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훈 기자 '울컥 영상', 20대 청년의 첫 반응은?

김예진 2024. 12. 13.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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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게 묻다②] 3일밤 국회 택시타고 달려간 박세희씨 "저도 울컥...연대의 마음 넓히는 게 가장 중요"

역동적이다, 힘차고 활발하게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X세대든, MZ세대든, 다 그렇습니다. 20대는 원래 역동적입니다. 12·3 윤석열 내란 사태를 통해 그 당연한 사실과 마주하고 감동하면서 한편 당혹스러움을 느끼는 기성세대가 많습니다. 홍사훈 기자는 "우리가 세상을 바꿔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철저한 착각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거리에 선 20대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편집자말>

[김예진 기자]

 홍사훈 기자가 지난 7일 '겸공 뉴스특보' 유튜브 방송에서 윤석열씨 탄핵불성립 당일 취재 소감을 밝히고 있다.
ⓒ 김어준의겸손은힘들다뉴스공장
"정말 젊은 세대들이, 손에 전부 아이돌 응원봉을 들었는데 그걸 보고서는 정말 울컥하더라고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친구들이 외친 구호입니다. (잠시 말을 멈추더니 눈시울을 붉히며) 제가 봤던 기존 집회 현장과는 너무나 달랐어요. 그게 정말로 감동스럽더라고요." (12월 7일 홍사훈의 경제쇼 -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뉴스특보' 중)

최근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은 홍사훈 기자(전 KBS 보도본부 기자)의 말이다. 그는 방송에서 윤석열씨 탄핵불성립 당일 취재 소감을 밝히는 과정에서 '울컥'하는 모습도 보였다. 기성세대로서 쉽게 포기하려 했던 부분에 "창피함을 느꼈다"고도 말했다. 그 장면을 10일 '윤석열 탄핵 집회' 현장에서 만난 박세희(27)씨에게 보여줬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너무 감사한데요. 저도 이분처럼 갑자기 울컥하네요. 연대의 마음을 넓혀가는 게 가장 중요한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박씨는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3일부터 10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집회에 참석했다고 했다. 그는 비상계엄령 선포 다음 날인 4일 '윤석열 퇴진집회 서울여대 참가단' 모임을 만들었다.

2024.12.03 밤 12시 "불안"
 10일 국회 앞 집회에서 '윤석열 퇴진집회 서울여대 참가단' 깃발을 들고 있는 박세희씨(27) 모습.
ⓒ 김예진
박씨는 3일 오후 10시 30분 비상계엄이 선포된 후 "룸메이트와 함께 택시를 타고 밤 12시 쯤 국회 앞에 도착했다"고 했다.

그는 "국회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보고 '나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거리에 많은 사람이 모였지만, 모두 급하게 나온 탓에 혼란스러운 분위기였다. 집회를 주최한 단체나 사람도 없어 불안감이 더욱 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씨는 3일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자신을 중학교 1학년 학생이라고 밝힌 한 소년의 자유발언이었다고 했다.

"그 학생이 '초등학생 후배들아! 내가 지켜줄게'라고 말하더라고요. 내가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에서 느꼈던 감정이 떠올랐어요. 나보다 더 어린 세대가 이런 경험을 해야만 하는 현실이 미안했어요."

매일 집회 현장을 지키게 된 것은 그날 한 시민의 자유발언 때문이었다고 한다.

박씨는 "한 시민이 '지금 계엄이 급하게 해제됐지만, 방심하면 안 된다. 윤석열은 반드시 다른 틈을 노릴 것이니 우리가 광장을 빈틈없이 메우자'고 하더라"면서 "그 말을 듣고 매일 국회 앞에 나가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온 시간은 새벽 5시였다고 한다. 그는 현재 '진보대학생넷 서울여대지부'에서 활동하고 있다. 박씨는 "이날 시민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매일 현장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2024.12.07 오후 9시 "분노"
 10일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집회' 모습.
ⓒ 김예진
윤씨에 대한 탄핵불성립 상황이 벌어졌던 7일은 앞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인 날이었다.

그날 오후 1시부터 자정까지 현장을 지켰다는 박씨는 "사람이 생각보다 너무 많아 이동이 어려웠고, 8시간 넘게 서 있어야 했다. 인터넷도 아예 안 터져서 전화나 문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화가 더 났다고 한다.

박씨는 "이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데 함께 있는 자리에서 좋은 소식을 듣지 못해서 화가 났다"라며 "앞으로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생각에 '우리가 힘을 잃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면서 울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은 분노가 가득했던 집회 현장"이자 "감동적인 경험도 함께 했던 날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모르는 분들께 핫팩 8개를 받았어요. 그냥 핫팩을 제 손에 쥐어주시더라고요."

"제가 '윤석열 퇴진집회 서울여대 참가단' 깃발을 들고 있으니까 장갑도 전해주시고, 깃발을 보고 서울여대 선배님이라고 오시더니 따뜻한 음료 사 먹으라고 현금도 주셨어요."

2024.12.10 오후 6시 "확신"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시민촛불’ 집회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앞에서 열린 가운데 가수 응원봉을 든 시민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 권우성
"국민들 목소리가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고 느껴요."

박씨가 전하는 탄핵 불성립 이후 달라진 현장 분위기다. 그는 "평일이라 주말만큼 사람들이 많이 못 모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깃발도 주말 못지않게 가득했다"며 "국민들 목소리가 점점 더 명확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확신이 든다"고도 말하는 그에게 물었다.

- 무엇을 보면서 확신이 들었나요.

"20대 젊은 친구들이 움직이는 모습이요. 아이돌 응원봉을 흔들고, K-팝 노래를 부르는 것이 집회 분위기가 무겁지만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집회가 무슨 놀이터냐'는 일부 기성 세대 반응도 자연스러운 것이라고는 생각해요. 아무래도 달라진 집회 분위기가 낯설기도 하고, 가볍게 다뤄져선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죠. 하지만 저희의 집회 방식을 비교해서 어느 것이 맞고 틀리다고 말하기보다는, 함께하기 위한 발판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연대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는 말이었다.

11일 홍사훈 기자에게 박씨의 소감을 전했다. 홍 기자는 전화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성 세대들이 착각하고 있었던 거죠. 우리가 세상을 바꿔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철저한 착각이었어요. (20대들) 자기들의 세상을 자기들이 바꾸고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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