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제보와 미 하원의원 발언, 연관성 있을까

박성우 2024. 12. 1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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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출연...'북한군으로 위장한 국내 소요 사태' 가능성 언급

[박성우 기자]

[기사보강 : 13일 오후 7시 46분]
 방송인 김어준씨가 13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김씨는 이날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제가 처음 받은 제보는 체포조가 온다가 아니라 암살조가 가동된다였다"며 "체포되어 이송되는 한동훈을 사살한다"는 내용의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 남소연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출석한 방송인 김어준씨는 '제보'를 받은 것이라며 12.3 윤석열 내란사태 당시 군 암살조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사살한 뒤 이를 북한군의 소행으로 둔갑시키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씨는 군 암살조가 북한군으로 위장해 본인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 원장을 체포해 호송하는 부대를 습격해 구출하려는 시늉 이후 도주해 그들을 종북 인사로 낙인찍으려 했다고도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군으로 위장한 암살조가 미군을 사살해 미국의 북한 폭격을 유도한다는 임무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주장들은 김씨 스스로 "사실관계 전부를 다 확인한 것은 아니라는 걸 전제로 말씀드린다"라며 "워낙 황당한 소설 같은 일"이라고 말한 만큼 향후 진위 여부를 따져보아야 마땅하다. 다만 김씨는 이러한 주장의 출처가 "국내 대사관이 있는 우방국"이라고 했다.

김씨의 발언 이후 '우방국이 미국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자 미대사관측은 외교부 출입기자단에게 공식 입장문을 보내 제보를 한 건 미국이 아니라고 밝혔다.

"미국만의 정보수집능력 있다... 북한군 위장 소요 발생시 한미 양국에 알릴 것"
 12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와 인터뷰한 브래드 셔먼 미 연방 하원의원은 국군의 북한 타격 시도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북한군으로 위장한 국내 소요 사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밝혔다.
ⓒ Youtube MBC 시사라디오
김씨의 주장이 나오기 전에 미국 하원의원이 김씨와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난 12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과 인터뷰한 브래드 셔먼 미 연방 하원의원은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훼손할 땐 미국과 한국 간의 관계 역시 훼손하고 있는 것"이라며 "계엄령은 한국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국가 안보를 위한 미국과의 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고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했다. 브래드 셔먼 의원은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의 최고참이다.

이후 진행자가 셔먼 의원에게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이번 비상계엄 선포 일주일 전에 남북 간 국지전 유도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 원점을 타격하라고 지시했지만 합참의장이 이를 거부했다고 하는데 한국 군 당국의 이런 움직임 어떻게 보나"라고 질문하자 셔면 의원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글쎄요. 이건 분명히 조사해 볼 일이다. 이런 시도가 실제로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미군은 DMZ에 수만 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있고 이 병력은 싸우다가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이 없을 때 위장 작전으로 발발한 전쟁으로 인해 병력이 죽는 것을 미국은 원치 않다.

(중략)

미국 역시 미국만의 정보 수집 능력이 있다. 그리고 만약 대한민국 국군이 남한 내 한 장소를 공격해서 사건이 발생했다 해도 미국은 북한의 공격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을 것이다. 또 이를 공개하여 북한이 당시 그러한 공격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한국과 미국 국민들에게 분명히 알렸을 것이다. 그렇다고 북한이 나쁜 일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만약 대한민국의 어느 장소가 북한에 의해 공격당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면 미국은 진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고 이를 공개했을 거라는 얘기다."

이처럼 셔먼 의원은 진행자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국지전 유도 계획에 대해 묻는 질문에 '위장 작전으로 발발한 전쟁으로 인한 미군의 희생은 원치 않는다'라고 단언하면서 한국군이 북한이 아닌, 국내를 공격하는 상황에 대해서 언급했다.

미국의 정보력을 강조하면서 운을 뗀 셔먼 의원은 '대한민국 영토에서 한국군에 의해 북한군 소행으로 둔갑된 폭력 사태가 벌어진다면 미국은 해당 사건이 북한군에 의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고 이를 한미 양국 국민에게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진행자는 국군의 북한 타격 시도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물었지만 셔먼 의원은 북한군으로 위장한 국내 소요 사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밝힌 셈이다.

해당 발언 다음날인 13일, 김씨는 국회에서 '우방국'을 출처로 내세우며 군 암살조가 북한군으로 위장해 한동훈 대표 사살을 포함한 여러 소요 사태를 불러일으키려고 계획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김씨의 발언과 셔먼 의원의 발언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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