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내란죄냐" 판사 출신 국힘 의원에 "총 들고 왔는데?"

[국회-법사위] 조배숙 "윤석열 내란죄 신중 판단"... 김용민 "내란 옹호"

[조혜지 기자]

▲ "이게 내란죄냐" 설전 벌이는 조배숙 의원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12·3 윤석열 내란 사태 관련 현안질의에서 "이게 내란죄냐, 하는 부분은 신중하게 봐야 한다"고 주장하다 이를 제지하는 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 남소연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 : "이게 내란죄냐, 하는 부분은 신중하게 봐야 한다."

조 의원의 말 끝에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역사에 남을 질문을 하시네"라고 소리쳤다. 검·판사 출신인 조 의원은 윤 대통령이 지난 12.3 내란사태 당일 저지른 일련의 행위들이 내란죄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법리 검토'를 내놨다.

조 의원은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형법 속 내란죄 요건을 언급하며 "내란죄를 인정하기 위해선 영토를 점령하고 그 지역에서 국가 권력이 작동하지 못하게 해야 하는데 (윤 대통령의 경우)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이게 내란죄냐, 하는 부분은 신중하게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란죄도 죄형법정주의에 의해 엄격히 적용돼야 한다"는 항변이다. '폭동' 여부에 대해서도 "한 지방의 평온을 위할 정도"라면서 그 정도에 해당하는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고상한 법지식 들이대며 내란 옹호"

이성윤 민주당 의원 : "총 들고 국회에 왔는데?"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 "폭동이 아니라고요?"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조배숙 의원은) 5선이에요 5선!"

조 의원의 질의 끝에 야권 의원석에선 "내란을 비호한다"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금 이 자리에서 고상한 법 지식을 들이대며 내란을 옹호하는 게 잘하는 거냐"라면서 "그날 계엄을 해제 못했으면 지금 한국은 어떻게 됐겠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겠나"라고 질타했다.

박은정 의원은 조 의원의 법 해석은 기존 판례에 비춰봤을 때도 맞지 않다는 반박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이번 비상계엄을 위헌적이라고 판단한 것을 다시 확인하면서, 전두환 신군부의 내란 조치에 대한 1997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제시했다. 당시 판결을 보면 윤 대통령의 12.3 내란 사태 당시와 비슷한 대목이 나온다.

당시 판결문에는 원심이 "군의 지휘권을 실질적으로 장악함과 아울러 국가의 정보기관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판단한 사실을 주지하면서 "결국 강압에 의하여 헌법기관인 대통령, 국무회의, 국회의원 등의 권한을 침해하거나 배제함으로써 그 권능행사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한 것"으로 판단, 군사 반란을 통한 국회 제압 행위는 내란죄의 구성 요건인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국민은 평온 유지 중"이라는 국힘, 이재명 때리기 집중

박은정 의원은 "대법원은 폭동에 대해서도 (내란죄가 인정되는) 광의의 폭행 협박은 국회 봉쇄 자체로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면서 "12.3 내란 때도 당시 무장 군인들이 국회를 침탈해 광의의 폭행 협박으로 (국회의) 평온을 해한 것이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방어하는 한편, 상대 진영인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재판 지연 논란을 끄집어 냈다. 국민의힘을 향한 시민들의 집회와 항의도 민주당 진영에서 유발한 것이란 주장을 내놨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자리에서 "국민들은 (현재) 평온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재명 대표는 왜 재판에 불출석하나. 법원은 왜 방관하나"라면서 "민주당이 지역별 시의원, 구의원을 동원해 국민의힘 지역 사무실 앞에 한 달 정도 집회신고를 해 놓고 있다. 이 부분도 국헌 문란이 아닌지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영교 의원은 정반대의 사례로 반박했다. 서 의원은 "고3학생이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가서 (탄핵 표결 참여) 포스트잇을 붙였더니 경찰 조사를 했단다"라면서 "국회의원이 그렇게 대단한 자리냐. 그 의원과 (그 학생을) 조사하게 한 사람들은 다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