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찬성한 김예지 "시민 목소리 간과할 수 없었다"

윤현 2024. 12. 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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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인터뷰서 "당원들로부터 안 좋은 문자-음성 받고 있지만... 국회의원으로서 책무 먼저 생각"

[윤현 기자]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의 영국 BBC 코리아 인터뷰
ⓒ BBC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다는 국민의힘 당론을 어기고 투표권을 행사한 김예지 의원이 "시민의 목소리를 간과할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퇴장했다가 돌아와 윤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김 의원은 8일 BBC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만들어서 세운 대통령을 탄핵 소추하는 안건에 대해 표결해야 된다는 정말 무거운 마음이 하나 있었고, 당론을 어긴 것에 대한 두 번째 무거운 마음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핵 표결이 있던 날 (윤 대통령) 담화를 보고 혼란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탄핵을 부결시키는 방법만 있지는 않겠다고 생각해서 찬성표를 던졌다"라며 "무엇보다도 주변 시민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그냥 간과할 수가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계엄 선포, 참담함 느껴... 장애인들 더 위험"

당시 국민의힘 의원 중에서는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 단 3명 만이 투표에 참여했다. 다만 김상욱 의원은 "당론에 따라 탄핵안에는 동의하지 않았다"라며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본회의장에 돌아온 김상욱 의원을 보고 "당론을 어겼지만, 저랑 같은 마음으로 오신 분이 있었다는 안도감이랄까 또 동지 의식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탄핵안 표결 참여 후 김예지 의원은 "당원들로부터의 정말 대응할 수 없을 만큼의 안 좋은 문자와 음성 메시지들이 많은데 '이제 나가라', '사퇴해라' 등의 이야기도 많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변명이라고 하고 싶지는 않지만 단순히 '나는 당론을 어길 거야' 해서 어긴 것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저는 항상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를 먼저 생각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민의힘 내부에서 투표를 막지 않았냐는 물음에 김 의원은 "그런 것은 없었다"라고 선을 그었다.

사상 첫 시각장애인 여성 국회의원인 김 의원은 지난 3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때도 다른 의원들처럼 국회 담을 넘어서라도 본회의장에 가려고 했으나 그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시 페이스북에 "늘 배리어프리의 중요성을 외쳤던 제가 물리적 배리어를 느끼는 암담하고 절박한 순간이었다"라며 "몸은 본회의장에 함께할 수 없었지만, 비상계엄 해제 결의에 대한 마음은 이미 찬성 버튼을 백만 번은 더 눌렀던 것 같다"라고 썼다.

김 의원은 인터뷰에서 "장애인들에게는 (계엄령이) 얼마나 더 두렵고 절박한 상황이 될 수 있는지를 이번에 경험하며 느꼈다"라며 "청각장애인 같은 경우에는 계엄 선포조차 수어 통역이 되지 않고, 자막이 나오지 않아서 전혀 알 수가 없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비상계엄이 전시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에 다행이지만 정말 전시 상황이었다면 이분들이 어떻게 대피해야 될지 그리고 어떤 상황인지조차 판단하시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무거운 마음이 들었다"라고 지적했다.

"국민께 죄송"... 탄핵안 재발의된다면?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에 투표하고 있다.
ⓒ 유성호
윤 대통령 탄핵안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면서 의결 정족수인 200명을 채우지 못해 투표 불성립으로 자동 폐기됐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탄핵안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 내부 분위기에 대해 "혼란스러움 속에서도 수습을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국정, 경제, 외교 안정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당과 대통령께서 신속하게 조치를 하시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라며 "개헌이라든가 또 다른 옵션에 대해서는 여야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함께 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꼭 필요한 예산들, 또 삭감된 것 중에 정말 해야 하는 예산들 그리고 또 증액해야 할 것들이 있다"라며 "정부안에 담기지 못해서 국회에서 증액한 것들 챙겼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김 의원은 인터뷰 도중 국회의사당 앞에서 탄핵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들리자 "정부 여당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들께서 표를 주셔서 이렇게 일을 하라고 명하신 심부름꾼의 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만약 탄핵안이 재발의되면 그때도 같은 행동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김 의원은 "탄핵안 재발의 여부와 관계없이 제 생각과 또 민의를 반영한다는 마음은 같다"라며 "단지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국회의원의 책무에만 신경 쓰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영국 BBC는 이날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 대통령 탄핵안 재발의를 약속하며 "이 나라를 정상화하여 크리스마스와 연말 선물로 드리겠다"라고 말한 것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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