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 좀 자고 싶다"…이런 분들 '방 온도'부터 체크를 [건강한 가족]
겨울철 불면증 극복하기
취침 4~5시간 전 커피 피해야
낮잠 15분 내로, 야밤 운동은 ‘독’
우유·호두·바나나 등 수면에 도움
겨울이면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짧아진 낮 길이로 생체리듬이 깨지고 건조한 공기 탓에 수면무호흡증 같은 수면 장애가 심해지는 영향이다. 잠 못 드는 날이 늘수록 삶의 활력은 뚝 떨어진다. 하루 동안 쌓인 피로를 풀고 에너지를 충전하지 못해 집중력은 물론 기억력도 저하된다.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진다. 기나긴 겨울밤, 불면증을 개선하고 일상에 활기를 더할 생활지침을 살펴봤다.
침실 환경
무게감 있는 이불이 숙면 도와
숙면을 위한 기본은 환경 점검이다. 불면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침실에 둔 시계부터 치우는 게 좋다. 잠들기 어려울 때 자꾸만 시계를 쳐다보며 ‘벌써 시간이 이만큼이나 지났네’ ‘지금부터 몇 시간이나 더 잘 수 있지?’ 같은 생각에 휩싸일 수 있어서다. 결국 시간을 더 의식하게 하고 불안감을 가중해 불면증을 악화할 수 있다.
겨울철 지나치게 따뜻한 온도도 숙면에 방해가 된다. 잘 때는 체온이 활동 시기보다 떨어져 실내 기온을 약간 낮게 유지해야 오히려 편안함을 느낀다.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침실 온도는 20도 내외. 손과 발처럼 추위를 쉽게 느끼는 부위는 이불로 체온을 유지해 주면 좋다. 건조한 겨울철 구강·호흡기가 말라 숙면에 방해되지 않도록 습도 역시 50% 전후로 조절한다.
간혹 침실 조명을 켜둔 채 자는 사람들이 있다. 밝은 빛은 생체 시계를 지연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게 하니 잘 때는 조명을 끄도록 한다. 시청각을 자극해 뇌를 깨우는 TV도 마찬가지다. 이불은 무게감 있는 것으로 덮길 추천한다. 무게감 있는 이불이 불면증 완화에 도움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식습관
식사는 잠들기 2시간 전 끝내야
대한민국은 ‘커피 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커피 소비량이 많다. 사람들이 즐겨 찾는 커피 속 카페인의 각성 효과는 보통 4~5시간 지속한다. 적어도 취침 4시간 전부터 커피·콜라·녹차 등 카페인이 든 음식을 피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카페인의 효과가 10시간 이상 지속하기도 한다. 불면증이 심하고 카페인에 예민하다면 낮 12시 이후부터 섭취를 삼가는 게 바람직하다.
술을 마셔야 잠이 온다며 밤에 한두 잔씩 마시는 이들도 적잖다. 술을 마시면 일시적으로 졸음이 오지만, 오히려 깊은 잠을 자는 데는 방해가 된다. 과음이 수면무호흡증의 증상을 더 악화해 잠을 푹 자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
반대로 수면에 도움되는 음식은 수면 호르몬이라 불리는 멜라토닌이나 멜라토닌의 전구체인 트립토판이 포함된 음식이다. 체리·우유·아몬드·호두·바나나·토마토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과식은 숙면에 방해가 되니 피하고 식사는 최소 수면 2~3시간 전에 마치도록 한다.
자세
수면무호흡증일 땐 옆으로 눕기
자는 자세도 수면의 질을 좌우하는 요인이다. 이때 모두에게 적용되는 하나의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다. 본인의 신체적 특성과 건강 상태에 맞게 자세를 취하면 된다. 예컨대 위식도 역류 질환이 있다면 왼쪽으로 돌아눕는 자세가 도움된다. 신체 왼쪽에 자리 잡은 위가 몸 밑으로 내려가고 위산이 아래로 쏠리며 역류 현상을 막을 수 있다. 반면에 오른쪽으로 누우면 위가 위쪽으로 올라가 위산이 역류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일 때도 옆으로 눕는 게 유리하다. 천장을 보고 바로 누워 자면 중력에 의해 혀 등 구조물들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숨을 쉬는 공간이 일부 막히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 수면무호흡증 환자 약 4명 중 3명은 똑바로 누워 잘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양 무릎 사이에 쿠션이나 베개를 끼고 자는 자세가 도움된다.
수면 루틴
휴일도 평일처럼 기상
평일 수면 부족에 시달리다가 주말 내내 몰아 자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여유로운 휴일에도 평소와 같은 루틴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밀린 잠을 자느라 늦게 일어나면 일요일 밤에 불면증을 겪고 한 주 내내 뒤바뀐 수면 패턴으로 고생하기 쉽다. 정 피곤하다면 낮잠을 자되 15분 내로 짧게 즐긴다. 그 이상의 과도한 낮잠은 밤잠을 빼앗아 가고 두통을 유발할 수 있어 삼간다.
밤에 잠을 잘 때도 유의할 점이 있다. 대한수면학회에 따르면 누웠을 때 20분 이내 잠이 오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일어나는 게 좋다. 이후 가벼운 독서, 음악 감상 등을 하다 피곤한 느낌이 들 때 다시 잠자리로 향한다. 잠들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하되 늦게 자더라도 기상 시간은 일정하게 지킨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야밤에 운동하면 오히려 ‘독’이 된다. 낮 시간대의 운동은 긴장을 풀고 야간 수면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지만, 잠들기 직전의 운동은 교감신경을 활성화해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운동은 최소 자기 서너 시간 전에 마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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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움말=박진석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 장기문 의정부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 정유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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