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사라지는 병, 얼굴 기형까지”… 전 세계 300명 겪는다는 ‘희귀질환’, 정체 뭘까?
우리 몸에 퍼져 있는 세포는 끊임없이 사멸하고 새 세포로 교체된다. 이 주기가 정상적으로 유지돼야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뼈가 사라지기만 하고 다시 생산되지 않는 희귀질환이 발병하기도 한다. 바로 ‘고함-스타우트병(Gorham-Stout Disease)’이다.
고함-스타우트병은 ‘뼈가 사라지는 질환’이라고도 알려졌으며, 뼈조직이 점점 흡수돼 사라지는 희귀 골격계 질환이다. 정상적인 뼈는 뼈 용해와 재성장의 순환을 통해 유지된다. 그런데, 고함-스타우트병 환자들은 뼈 용해는 일어나지만 새로운 뼈 성장이 나타나지 않는다. 결국 뼈 상실이 진행되며, 이는 몸의 어떤 뼈에서든 생길 수 있다. 동시에 뼈 주변 섬유 조직이 뼈가 상실된 영역에서 발달하기도 한다. 특히 고함-스타우트병 환자들은 혈관종이 발생할 때가 많다. 작은 혈관과 림프관에 의해 형성된 조직이 뼈가 사라진 영역에서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식이다.
고함-스타우트병은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연구가 계속 진행 중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다양한 외상의 결과로 뼈로 공급되는 혈액량이 과다하게 증가하면 발병 위험이 커진다고 추정한다. 또 조골세포(뼈를 생성하는 세포)와 파골세포(뼈를 파괴하는 세포) 사이의 균형이 깨진 것도 원인으로 추측한다. 파골세포가 조골세포보다 우세하면 뼈 상실이 뼈 생산보다 앞서게 돼 고함-스타우트병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미국 희귀질환기구(NORD)에 따르면 고함-스타우트병은 현재까지 300건 정도 보고됐다. 주로 어린이나 40세 미만 성인에게 발병하지만, 드물게 생후 1개월 미만에서 진단되기도 한다. 여성보다 남성에서 발병률이 약간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함-스타우트병 증상은 미국 외과 의사 J.B.S. 잭슨이 1838년 처음 기록했다. 당시 잭슨은 18세 소년이 오른쪽 팔에 반복되는 골절을 겪었으며 뼈가 점점 사라지는 현상을 보였다고 기록했다. 다만, 첫 정식 보고는 미국 내과 의사 레무엘 고함과 외과 의사 아더 스타우트가 1955년 발표한 논문이다. 고함과 스타우트는 뼈 상실의 과정을 분석했으며, 혈관종 등 관련 증상도 자세히 살폈다. 이후 고함과 스타우트의 이름에서 질환명이 정해졌다.
고함-스타우트병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으며 완치법도 없다. 대부분의 치료들은 아직까지 실험적인 단계이며,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최근엔 면역 억제제 시롤리무스(Sirolimus)가 도움 된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일부 환자들은 스테로이드 치료와 방사선 치료로 통증을 완화하며, 골 흡수 억제제를 활용해 뼈 상실을 늦추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뼈 이식 수술을 시도하는 환자도 있다. 흉막 삼출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체액 성분을 빼내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드물게 뼈 융해가 정지돼 병의 진행이 멈출 수 있다고 알려졌지만,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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