 만에 30평 매장으로 확장 이전하게 됐습니다.”
외진 입지의 작은 카페에서 시작한 원즈커피는 현재 월매출이 6000만원에 달한다. 성공 비결을 묻자 그동안 실행했던 마케팅 전략을 줄줄이 읊는다.
“먼저 우리 매장에서 가장 자신 있는 커피와 음료를 맛보실 수 있도록 웰컴 드링크를 제공했고요. 공무원은 25% 할인에 10% 적립, 포장 1000원 할인, 대학생 제휴 할인, 손님 이름과 선호 메뉴 기록, 생일이나 기념일에 작은 서비스 제공, 주변 상인들 할인 쿠폰 제공, 재방문 유도 뽑기 이벤트, 선결제 시 추가 적립, 영수증 리뷰 이벤트 등을 진행했습니다. 매장의 20%를 블로그 체험단으로 채우며 온라인 마케팅도 열심히 했고요.”
기억에 남는 일화 하나. 가게가 작으니 고객과 스몰토크를 자주 했다. 하루는 캐나다에 사는 손님이 한국을 방문해서 가게를 찾았다. 사이폰 커피를 좋아한다는 손님은 매일 카페를 방문했고 그렇게 친해졌다. 결국 그가 결혼할 때 청첩장을 받아 결혼식에도 참석했고, 부모가 된 지금까지 교유하고 있다고.
카페가 폐업률 1위 업종일 만큼 최근 어려움을 겪는 카페 사장이 많아졌다. 김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후배 창업자를 돕기 위해 장사고수 멘토링 플랫폼 ‘창톡’ 등을 통해 컨설팅에 주력하고 있다.
“카페 창업은 잘 배우고 시작하면 정말 재밌는 일이에요. 문제는 잘 준비하지 않고 시작한다는 것이죠. 인생 슬로건이 ‘커피를 통한 새로운 경험을 주는 것’입니다. 앞으로 제 경험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일을 평생 하며 살고 싶습니다.”
[노승욱 객원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8호 (2024.12.11~2024.12.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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