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컷] ‘위키드’에 울컥…현 시국 연상케 해

나원정 2024. 12. 11. 00: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대통령의 비상계엄 여파 속에 넷플릭스 인기 영화 1위로 역주행한 ‘서울의 봄’(2023)이 극장가에 재등판한다. 영상 작가들이 꼽은 우수 각본작을 상영하는 서울작심영화제(18일 개막)를 통해서다. 1979년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이 영화 속 여의도 무력 진입 장면을 2024년 다시 보게 될 줄 누군들 예상했을까.

뜻밖의 작품도 언급된다. 전세계 ‘뮤지컬 덕후’들이 열광 중인 뮤지컬 영화 ‘위키드’(사진)다. 초록색 외모 탓에 핍박받던 마녀는, 권력을 독점해온 위대한 마법사가 실은 마법도 못하는 무능력자이고, 자신에게 저항하는 약자들을 어떻게 악마화 해왔는지 진실에 눈뜨게 된다. 이때 엘파바가 빗자루를 타고 날아오르며 유명 넘버 ‘디파잉 그래비티’를 부르는 대목에서 울컥했다는 관객이 적지 않다. 세상이 정한 한계에 저항하겠다는 가사다. ‘위키드’ 한국말 더빙에 참여한 뮤지컬 배우 박혜나는 “약자인 엘파바가 정의를 실현하는 모습과 우리 국민들이 맨몸으로 총칼과 탱크에 맞선 시대상을 연결해서 볼 수 있지 않나”고 해석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원작 영화에서 시국을 떠올리는 현상은 여의도 집회 현장에 등장한 K팝 합창과 무관하지 않다. 대부분 힘을 합쳐 난국을 극복하자는 메시지의 노래들이다. 세대와 취향을 막론하고, 부조리한 세태에 공분하는 마음이 재해석을 낳는 것이다.

공교롭게 현 시국과 맞물려 개봉하는 독립운동 영화 ‘하얼빈’ 속 이토 히로부미의 이 말도 새삼 달리 들린다. “조선이란 나라는 국난이 있을 때마다 이상한 힘을 발휘한다”는 대사다. 시대는 돌고 돈다는 진리가 요즘처럼 사무친 때도 없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