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저가 D램, 전세계 침공… 경쟁사는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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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경기 침체 여파로 메모리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한국 반도체 업계 대표 수출 상품인 D램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푸젠진화(JHICC)는 기존의 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DDR4 8Gb D램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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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게임에 D램 가격 36% 하락
세계적 경기 침체 여파로 메모리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한국 반도체 업계 대표 수출 상품인 D램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기존 시장가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물량을 쏟아내며 치킨게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8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지난달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1.35달러로 집계됐다. 7월까지만 해도 2.1달러에 달했던 가격이 넉 달 만에 35.7% 폭락했다. D램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하기 시작한 지난해 9월(1.3달러) 이후 1년 2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D램 가격 하락을 이끈 주범은 중국이다.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푸젠진화(JHICC)는 기존의 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DDR4 8Gb D램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이 책정한 D램 공급가는 최저 0.75달러로, 7월 시장가(2.1달러)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한 정보기술(IT) 수요 부진이 겹치며 시장가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탄탄해 가격 방어에 성공하던 DDR5 16Gb 제품군에서도 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PC용 DDR5 16Gb 제품의 11월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3.9달러로, 직전 달(4.05달러) 대비 3.7% 하락했다. 지난 7월(4.65달러)과 비교하면 16.1% 떨어졌다. CXMT 등 중국 업체들이 물량 공세를 펼치자 메모리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가 선단 공정 전환 전략으로 대응하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산 DDR4 저가 물량이 쏟아지며 시장 수익성이 떨어지자, 기존 업체들이 DDR5로 공정으로의 전환을 예상보다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급 과잉과 수요 감소라는 이중고 속에서 업계는 D램 가격 하락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4~6개월 뒤 메모리 가격의 선행 지표가 되는 D램 현물 가격은 내림세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범용 D램 ‘DDR4 8Gb 2666’의 현물 가격은 지난 7월 2달러에서 1.764달러(6일 기준)로 11.8% 내렸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는 공급 업체들의 D램 가동률 상승과 CXMT의 제품 출하 증가로 인해 공급 증가율이 수요 증가율을 웃돈다”며 “D램 가격은 단기 하락 뒤 내년 2분기 중·후반을 기점으로 상승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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