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이 이끈 ‘블프’ 더 커진 ‘사이버 먼데이’ [US REPORT]
연말 쇼핑 시즌에는 크게 두 번의 ‘쇼핑 찬스’가 있다. 매년 11월 네 번째 금요일에 열리는 ‘블랙 프라이데이’는 역사를 자랑하는 최고 쇼핑 대목이다. 새벽부터 백화점 문이 열리기를 기다려 줄을 서다 개점과 함께 환호를 지르며 매장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전통의 블랙 프라이데이 모습을 상징했다.
최근 들어서는 블랙 프라이데이가 있는 주 다음 주 월요일에 열리는 ‘사이버 먼데이’가 더 각광받는다. 2005년 미국 온라인 유통 업체들이 만든 이날은 ‘사이버’라는 단어가 상징하듯 온라인 매장의 대대적 할인 이벤트를 의미한다.
미국 소비 분석 업체 어도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이 올해 12월 2일(현지 시간) 사이버 먼데이에 쓴 돈은 전년 대비 7.3% 늘어난 133억달러(약 19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나왔던 종전 최고 기록 124억달러를 1년 만에 갈아치웠다. 미국 소비자들은 사이버 먼데이 피크타임 2시간 동안 60초당 1580만달러(약 223억원)를 쓴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열린 블랙 프라이데이에서도 온라인 판매의 강력한 흐름이 이어졌다. 어도비애널리틱스 분석에 따르면 블랙 프라이데이 당일 미국 온라인 소비액은 108억달러(약 15조원)를 찍어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추수감사절에서 시작돼 블랙 프라이데이를 거쳐 사이버 먼데이까지 연결되는 소위 ‘사이버 위크’ 기간 동안 온라인 지출은 총 411억달러(약 58조1000억원)로 지난해 380억달러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났다. 모바일로 쉽게 물건을 사는 ‘엄지족’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온라인 매출에서 모바일 쇼핑이 차지한 비중은 57%로 2019년의 33%에 비해 크게 늘었다. SNS 인플루언서들 영향력이 커지며 인플루언서와 제휴한 업체의 온라인 수익 점유율은 지난해 7%에서 올해 20%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스마트폰으로 유명인 SNS를 검색하다 연말 할인까지 받으며 모바일로 구매 버튼을 누르는 게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뜨거운 온라인 소비는 미국 경제를 강력한 성장으로 이끌고 있다. 최근 애틀랜타 연방준비위원회가 내놓은 미국 4분기 GDP 성장 예측치는 3.2%를 찍어 직전 예측치 2.7% 대비 크게 올라갔다. 애틀랜타 연은은 실질 개인소비지출(PCE) 증가율이 종전 3%에서 3.4%로 상향된 점이 성장 예측치를 올린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오프라인 매출 성장은 다소 둔화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마스터카드에 따르면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동안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0.7% 증가에 그쳤다. 리테일넥스트의 트래픽 분석에 따르면 매장 내 방문객 수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 거래 업체 ICSC의 톰 맥기 최고경영자(CEO)는 “블랙 프라이데이는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던 매장이 한 해 수익을 흑자로 돌아설 수 있는 날로 여겨져왔지만 이제는 중요성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비벡 판디아 어도비애널리틱스 수석 분석가는 “소비자들이 모바일 쇼핑에서 채팅봇까지 모든 것에 더 익숙해지면서 연말 세일 행사에서 온라인 성장은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욕 = 홍장원 기자 hong.j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8호 (2024.12.11~2024.12.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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