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2차 계엄 밀실공모" vs 과기정통부 "모른다"(종합)
유상임 "계엄해제 국무회의 연락 전 상황 몰라"
민주당 소속 과방위 위원들은 지난 4일 국회의 계엄해제 의결한 직후 윤석열 대통령이 곧바로 계엄해제 발표를 하지 않은 것은 계엄해제 반대 의견이 있었거나 2차 계엄 모의를 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2차 계엄 모의가 있었다고 의심 받는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그 당시 상황을 모른다고 주장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12·3 비상계엄 현안질의에서 국회 계엄해제 의결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해제를 즉시 발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유 장관에게 따져 물었다.
이날 황 의원이 준비한 자료에 따르면, 국회가 계엄해제를 의결한 오전 1시 1분부터 유 장관이 계엄해제 국무회의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은 오전 2시 30분 사이인 약 한 시간 반 동안 윤 대통령과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은 합동참모본부(합참) 지하 벙커 ‘결심실’에서 회동했다. 또 유 장관이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한 오전 3시 30분부터 계엄해제 국무회의가 열린 오전 4시 27분까지 약 한 시간이 소요됐다. 국무회의는 개최 2분 만인 오전 4시 29분에 종료됐다.
황 의원이 유 장관에게 대통령실에 도착하고 한 시간 후 국무회의가 열린 이유에 대해 묻자 “국무회의를 심의 및 의결하려면 성원이 충족돼야 하는데 (오전 4시 27분 전까지) 미달돼서 기다리는 탓에 지연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황 의원은 국회 계엄해제 의결된 이후부터 유 장관이 대통령으로부터 국무회의 연락을 받기 전까지인 한시간반 동안 제2차 계엄 밀실모의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유 장관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하자 황 의원은 “본인이 도착하지 않은 시간인데 어떻게 확신하냐”며 “누군가가 계엄해제에 반대해서 늦어진 것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국무회의 참석 연락을 받기 전 집에 있었다고 밝힌 유 장관은 “모르는 상황을 질문하고 계신다”고 답변했다.
박민규 민주당 의원은 유 장관이 계엄해제 국무회의에 들어가서 어떤 의견을 냈는지 물었다. 유 장관은 “조속한 (계엄해제) 의결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답했다.
이날 여당 의원들 중 유일하게 참석한 최형두 과방위 간사는 유 장관 등 국무위원들에 계엄사태 책임 추궁이 이어지자 “오늘 현안질의는 국무위원들과 앞으로 계엄사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내란 공범으로 단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여당이 내란에 동조했다는 야당의 비판이 이어지자 최 의원은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밝혔듯 (국회 계엄해제 의결 당시 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한 이유를 알 수 있는) 통신기록이 다 있다”며 “그런 기록들을 확인하지도 않고 내란에 동조했다는 말은 심각한 명예훼손이자 모독”이라고 했다.
이에 박민규 민주당 의원은 “추 전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의 전화를 받으면서 (계엄해제 의결을) 지연시킨 부분이 있다”며 “추 전 대표가 (내란에 동조한) 여러 정황들이 나오고 있다”고 맞받았다.
방송통신위원회를 향한 내란동조 책임 추궁도 이어졌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군 정보기관은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내린 직후인 지난 4일 새벽 방통위와 통화하며 총 세 차례 연락관 파견을 요청했다. 노 의원은 “마지막 전화가 국회 계엄해제 의결 두 시간이 지난 오전 3시 20분경”이라며 “국회 계엄해제에도 불구하고 계엄상태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지적했다.
김영관 방통위 기획조정관은 방통위 소속 비상기획담당 사무관이 세 차례 군 정보기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것은 맞다면서도 노 의원이 누구를 어디로 보내라고 들었는지를 묻자 “연락관을 보내라고 했다는 것만 들었다”고 답변했다.
이날 참고인 출석한 방송인 김어준 씨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된 제보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암살조가 가동됐다는 제보를 받았다”면서 “체포돼 이송 중인 한동훈을 사살하려는 계획과 함께, 조국, 양정철, 김어준 자신 등이 체포 후 호송 중 습격당하거나 북한 군복을 매립해 북한 소행으로 발표하려는 내용도 포함된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제2차 계엄에 따른 통신 차단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유 장관은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 시에도 국민의 기본권리인 통신 서비스 이용을 광범위하게 제한하거나 정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전기통신사업법 85조는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주요 통신을 확보하기 위해 과기정통부 장관이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전기통신업무를 제한하거나 정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이는 통화량 급증, 통신 시설 파괴 등 통신 제한 상황에서 국가 안보, 군사 및 치안 등의 중요 통신을 확보하기 위해 통신 서비스 이용에 우선순위를 규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조항을 통해 국민의 기본 권리인 통신 서비스 이용을 광범위하게 제한하거나 정지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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