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동! 탄핵이 도착했습니다
[길한샘 기자]
▲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
ⓒ 충북비상시국회의 |
지난 11일 국민의힘 김상욱 국회의원은 MBC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을 이야기했다. 그 인터뷰를 들으면서 한 동료의 말이 생각났다. 내 동료처럼 우리 사회에는 한계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많다. 그들 중 하나가 특고·플랫폼노동자다.
도로 위를 달리는 배달기사가 대표적이다. 대리운전기사, 웹툰 작가, 방송 프리랜서, 학습지 교사, 방과후 강사 등도 해당된다. 12.03 내란사태 이후 모든 방송이 윤석열 특집으로 변경돼서, 방송 프리랜서가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현재 국민 10명 중 8명의 염원이 탄핵이 되었다. 탄핵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도 늘어가고 있지만, 특고·플랫폼노동자는 선뜻 거리로 나서지 못하고 마음 한편에 생계 걱정으로 가득하다.
▲ 발언하는 특고·플랫폼노동자 특고·플랫폼노동자가 발언을 하고 있다. |
ⓒ 충북비상시국회의 |
특고·플랫폼노동자는 '도급노동자'라서 노동시간이 아닌 성과에 따라 임금을 받는다. 몇 시간을 일하든 성과를 내지 못하면 한 푼도 못 받는다. 근로계약 관계의 노동자라면 누렸을 주휴수당, 연장·야간근로수당, 유급연차 등도 보장받지 못한다. 또 휴게시간과 휴게시설도 보장받지 못한다. 그리고 일하면서 생긴 경비를 사업주가 아닌, 특고·플랫폼노동자가 모두 책임지고 있다.
2021년 최저임금위원회의 '플랫폼노동자의 생활실태를 통해 살펴본 최저임금 적용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특고·플랫폼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은 7200원대였다. 2022년 국토부 배달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배달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은 9400원대였다.
특고·플랫폼노동자 중 그나마 상황이 나았던 배달노동자도 2024년은 최저임금 미만을 벌고 있다. 대다수가 임금수준이 낮아서 장시간노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장시간노동은 산재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산재사고 1위가 배달업인 점이 이를 방증한다.
정치인들은 가끔씩 국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을 지적한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가져야 할 태도는 여러 국민들이 어떠한 상황에 처했는지 살피는 거라고 생각한다. 한계 상황에 놓인 사람들은 정치에 관심을 가질 여유조차 없다.
그럼에도 특고·플랫폼노동자도 거리로 나선다
특고·플랫폼노동자도 윤석열 탄핵을 염원한다. 지난 6월 윤석열 정부의 만행을 잊지 못한다. 최저임금위원회의 제4차 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는 '최저임금 확대적용'을 무산시켰다. 최저임금 확대적용은 특고·플랫폼노동자의 소원이었다.
현행 최저임금 체계는 특고·플랫폼노동자를 배제하고 있다. 이로 인해 특고·플랫폼노동자의 임금에 하한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회사의 임금 깎기가 일상이고, 장시간노동은 필연이다. 최저임금 확대적용은 이와 같은 현실을 바꾸기 위한 요구였다.
법적 근거도 충분했다. 근로기준법 제47조 및 최저임금법 제5조 제3항은 '사용자가 도급노동자의 임금을 시급, 일급, 월급으로 계산할 수 없는 경우 노동자에게 생산량의 일정단위에 따라 일정액의 임금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두 법을 참고하면, 특고·플랫폼노동자의 최저임금은 예를 들면 국세청에서 정한 업종별 경비율을 반영한 건당 임금이 될 수 있다. 추가로 그 임금에 주휴수당 등도 반영될 수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특고·플랫폼노동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12.03 비상계엄을 통해서는 특고·플랫폼노동자의 몇 안 되는 버팀목인 '노동조합'도 위협했다.
분노한 특고·플랫폼노동자도 거리로 나서고 있다. 배달라이더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탄핵집회 이동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 탄핵집회 이송지원 탄핵집회 이송지원 |
ⓒ 라이더유니온 |
수많은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전하러 거리로 나서고 있다. 한계 상황에 놓인 특고·플랫폼노동자도 시민으로서 함께하고 있다. 그들은 이 자리에 함께하면서 선뜻 거리로 나서지 못하는 동료들의 마음도 담고 있다.
우리는 윤석열 탄핵을 바란다. 그리고 윤석열 너머를 상상한다. 차별받는 사람들에게 권리가 보장될 때, 민주주의는 더 풍성해진다. 정치인들이 말하는 '정치적 무관심'도 사라질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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