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의 자백 "윤 대통령, 지금도 국정운영"

곽우신 2024. 12. 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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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되면 이재명의 민주당에 정권 헌납"...김재섭 의원에게 건넨 조언도 공개

[곽우신 기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11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 남소연
[기사보강: 9일 오전 11시 25분]

"국정 운영은 사실 지금도 하시고 계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공개적으로 강하게 반대해 온 윤상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윤 대통령이 여전히 '국정 운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는 지난 8일,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국무총리가 당과 긴밀히 협의해 민생과 국정을 차질 없이 챙길 것"이라고 발표했다(관련 기사: 한동훈 "질서있는 조기퇴진…윤, 외교 포함 국정관여 않을 것" https://omn.kr/2bbrx). 국무총리와 당 대표의 회동도 매주 1회로 정례화하기로 했다. 헌법과 법률에 따른 권한이 없는 여당 대표가, 내란 사태에 책임이 있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사실상 공동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한 대표는 "총리가 국정 운영을 직접 챙기는 것이고, 비상 시국에 당이 조금 더 적극적이고, 세심하게 총리와 협의하겠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관련 기사: "군 통수권 누가 행사?" 대답 못한 한동훈 https://omn.kr/2bbxr). 그러나 '사실상의' 공동 운영이라는 비판 여론은 꺼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작 윤상현 의원은 보수 성향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여전히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중이라고 이야기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안심시키기 위한 발언이지만, '사실상' 대통령의 직무집행을 정지하겠다는 한동훈 대표의 발언과 배치될뿐더러, 윤 대통령의 직무 배제를 원하는 다수 국민 여론과도 상반되는 이야기이다.

"공개적으로 안 보일 뿐,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운영하고 계시다"

윤 의원은 8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의 진행자이자, 보수 성향 유튜버로 꼽히는 배승희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다.

진행자가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대표가 국정 운영에 대해서 마치 일임한 것처럼 이런 발표를 하니까 지금 민주당에서도 난리가 났다'라고 지적하자, 윤 의원은 "그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대통령, 국정 운영하시고 계시다. 그거를 공개적으로 안 보였을 뿐이지 국정 운영을 하고 계시다"라고 반복해 말했다. "그래서 국정 운영을 (한동훈 대표가) 가져온 게 아니라는 것"이라며 "국정 운영 정상화 방안에 대한 로드맵을 만들어 달라는 거지, 국정 운영을 위임한 건 아니다"라는 해석이었다.

그러면서 9일에 있을 의원총회 등에서, 윤 대통령이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한 내용을 논의하겠다는 취지도 부연했다.

"헌법재판소, 인용 가능성 높아... 우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윤 의원은 또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경우, 헌법재판소에서 인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탄핵을 막아야 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은 같이 배를 타고 가야한다"라며 "탄핵하면 2개월 내로 결론 나올 것이다. 지금 이 분위기 속에서 (헌법재판소가) 기각 못 시킬 것이다"라고 내다 보았다. "지금 이 민주당 저 사람들 나오는 거 한번 보시라. 이게 분위기를 몰아간다는 그것이다"라며 "민주당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그 무지막지한 민주당을 못 경험해 봤느냐?"라는 지적이었다.

이어 "이 사람들 어떤 식으로든 탄핵 분위기를 만들어서, 그러면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그로부터 딱 2개월 후에 대통령 선거가 이루어진다"라며 "그러면 이재명 대표 선거법 재판이 어떻게 될 것 같으냐?"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지금 상황 속에서 법원도 눈치를 보기 때문에 그리고 이 사람들이 어떻게든 법원에 압력을 넣어서, 이재명의 2심 선고를 막으려고 할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 측이 재판을) 적어도 1년을 늦출 수 있다. 우리는 1년이라는 기간을 가지고 전략적 검토가 필요하다"라는 맥락이었다.

그는 "우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4개월 후에 이재명 대통령이 만약에 탄생되면 어떻게 할 것 같은가?"라며 "이재명의 민주당에게 헌납하지 말자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가치와 근간을 세우기 위해서 탄핵은 절대 막아야 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즉,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 내년 4월쯤 새 대통령 선거를 할 수밖에 없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니 이를 미리 막아야 한다는 취지이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등 주요 범죄 혐의에 관한 재판이 마무리될 때까지 시간을 끌어야 한다는 정략적 접근이었다.

"내일, 모레, 1년 후에, 국민은 또 달라진다"

이 과정에서 윤 의원이 당 내 '소장파'로 불렸던 김재섭 국회의원과 나눈 대화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윤 의원은 "내가 김재섭 의원이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해줘서) 너무너무 고마웠다"라며 "김재섭 의원이 '형, 지역에서 엄청나게 욕먹는데 어떻게 해야 돼?'"라고 물었다고 전했다. 그러자 그는 "야, 재섭아, 나도 박 대통령 탄핵하는 거 앞장서서 반대했다. 나 끝까지 갔다. 그런데 그때 나 욕 많이 먹었다"라며 "그런데 1년 후에는 다 '야, 윤상현이 의리가 있어서 좋아' 그다음에 무소속으로 가도 다 찍어주더라"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어 "너 봐라. 내가 2016년, 2020년, 계속 무소속 가서 살아온다"라며 "지금 당장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내일, 모레, 1년 후에, 국민은 또 달라진다"라고 김 의원에게 강조했다고 밝혔다. "우리가 어떻게 하기 나름"이라는 전제가 붙었지만, 사실상 지금의 비판 여론도 시간이 지나면 변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이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김재섭 국회의원은 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 이름이 언급되고,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 나간 것에 대해서 강한 유감을 표한다"라며 "의총장에서 윤상현 의원에게 악화된 민심을 전달하고 당의 대응을 촉구한 것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그는 "일방적인 발언을 기사로 다루는 것도 삼가주시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발언들이 언급된 것에 대해서 매우 유감을 표한다"라고 다시 강조했다. 그는 "윤상현 의원에게 중진 의원으로서 지금 이 악화된 민심이랑, 당에 대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촉구하는 이야기를 드린 바 있고, 그것이 좀 과장돼서 일방적으로 유튜브 방송에서 전해진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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