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확실성, 박근혜 탄핵 때보다 커” “한국 신용도 악화 가능성”

염지현 2024. 12. 10.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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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을 둘러싼 불안정한 정치 상황이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해외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한국의 정치적 긴장으로 경제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국가 신용도와 해외 투자자들의 원화 자산 선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많은 활동가와 노동조합이 파업을 벌이고 있으며 정치적 긴장이 고조돼 조업 중단 등 경제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황이 장기화하면 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무디스는 “정치적 여파가 장기화하면 수많은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정부의 능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피치도 미국의 관세 인상 가능성을 점치면서 부정적인 충격이 예상되는 국가 목록에 한국을 포함했다. 피치는 8일(현지시간) 브라이언 콜튼 피치 수석이코노미스트의 12월 글로벌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캐나다와 중국·멕시코·한국·독일에서 가장 부정적인 충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도 이번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 여파를 우려했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 ‘짧은 계엄령 사태의 여파’에서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시장 평균보다 낮은 1.8%로 유지하지만 리스크(위험)는 점점 더 하방으로 치우치고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과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 과거의 정치적 혼란은 당시 경제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차이점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환경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앞선 (탄핵 정국에서) 한국 경제는 2000년 중반의 중국 경기 호황과 2016년 반도체 사이클의 강한 상승세에 따른 외부 순풍에 힘입어 성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엔 한국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미국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오히려 외부 역풍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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