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가 정상외교 대신할 건가” 對트럼프 외교도 올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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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터진 '12·3 계엄 사태'로 정상외교 셧다운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순간부터 한국의 정상외교는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라는 한탄이 나왔다.
한 외교 소식통은 8일 통화에서 "계엄과 탄핵이 난무하는데 지금 어느 나라가 윤 대통령의 한국과 정상외교를 하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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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한국 패싱’ 현실화 가능성
우방국 인사들 잇단 계엄사태 비판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터진 ‘12·3 계엄 사태’로 정상외교 셧다운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실상의 직무불능 상태에 빠졌고, 한덕수 국무총리는 권한대행 지위가 없어 한국은 사실상 국가수반 공백 상태가 됐다. 외교가에서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순간부터 한국의 정상외교는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라는 한탄이 나왔다.
외교가와 정치권에서는 “비상계엄 여파로 가장 치명타를 입을 분야는 외교”라는 말이 나온다. 미 행정부 교체기 각국이 외교력을 총동원해 관계 쌓기를 시도하는 동안 한국은 정책 판단조차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외교관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쌓아놓은 외교 실적마저 모두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한 외교 소식통은 8일 통화에서 “계엄과 탄핵이 난무하는데 지금 어느 나라가 윤 대통령의 한국과 정상외교를 하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외교부 역시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주요 정상외교가 올스톱됐는데, 이를 국무총리나 여당 대표가 대신할 수 있나”라고 토로했다. 한 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윤 대통령 퇴진 전까지 국무총리가 당과 긴밀히 협의해 민생과 국정을 차질 없이 챙길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한 반문이었다.
한 총리가 “외교 장관을 중심으로 전 내각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한 데 대해서도 현실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외교부 내에서는 “외교 장관을 중심으로 진용이 짜인다 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현상 유지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한 관계자는 “고도의 결정이 필요한 외교 문제는 당분간 미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새 행정부 대비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에서 “한국은 (비상계엄 여파로) 미국과의 외교 관계에서 후폭풍이 몰아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강도 높은 공개 비판을 쏟아내는 우방국 인사들도 늘고 있다. 미 의회의 대표적 지한파인 브래드 셔먼 민주당 하원의원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완전히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자 민주주의와 법치를 위한 전 세계의 노력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해리 해리스 등 전직 주한 미국 대사들도 “한국에는 민주적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 관계자도 “윤석열정부는 이제 곧 레임덕 정권이 된다. 이 경우 한·일 관계가 나빴던 시기로 후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국 혼돈이 장기화하면 국제사회의 ‘한국 패싱’이 실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음 달 방한이 유력시됐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한국 대신 인도네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한국과 일본 모두 방문하려다 일본만 방문하기로 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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